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석 특검팀 “12·3 비상계엄은 독재 위해 장기간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
“‘계엄 설계자 노상원 수첩’ 등 인정돼야” 1심 판결 전부 항소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12·3 비상계엄 사건을 수사한 조은석 특별검사(특검)팀이 "비상계엄은 독재를 위해 장기간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적 행위"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판결 내용을 정면 반박했다. 지난 19일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를 결심한 시점에 대해 계엄 이틀 전인 2024년 12월1일이라고 판단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피고인 8명에 대한 1심 판결에 불복하는 항소장을 제출하며 별지에 이런 취지의 내용을 담았다. 특검팀은 이날 "비상계엄은 당시 정치 상황에 대한 즉흥적 대응이 아니라 장기간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적 행위이고, 원상회복의 기한을 정하지 않은 권력의 독점·유지 목적이 증명됨에도 이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면서 지난 25일 항소 제기한 이유를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선고기일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군경의 국회 투입 등을 강조하며 내란죄를 인정했다. 비상계엄에 대해 헌법기관을 마비시킬 목적의 폭동이 성립된다는 취지다. 그러나 비상계엄이 사전 계획됐다는 공소사실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2023년 12월부터 비상계엄 사태 전까지 여러 모임에서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암시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증인들의 진술이 엇갈린다고 했다.
'노상원 수첩'도 인정되지 않았다. 여기에는 '여인형', '박안수' 등의 내용이 기재됐는데 이들은 실제로 2023년 10월 군사령관 인사에서 각각 국군방첩사령관과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으로 보직됐다. 노 전 사령관은 2024년 당시 민간인 신분인데도 김 전 장관과 소통하며 비상계엄을 설계한 당사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비상계엄을 앞두고 정보사 간부 3명과 경기 안산시 모처에서 만나 부정선거 수사를 위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장악 등을 모의한 의혹도 받는다. 노 전 사령관은 19일 같은 재판부가 심리한 선고기일에서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2024년 12월1일 무렵 계엄 선포를 결심했다는 판단을 정면 반박했다. 노 전 사령관이 수첩을 작성한 시기와 실제 군 사령관 인사 등을 종합하면 2023년 10월 이전부터 계엄을 기획하고 준비한 정황이 있다는 취지다. 1심 재판부가 수첩 작성 시기를 명확히 특정할 수 없다고 본 건 논리칙과 경험칙에 반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2024년 11월9일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의 비상계엄 선포 시 출동 부대 준비 태세 점검 사실, 11월30일 회동에서 구체적 실행 일자 지정 등을 근거로 '사전 계획설'을 주장했다. 이는 12·3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쌓기 위해 2024년 10~11월 북한에 무인기를 보내 군사적 도발을 유도하려 했다는 윤 전 대통령의 일반이적 혐의와도 연관된다.
내란죄 요건 관련 판단도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국헌 문란 목적의 폭동'인 내란죄가 성립되는 핵심 사유로 군 병력을 동원한 국회 제압 등을 중점적으로 판단했다. 특검팀은 그러나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헌정 질서를 침해하는 국헌문란 행위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계엄포고령 공고만으로도 헌법기관인 국회의 기능을 무력화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이에 윤 전 대통령 등에게 선고된 형량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게 특검팀 측 시각이다.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직접 지휘한 '몸통'인데도 실탄 사용 허용 지시 등을 불리한 양형 사유로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고령이라는 사실 등이 유리한 양형 사유로 작용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애초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 혐의의 법정 최고 형량인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윤 전 대통령 측도 지난 24일 1심 재판부의 사실인정 오류와 법리 오해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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