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찾은 한동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서보겠다”…국회의원 재보선 출마 시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보수 민심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보수가 재건되는 길은 윤석열 노선을 끊어내는 것”이라며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서보겠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5일부터 대구를 방문 중인 한 전 대표는 이날 서문시장을 찾았다. 지난달 29일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뒤 첫 민생 행보 지역으로 대구를 택한 것이다. 대구는 대표적인 보수 전통 지지 지역으로 꼽힌다. 배현진·김예지·박정훈·안상훈·우재준·정성국·진종오 등 친한동훈(친한)계 의원들이 동행했다.
한 전 대표가 서문시장을 찾자 시장 안으로 인파가 몰리면서 선거 유세장 같은 모습이 펼쳐졌다. 일부 시민들은 한 전 대표를 향해 “한동훈 대통령”, “핍박 받아 마음이 아프다”, “열심해 해달라”고 외치며 지지를 보냈다. 일부 시민들은 한 전 대표를 보며 “장동혁 대표가 왔을 땐 썰렁했는데, 인기가 이렇게 좋나”라고 말했다. 한 시민은 “배신자가 여기 왜 왔느냐”며 한 전 대표에게 달려들었다가 제지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2시간 가량 서문시장을 돌며 시금치와 쥐포, 과자 등을 샀고, 함께 온 의원들과 점심 식사로 국수를 먹었다.
한 전 대표는 시민들을 향해 “서문시장은 어려울 때 나라를 지켜낸 보수의 자부심과 책임감이 서려 있는 곳”이라며 제명 이후 대구를 처음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대구에서 윤석열 노선을 제대로 극복하자는 움직임이 다수로부터 나오면 우리는 금방 극복할 수 있다”며 “대구는 이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 승부를 해왔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보수를 재건하기 위해 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을 반대하고 부정선거론을 옹호하는 윤석열 노선을 끊어내야 한다”며 “왜 윤석열 노선을 견제하는 세력이 저를 (국민의힘에서) 제명까지 했겠는가. 결국 윤석열 노선을 끊어내자는 것을 온몸으로 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희의 생각에 반대하는 분들도 윤석열 노선이 미래가 없다는 것과 이재명 정권을 견제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 것”이라며 “저희를 이 지긋지긋한 계엄과 탄핵의 바다를 건너는 도구로 써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지금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누가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맡겨 달라는 정치 세력이 있는가”라며 “저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장동혁 대표를 겨냥해 “지금 당권파인 사람들은 철저하게 (극우 유튜버) 고성국 등을 위시한 부정선거론과 윤 어게인을 팔아 장사해 먹는 집단들의 숙주로 당선된 것”이라며 “그런 현실로는 지방선거는커녕 이 당은 존립도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정치 세력은 대중 정치에서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 고립되는 것은 당권파”라며 “고립되라고 하라. 우리는 그 사람들이 망하는 것과 관계없이 보수와 대한민국을 재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대구 방문이 향후 치러질 재·보궐 선거 출마 목적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좋은 정치를 위해 뭐든 할 것”이라면서도 “지금 재·보궐 선거 (지역)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공학적으로 어디를 가겠다고 하는 건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꼭 그것(출마)을 배제할 이유는 없겠지만, 지금은 보수 재선이 정말 필요한 때”라며 “선거의 에너지가 모일 때 시민들이 보수 재건을 주도해서 재건의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여기에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 김병관 기자 bgk@kyunghyang.com,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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