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에너지계획의 숙제...“생산 전력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

한형진 기자 2026. 2. 2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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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2030년 지역에너지계획 중간 발표
민간 주도로 다양한 전력 수요 발굴 강조
ⓒ제주의소리

2030년을 목표로 하는 제주지역 전체 에너지계획의 밑그림이 나왔다. 풍력과 태양광을 합친 재생에너지 발전 규모를 7GW 이상 구축하고, 청정수소와 열저장 장치, 전기차 등을 통해 유연하게 에너지를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막대한 재생에너지를 제주 안에서 소화할 수 있는 '수요'를 얼마나 만들 것인지 여부가 관건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27일(금) 오후 제주문학관 대강당에서 '제7차 지역에너지계획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제7차 지역에너지계획은 '에너지법' 제7조에 근거한 5년 단위의 법정계획이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해당한다. 특히 제주도는 이번 7차 계획이 2035년을 목표로 삼고 있는 탄소중립과 연계시켜야 하기에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7차 지역에너지계획 수립은 제주연구원이 주관하고 있다. 제주연구원은 지난 6차 제주도 지역에너지계획이 신재생에너지 보급, 전기차 확산 등 공급 위주였다고 평가했다. 그렇기에 7차 계획은 '유연성, 수요관리, 주민 이익 공유'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계획한 제주도 7차 지역에너지계획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총 82개 사업, 약 1조96억원을 들여 추진한다. 

주요 사업을 살펴보면 ▲읍면단위(중규모) LPG 배관망 구축 ▲친환경적인 LNG발전소 확대·대체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지원 ▲공공주도 2.0 풍력개발 ▲전기차 전환 유도, 보급 확대 지원 ▲생활 속 에너지 전환(P2H 등) ▲미활용 자원의 에너지화(해수열 히트펌프) ▲취약계층 에너지 지원 ▲제주형 사회복지시설 RE100 플랫폼 시범사업 ▲시민참여 에너지 민주주의 구축 등이다.

무엇보다 7차 계획 전체를 아우르는 '제주형 에너지 대전환'도 함께 제시됐다. 에너지 대전환은 '전력 전환, 산업화, 주민 참여'로 요약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를 대규모로 생산하고, 동시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활용해 그린수소도 생산한다. 이렇게 만든 전력을 전기차, 전기·수소버스, 히트펌프, 신축 건물과 그린 리모델링, 산업단지 등에서 사용한다. 동시에 에너지와 관련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도민들은 재생에너지 개발 이익을 공유 받고 에너지 정책 과정에도 참여한다는 청사진이다.

제주연구원은 이러한 청사진을 그리면서도 중요한 것은 '수요'임을 강조했다. 즉, 풍력과 태양열을 열심히 가동해서 전력을 만들어도, 제주 안에서 쓸 곳이 충분치 않다면 반쪽 일 수 밖에 없다.

연구진은 기본적으로 수송, 건물, 산업이란 큰 축을 가지고 전전화(全電化, 전 부문의 전기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수소차, 히트펌프, RE100(모든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활용) 산업단지 등이 해당한다.

나아가 관광, 숙박, 감귤하우스, 축산, 수산업 등 제주에서 이미 운영하는 산업들과 새로 유치하는 산업으로 구분했다. 신규 산업은 ▲AI 데이터센터 ▲그린수소 수전해 ▲스마트팜 단지 등이다.
제주형 에너지 대전환 개념도 ⓒ제주의소리
제주형 에너지 대전환 핵심 전략 ⓒ제주의소리

이와 관련해 장대교 제주테크노파크 미래융합사업본부장은 중산간과 시외지역 버스정류장을 에너지 자립형 시스템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신개념 정류장은 2027년부터 시범적으로 도입하는 계획까지 구상했다. 또한 사용후 배터리를 활용한 캠핑용 파워박스, 파워박스를 충전하는 태양광 발전기, 자율주행 운반 서비스 등을 갖춘 캠핑장도 제안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오승진 박사는 탐라장애인복지관과 제주시 희망원에 태양광 발전, 히트펌프, 관리 플랫폼 시스템을 구축하는 '제주형 사회복지시설 RE100+ 플랫폼 시범사업'을 소개했다. 이 사업은 올해 1월부터 시작했으며 올해 안에 끝낼 목표로 추진 중이다. 투입 예산은 총 12억원이다.

보고회 참석자들은 전력 공급, 계통연결만큼이나 전력 수요를 제주 안에서 얼마나 구체적으로 발굴할 것인지가 향후 에너지계획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기에 수요 창출에서 민간이 수월하게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 연계 ▲에너지 대전환과 관련한 중앙관제센터 설립 ▲누진세 등 제도개선 위한 대정부 협의 ▲기존 산업·시설·운행수단에 대한 전전화 고민 등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