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둘 다 의대 보낸 집” 한마디에 4억 폭등...집 ‘기운’도 ‘스펙’이 되는 시대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끌던 강남 3구와 용산구가 주간 기준 일제히 하락 전환한 가운데, 대치동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의 ‘프리미엄’이 등장했다. 시장 전반은 둔화 국면이지만 학군지 프리미엄만큼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자녀 두 명 모두 의대”…4억 더 붙은 저층 매물

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페이(Npay) 부동산 플랫폼에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약 28평)가 49억원에 매물로 등록됐다. 중개인은 해당 매물에 대해 “상시 집 보기 가능, 이사 일정 협의 가능”이라며 “자녀 두 명 모두 SKY 의대를 보낸 기운 좋은 집”이라고 소개했다. 또 “최저가” “급매물”이라는 표현도 덧붙였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층수다. 해당 매물은 저층이다. 통상 아파트 시장에서는 조망과 채광 등의 이유로 고층 선호도가 높고, 저층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 같은 면적의 저층 매물은 45억원 안팎에 나와 있다. 그러나 이 매물은 49억원으로, 동일 조건 대비 약 4억원의 웃돈이 붙었다. 가격은 50억~53억원에 거래되는 중층 매물과 비슷한 수준이다.
2015년 준공된 래미안대치팰리스는 1600여 세대 규모의 대단지로, 대치동 주요 아파트 중 하나로 꼽힌다. 대치동 학원가와 인접해 있고 단대사대부고·숙명여고·중앙사대부고 등 강남 8학군과 가깝다. 지하철 3호선 대치역과 도곡역 사이에 위치한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입지나 층수보다 교육 상징성이 반영된 사례”라는 해석이 나온다.
온라인 반응은 엇갈린다. “같은 조건이면 기운 좋은 집을 고를 것 같다”, “동기 부여는 될 듯”이라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근거 없는 프리미엄”, “집이 의대를 보내는 건 아니다”라는 비판도 나온다.
◇ 3대 학군 파워...대치동이라는 ‘상징 자산’

지난해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10월 기준 대치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7억21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5.29% 오른 금액이며, 강남구 전체 평균 매매가(31억8754만원)보다도 5억원 이상 높다. 압구정동에 이어 강남구 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신고가 거래도 잇따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대치동 ‘대치르엘’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3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한 달 전 38억원으로 신고가를 찍은 뒤 다시 1억5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은마아파트’ 전용 84㎡ 역시 같은 달 43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1년 새 14억원 넘게 상승했다. 학군지 프리미엄이 가격을 견인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학군지의 인기는 강남에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 강북의 대표 학군지로 꼽히는 노원구 중계동은 학원가를 중심으로 평균 매매가 7억5220만원을 기록하며 노원구 내 최고가를 형성했다. 대치동, 목동과 함께 ‘3대 학원가’로 불리는 경기 안양 평촌동도 평균 매매가 9억5915만원으로 안양시 1위를 차지했다. 교육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에 수요가 집중되는 흐름은 수도권 전반에서 확인된다.
◇ “시장 둔화 속 더욱 뚜렷해진 학군 프리미엄”
이 같은 현상은 교육 환경의 양극화와 맞닿아 있다. 학령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상위권 학군지에 대한 선호는 오히려 강해졌다. 소규모 동네 학원가들이 문을 닫으면서 교육 인프라가 특정 지역에 집중됐고, 30~40대 학부모 수요 역시 ‘1군 학군지’로 쏠리고 있다. 자녀 수는 줄었지만 교육에 대한 투자 심리는 더 커진 셈이다.
한편 시장 전체 흐름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1%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4주 연속 둔화했다. 특히 강남구(-0.06%), 송파구(-0.03%), 서초구(-0.02%), 용산구(-0.01%)는 급매물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대장주 지역마저 조정 신호를 보이는 가운데, 특정 매물에만 상징적 프리미엄이 붙는 모습은 대조적이다.
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aftershock@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백악관 “트럼프, 김정은과 조건없는 대화 열려있어”
- 고래싸움에 득 보는 2차전지...미국, 中 배터리 견제에 주가 ‘훨훨’
- 반도체 훈풍에 올 성장률 2%...“對美 관세 영향 크지 않아”
- 뛰는 쌀값에 15만t 푼다…정부양곡 ‘대여’로 단계 공급
- “코스피 이렇게 달릴 줄 몰랐다” 주가에 연동된 예금 금리 뚝↓
- 쿠팡, 4분기 영업익 115억 전년比 97% 급감...당기순손실 적자전환
- 北 당대회서 조용했던 주애…‘후계 내정설’에 신중론
- “머스크만 하나?” 韓도 가세한 ‘우주 태양광’ 경쟁
- 野김장겸 “LG 유플러스 해킹 은폐 행위, 증거 인멸 인정 시 위약금 면제 가능”
- 케데헌 감독이 현장에, BTS 슈가는 영상 ‘깜짝’ 등장...갤럭시로 중계한 갤럭시 언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