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덕의 도시 발견]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그리는 미래

2026. 2. 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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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광역시와 도의 통합이 제안됐다. 이 가운데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의 통합이 현실성을 띠기 시작했다. 오늘은 이번에 탄생할 수도 있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광주특별시)의 미래를 예측하고, 다른 지역들에 시사하는 바를 아울러 생각해 본다.

이번에 의결된 '전남광주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의 제1편 총칙 제1조는 '전라도 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계승한 광주와 전남'이라는 말로 시작된다. '전라남도'가 아닌 '전라도'라는 말이 사용된 점이 주목된다. 전라도를 대표하는 것이 전남과 광주라는 식으로 읽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라도라는 지명은 전주와 나주가 합쳐져 만들어졌는데, 이번에 통합이 추진되는 범주에는 전주시가 없다. 전북 측에서는 그전에도 전남·광주가 '전라도' '남도' '호남' '예향' 등의 지명을 독점하는 듯한 경향이 있다며 불만을 종종 표해 왔다. 이번에도 그런 경향이 드러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현재의 전주시 역시 '강한 경제 전주, 다시 전라도의 수도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광주 쪽의 인사들로부터 광주·전남·전북을 통합하자는 제안에 대해 전북 측에서 난색을 표한다는 말을 들은 바 있다. 이번 특별법안의 '전라도 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계승'했다는 구절이 무엇을 뜻하며, 장기적으로 어떤 미래를 지향하는지 앞으로 좀 더 분명히 밝혀지기를 바란다.

다음으로 이번에 탄생할 것으로 보이는 통합지방정부의 정식 이름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라는 점에 주목한다. 수도권 사람들이 흔히 받아 온 오해를 이번에 해소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수도권 사람들은 흔히 '경기도 광주'와 '전라도 광주'라는 말을 사용한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광주시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렇게 구분해 사용한다. 그런데 광주광역시 시민 일부가 이 말을 차별적이라 받아들이는 경우를 보곤 한다. 그래서 광주광역시 측에서는 '전남 광주'가 아니라 '광주 전남'이라고 흔히 표현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전남광주'라는 지명이 공식적으로 등장했으니, 앞으로 수도권 시민들이 '전라도 광주' '전남 광주'라는 말을 쓰더라도 이해받으리라 기대된다.

세 번째로 이번에 전남·광주의 통합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진 배경을 생각해본다. 충남에서 대전, 경북에서 대구, 경남에서 부산은 각각 지리적으로 치우쳐 있다. 이렇다 보니 대전·대구·부산이 직할시로 떨어져나간 뒤에도 서로 간에 큰 불편 없이 지낼 수 있었다.

이에 반해 광주는 전남의 거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하여 서로 소원하거나 경쟁적 관계에 놓인 전남 서부와 전남 동부가 광주를 통해 균형을 잡아 온 측면이 있다. 전남 서남부 끝인 목포·무안으로 도청이 옮겨 가고 공항까지 만들어지면서, 전남의 거대한 경제적 기반인 전남 동부에서는 소외감을 표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광주공항이 국내선과 국제선을 모두 운영할 때에는 전남 동부에서도 광주공항을 많이 이용했지만, 현재는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전남 동부의 여수·순천·광양에서는 무안공항이나 김해공항이나 거리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에 통합특별시가 탄생한다면 전체 시민이 평등하게 공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공항 문제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한번 검토하자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다.

이번 법안에서는 제213조를 비롯해 곳곳에서 광주군공항의 무안공항 이전에 관한 구절이 눈에 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번에 통합이 추진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이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 여기서 떠오르는 것이 대구·경북이다. 만약 현재 전남·광주가 추진하는 것처럼 통합을 통해 공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애초에 군위군을 경북에서 대구로 편입시키는 방식으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을 추진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경북에서는 군위군을 대구에 넘긴 것에 대한 후회와 비판의 목소리가 꾸준히 들린다. 이번에는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의 통합 논의가 더 이상 진행될 것 같지 않지만, 추후 논의가 재개된다면 이 문제가 다시 한번 불거질 것이다. 이번 전남·광주 통합 논의에 주목하는 이유다.

[김시덕 도시문헌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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