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드론, 벨라루스·영국·북한 국적기 위장해 남중국해 비행…대만 염두 전술”
전문가 “전례없는 일” “대만 상대 리허설”
감시 활용되거나 분쟁 시 혼란 야기 가능해

중국의 대형 군용 무인기(드론)이 최근 몇 달 동안 벨라루스 화물기나 영국 국적 전투기, 북한 여객기 등으로 위장해 남중국해 상공에서 비행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항공기 동선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의 데이터 분석 결과 관제소 등과 교신할 때 콜 사인(호출 부호) ‘YILO4200’을 사용하는 비행체가 지난해 8월 이후 남중국해에서 최소 23차례 비행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4명의 정보·안보 전문가들이 이 비행체가 중국군의 대형 드론 윙룽2라고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윙룽2는 중국군이 운용하는 대형 드론이다. 날개 길이가 20.5m에 달하며 20시간 체공이 가능한 미국의 MQ-9 리퍼급 드론과 유사한 성능으로 알려졌다. 주로 감시용으로 사용되지만 지휘통제 작전, 정밀 미사일 공격, 대잠 작전 등 다른 임무에도 맞게 개조할 수 있다.
중국군 드론은 통상 호출 부호나 등록 번호를 송출하지 않는 ‘다크 비행’을 해 왔는데 이 비행체는 타국 항공기로 위장한 등록 번호를 적극적으로 송출했다.
바그너 그룹과의 연계 혐의로 미국 제재를 받은 벨라루스 라다항공 Il-62 화물기, 영국 공군 타이푼, 북한 Il-62 여객기, 국적이 확인되지 않은 걸프스트림 비즈니스제트, 스위스 제조사 필라투스의 PC-12 터보프롭의 등록 번호가 사용됐다.
이 비행체는 지난해 8월 5일과 6일 타이푼 전투기로 위장해 이륙한 뒤 20분 동안 3개의 다른 항공기 등록 번호를 보내다 라다 화물기로 위장해 착륙했다. 지난해 11월 18일에는 라다 항공으로 위장해 비행했다. 당시 진짜 라다 항공은 벨라루스에서 테헤란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지난 15일 필라투스 터보프롭 항공기 등록 번호를 사용한 비행이 가장 최근 활동이다.
비행체는 하이난 충하이 보아오 국제공항에서 이륙해 대만이 실효 지배 중인 프라타스 섬,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스카버러 암초, 베트남 인근 해역 등을 비행했으며 종종 특정 지점에서 나비 모양의 궤적을 그리며 몇 시간 동안 머물렀다. 프로그램에 따라 정해진 경로를 비행하는지 지상에서 조종사가 조종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드론의 위장 비행은 중국군의 남중국해에서의 회색지대 전술과 관련해 중요한 전술 변화를 의미하며 대만 침공을 대비해 기만전술을 펼치기 위한 예행연습이라고 보도했다.
중국군 동향 데이터 플랫폼 PLA트래커 창립자 벤 루이스는 “전례 없는 일”이라며 “눈에 잘 띄지 않는 항공기를 이용한 실시간 기만 작전”이라고 말했다. 위장 비행은 항공 관제사나 군용 레이더에 의해 들통날 가능성이 높지만 긴박한 분쟁 상황에서 시간 낭비를 초래하거나 민감한 감시 활동을 은폐하거나 선전 등에 사용될 수 있다.
알렉산더 닐 하와이 태평양 포럼 연구원은 23건의 비행경로를 겹쳐 보면 오키나와의 일본 자위대와 미군 기지 등 대만 섬 남쪽 해역의 여러 군사 요충지를 지나간다며 “대만 상공 작전을 위한 예행연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국방부 등 관계자들은 보도 관련 문의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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