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평양으로 보내 주세요”…‘평양 시민’ 김련희씨 6년째 재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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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대구지법 형사10단독 노종찬 판사 심리가 열리는 별관 2호 법정에서 '평양 시민' 김련희(57)씨가 울먹였다.
평양시민김련희송환추진위는 이날 대구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 사법부는 더 이상 냉전의 유물인 국가보안법 뒤에 숨어 한 개인의 인권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6년이라는 긴 재판 과정 자체가 김련희씨에게는 가혹한 형벌이었다"며 "법원은 출국금지로 발을 묶고 재판을 길게 끄는 인권탄압 중단하고 즉각 무죄를 선고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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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재판장님, 15년 전 헤어진 제 딸은 이제 성인이 됐습니다. 어머니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나이에 저는 딸의 곁에 있어 주지 못했습니다. 이 잔인한 현실이 과연 헌법이 수호하고자 하는 가치입니까?”
27일 오후 대구지법 형사10단독 노종찬 판사 심리가 열리는 별관 2호 법정에서 ‘평양 시민’ 김련희(57)씨가 울먹였다.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2020년 기소된 그는 6년째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부가 여러차례 바뀌며 재판 진행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이날은 지난해 2월 마지막 공판 뒤 1년 만에 열리는 공판 기일이었다.
2011년 치료를 위해 북한에서 중국으로 갔던 김씨는 탈북 브로커에게 속아 태국·라오스를 거쳐 대한민국에 오게 됐다. 그는 줄곧 북한으로 돌아가길 원했다. 2013년 위조 여권을 만들어 출국을 시도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한차례 유죄 선고를 받았다. 이후 2016년 베트남 대사관을 찾아 망명 신청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김씨에게 대한민국은 ‘철창 없는 감옥’이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5년 동안 경찰·검찰·법원 등 사법부를 수도 없이 오가야 했다. 여권 발급 금지와 출국금지 조처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등에 북한 기사를 공유하고, “내 고향은 평양”이라는 글을 쓰거나, 평창동계올림픽에 온 북한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는 사진을 올리며 고향을 그리워했다. 검찰은 이런 행위를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할 목적으로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찬양·고무하는 혐의라고 봤다.

“저는 그저 평양에 두고 온 남편과 딸, 연로하신 부모님을 그리워하며 그곳의 삶을 추억했을 뿐입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어떻게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칼날이 될 수 있겠습니까?” 피고인 발언 기회를 얻은 김씨는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으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하나씩 반박했다.
김씨 변호인 쪽은 ‘무죄 선고’ 또는 ‘공소 취하’를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이 사건과 관련 “인도적 해법이 필요하다. 적극적으로 공소취하 등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했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방법을 적극적으로 강구해보겠다”고 답했다.
평양시민김련희송환추진위는 이날 대구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 사법부는 더 이상 냉전의 유물인 국가보안법 뒤에 숨어 한 개인의 인권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6년이라는 긴 재판 과정 자체가 김련희씨에게는 가혹한 형벌이었다”며 “법원은 출국금지로 발을 묶고 재판을 길게 끄는 인권탄압 중단하고 즉각 무죄를 선고하라”고 요구했다.
“법은 사람을 가두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억울한 사람을 구제하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저 길을 잘못 들어온 나그네입니다. 제가 남은 생을 가정으로 돌아가 평범한 아내이자 어머니로 살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십시오.” 김씨는 대한민국 사법부를 향해 호소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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