이스트소프트, 4년 연속 적자…AI 수익화 ‘고민’
AI·SW 매출 지속 확대…기존 제품과 시너지 필요

| 서울=한스경제 석주원 기자 | '알툴즈'와 '알약'으로 유명한 소프트웨어(SW) 기업 이스트소프트가 인공지능(AI) 전문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했지만 4년 연속 적자 행보를 이어가며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지난 25일 이스트소프트의 잠정 실적 발표에 따르면 작년 연매출은 전년 대비 약 4.2% 오른 1067억원으로 2년 연속 1000억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영업손실도 2024년 134억원에서 작년 189억원으로 약 40.8% 확대됐다.
이스트소프트는 AI 서비스를 본격화한 2021년부터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확대되며 작년까지 4년 연속 영업적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AI 빅테크 기업들처럼 이스트소프트 역시 AI 서비스의 수익성 강화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 정상원 대표, 취임과 동시에 AI 강조
이스트소프트가 AI 분야에 투자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16년 정상원 대표가 취임하면서부터다. 당시 정 대표는 이스트소프트가 보유하고 있는 보안, 포털, 기업용 SW, 게임 등 모든 제품에 AI를 접목하겠다는 목표를 밝히며 AI 연구개발 연구소를 설립해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나섰다.
지난 2021년 이스트소프트가 공개한 AI 휴먼 서비스 '페르소ai(PERSO.ai)'는 이러한 투자의 성과 중 일부다. 페르소ai는 고객 맞춤형 AI 휴먼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AI Studio, AI Live Chat, AI Video Translator 등의 세부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다. 핵심은 실제 사람의 목소리와 말투, 미세한 표정과 몸짓을 딥러닝 기술로 학습해 고해상도 영상으로 합성해내는 능력이다.
기존의 AI 휴먼 기술이 사전에 제작된 영상을 재생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스트소프트가 주력하고 있는 페르소 인터랙티브는 사용자와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한 양방향 대화형 서비스를 지향한다. 이 서비스는 구독형 과금과 프로젝트 단위 B2B 계약을 병행하면서 콘텐츠 현지화 비용과 기간을 줄이려는 방송사·OTT·MCN의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 AI 인프라 투자 확대
이스트소프트의 전체 매출에서 SW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까지 30%대에 머물렀지만 2022년 이후부터 AI와 SW 부문 통합 매출 비중이 전체의 50% 전후까지 커졌다. 2021년 321억원 규모였던 SW부문 매출은 2024년 AI와 접목해 500억원 이상으로 성장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SW부문의 매출이 처음 400억원을 넘어선 2022년 이스트소프트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2022년 57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매년 조금씩 늘어 작년에는 189억원까지 확대됐다. 더욱이 작년에는 매출이 4.2% 오를 동안 영업손실은 40% 증가하면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장기 적자의 원인으로 AI 인프라 선투자를 꼽고 있다. AI 서비스·제품 고도화를 위해 GPU 팜 구축 등 인프라 투자를 가속화했고 이를 통해 AI 서비스 라인업을 갖춘 만큼 올해부터는 AI 사업을 통한 손익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이스트소프트의 설명이다.
이러한 인프라 투자는 단기적으로는 감가상각비와 운영비를 키워 영업손실을 확대시키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체 인프라를 통해 클라우드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 구조 개선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이스트소프트 역시 GPU 인프라 내재화를 통해 원가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기존 제품과 AI의 시너지가 관건
영업손실 확대에는 전통 사업의 성장 정체도 한몫 했다. 이스트소프트는 지난 2024년 실적 발표에서 포털 사업의 외부 환경 악화가 영업손실 확대 요인 중 하나라고 명시했다. 2021년 225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던 인터넷포털 사업은 2024년 54억원 규모로 축소됐다.
검색·포털 광고 시장이 대형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고 모바일·쇼츠 플랫폼으로 광고 예산이 이동하면서 포털 '줌(ZUM)'의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보안 SW를 포함한 기존 유틸리티 사업은 여전히 의미 있는 매출을 창출하지만 시장 자체의 성장률이 높지 않아 증가하는 고정비(인력·인프라)를 상쇄할 만큼의 성장률을 제공하기는 어렵다. 결과적으로 신규 AI 사업이 성장하는 동안 기존 사업은 큰 폭의 마진 개선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전사 손익이 구조적으로 압박받는 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트소프트는 올해 신규 AI 사업 확장과 기존 제품의 AI전환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자체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주가는 한 달 새 17% 이상 하락하는 등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빅테크들이 겪고 있는 높은 투자 비용 대비 낮은 수익성의 문제를 이스트소프트 역시 답습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AI 인프라 비용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AI와 기존 제품들과의 시너지를 얼마나 빨리 이끌어 낼 수 있느냐가 수익성 회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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