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29년 보유한 분당 집 내놨다… 靑 "부동산보다 금융투자가 이득"

우태경 2026. 2. 27. 16:3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김혜경 여사와 함께 소유하고 있는 경기 성남 분당 아파트를 부동산 매물로 내놓았다.

이 대통령은 연일 부동산 투기 근절을 강조하며 시장 안정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전날 밤에는 다주택자에 이어 비거주 1주택자를 향해서도 제재를 시사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靑 "현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놨다"
"매도 후 ETF 등 투자가 낫다 판단"
집값 고점 신호로 '머니 무브'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전북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김혜경 여사와 함께 소유하고 있는 경기 성남 분당 아파트를 부동산에 매물로 내놨다. 실거주 목적의 1주택 소유자인 이 대통령이 집을 내놓은 것은 최근 서울 강남3구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등 안정세를 보이자 아파트 가격이 고점을 찍었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집을 판 돈을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져 부동산에서 자산시장으로 '머니 무브'를 견인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강유정 대변인이 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재정경제부 2차관 등 인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강유정 靑 대변인 "거주 목적 1주택,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놔"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언론 공지를 통해 "거주 목적의 1주택 소유자였지만 부동산 시장 정상화의 의지를 국민께 몸소 보여주겠다는 의도"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해당 아파트는 전년 실거래가 및 현재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물로 내놓았다"고 부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분당 아파트를 처분하겠다고 말씀하신 지는 꽤 됐고 평소에도 자주 말씀하셨다"면서 "지금은 집을 갖고 있는 게 더 손해고, 집을 판 돈으로 ETF 등 다른 금융 투자를 하는 게 훨씬 더 이득이라 생각하신 듯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되면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이후에 집을 다시 사는 게 더 이득이지 않느냐"며 "지금 고점에 (집을) 팔고 더 떨어진 가격에 사면 더 이득 아니겠느냐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투기 목적 다주택자를 겨냥한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발신해 왔다. 이를 감안하면 퇴임 후 실거주 목적인 분당 아파트를 당장 처분할 이유는 없지만 '지금 가격이 가장 높다'는 신호를 주기 위해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비정상적으로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이동시키겠다는 이 대통령의 '머니 무브' 구상과도 맞닿아 있는 조치로 해석된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6,000을 돌파한 것을 두고 머니 무브 등을 통해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기대도 제기되고 있다.

야당 공세에 대한 대응 성격도 있다. 앞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설 연휴 기간 이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를 "분당 재건축 로또"라고 비판하면서 처분을 압박하자, 장 대표와 이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에 이어 청와대 참모진이나 고위공직자 사이에서 이러한 주택 매도 기류가 확산할지도 관심사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서울 시내 아파트 4만2,500세대가 적은 물량은 결코 아니다"라며 등록임대주택의 다주택 양도세를 중과할 경우 일정한 부동산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청 도시임대사업 민원실 모습. 연합뉴스

이 대통령 분당 아파트 1998년 3억6000만 원에 구입

이 대통령은 1998년 분당 양지마을 금호1단지 전용 164㎡ 아파트를 3억6,000만 원에 매입해 29년째 보유해 왔다. 해당 단지는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받아 28억, 29억 원대에 거래되고 있고, 현재 이 대통령과 같은 평형의 비슷한 층수 매물은 호가가 31억, 32억 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청와대는 구체적인 가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이 대통령은 29억 원에 매물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2022년 6월에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앞두고, 해당 아파트를 24억5,000만 원에 내놓은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분당 아파트는) 셋방살이 전전하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서 아이들 키워내며 젊은 시절을 보낸 집이라 돈보다도 몇 배나 애착 있는 집"이라면서 "앞으로 퇴임하면 아이들 흔적과 젊은 시절의 추억 더듬어가며 죽을 때까지 살고 싶었던 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돈 때문에 산 것도 아닌 것처럼 돈 때문에 판 것도 아니다"라면서 "만인의 모범이 돼야 할 공직자로의 책임을 다하자 싶어 한 것뿐"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연일 부동산 투기 근절을 강조하며 시장 안정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전날 밤에는 다주택자에 이어 비거주 1주택자를 향해서도 제재를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X를 통해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다주택자는 물론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며 "통상적 주거는 적극 보호하되 주택을 이용한 투자·투기는 철저히 봉쇄되도록 (제도를) 설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고가 주택은 선진국 수도 수준에 상응하는 부담과 규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에도 부동산 거래 시 대표적 절세 수단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에 대해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를 이유로 세금 감면을 해 주는 것은 이상해 보인다"며 손질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국민의힘 "2022년 보궐 때처럼 '메시지용 쇼' 아니길"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대통령 개인의 자산 처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장 신뢰를 회복할 실질적인 정책 전환이 뒤따라야 한다"며 "이 대통령이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 당시 보여줬던 또 하나의 '메시지용 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