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쿠바 정권 교체 어떻게 이뤄낼까···”점진적 변화 유도, 제재 완화 고려”

배시은 기자 2026. 2. 2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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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쿠바 아바나의 한 항구에서 바라본 도시 풍경. EPA연합뉴스

쿠바의 정권 교체를 압박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 내 소요 사태 등 혼란을 피하기 위해 점진적인 정권 교체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대쿠바 정책에 관해 “혼란을 피하려고 쿠바의 공산 정권과 합의에 도달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이어가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카리브해 섬나라 세인트키츠네비스에서 열린 카리콤(CARICOM·카리브공동체)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쿠바는 변화해야 한다”며 “하지만 한꺼번에 모든 것이 바뀔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전날 쿠바에 베네수엘라산 원유 판매를 허용하는 등 제재를 일부 완화하겠다고도 밝혔다.

BBC는 쿠바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이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의 경제 개혁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우선 쿠바의 경제 분야 변화에 만족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빠른 시일 내 쿠바의 지도자 교체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미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중남미 분석가 라이언 버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하룻밤 사이의 정권 교체를 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들의 목표는 쿠바의 권위주의적 독재 정권에서 민주주의로 서서히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미국 주재 쿠바 수석 외교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 정부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거나 항복하게 하려는 강압적 조처를 하려 하지만, 반드시 붕괴시키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BBC에 말했다.

쿠바에서 갑자기 정권이 무너질 경우 폭력 사태와 대규모 난민 등이 발생해 주변국까지 극심한 혼란이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날 카리콤 정상회의에 참석한 앤드류 홀니스 자메이카 총리는 “쿠바의 장기적인 위기는 쿠바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자메이카를 포함한 카리브해 지역 전체의 이민, 안보 및 경제 안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랜 기간 일당 독재 체제를 유지해온 쿠바에서는 베네수엘라 사례와 같이 대리 세력이 신속히 정권을 이어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국제정책센터의 선임 연구원 마리아 호세 에스피노사는 “모두가 감옥에 있거나 망명 중”이라며 쿠바 내 야당 세력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이 라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의 손자를 만났으나, 그가 정부나 당의 고위직을 맡고 있지 않아 실질적인 권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날 쿠바 해안경비대가 자국 영해에 진입한 미국 등록 고속정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교전이 벌어져 4명이 사망했다. 루비오 장관은 전날 “쿠바 측의 발표에만 근거해 판단하지 않고 정보를 독립적으로 검증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후 다음 대상으로 쿠바를 지목하며 전방위적 제재를 단행해왔다.


☞ 쿠바 해안경비대, 미 선박 승선 4명 사살···“쿠바인 10명, 테러 목적 침투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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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유 부족 사태에 하늘길 끊긴 쿠바···미 제재로 무너질까
     https://www.khan.co.kr/article/202602101633001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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