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도 둥지도 항로도 바꿨다···티웨이항공, ‘트리니티’ 이륙 준비 착착
외형변화는 바꿨다···남은 건 수익성 회복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티웨이항공이 사명 변경과 본사 이전, 노선 재편을 묶어 대대적인 체질 전환에 나선다. 적자 누적과 자본잠식으로 경영 위기를 겪은 이후 대주주가 바뀐 지 1년 만에 외형과 정체성을 동시에 바꾸는 상징적 행보다. 새 간판과 새 둥지, 새 노선을 앞세운 이번 변화가 이른바 리셋 버튼이 될지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사명·본사·노선까지 바꾼다···'트리니티' 체제 시동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내달 31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상호 변경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주총을 통과하면 사명은 기존에 알려진대로 '티웨이항공'에서 '트리니티항공(TRINITY AIRWAYS)'으로 바뀐다. 회사 측이 지난해부터 예고해온 사명 변경 절차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셈이다.
트리니티(TRINITY)는 라틴어 트리니타스(Trinitas)에서 유래한 말로, '셋이 하나로 모여 완성된다'는 의미다. 항공·관광·레저를 핵심축으로 삼은 대명소노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와의 결합을 전제로 한 이름이라는 설명이다. 항공사를 단순 운송업이 아니라 그룹 관광·레저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재정의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됐다.
사명 변경은 과거 경영 실패와의 단절을 상징하는 조치이기도 하다. 티웨이항공은 유럽 노선 취항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연료비 상승과 환율 부담, 고정비 증가가 겹치며 적자가 누적됐다. 결국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매각 수순을 밟았다. 대명소노그룹은 지난해 티웨이항공 지분 46.26%를 약 2500억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외형 변화는 사명에 그치지 않는다. 티웨이항공은 올 5월 중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대형 복합 오피스 단지인 르웨스트시티타워로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다. 대명소노그룹이 강서구로 그룹 통합 신사옥을 옮기면서 티웨이항공도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항공사와 모기업 간 물리적 거리부터 좁혀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과 협업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남은 과제는 '숫자'···재무 정상화·노선 수익성 시험대
문제는 새 간판이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티웨이항공이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만성 적자다. 외형 확장 전략이 비용 증가로 이어지며 수익성 악화를 불러왔던 만큼, 사명 변경 이후에는 손익 구조 개선을 수치로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LCC(저비용항공사)로서의 정체성과 장거리 노선 전략 간의 괴리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티웨이항공은 2022년 호주 시드니 노선 취항 이후 2024년 5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8월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9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노선을 연이어 취항시키며 본격적으로 유럽 상공을 날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에는 캐나다 밴쿠버 노선도 생겼다. 올해는 유럽과 북미보다 중거리 노선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노선을 추가로 신규 취항하면서 중장거리 노선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코로나19가 종료된 2023년 13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냈지만 유럽 취항이 본격화된 2024년에는 123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손실 규모도 2000억원을 훌쩍 넘어서기도 했다.
유럽 노선은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는 효과적이지만 기재 회전율 저하와 정비·운영 비용 증가라는 구조적 부담을 안고 있다. 대형 항공사와 같은 노선을 저비용 구조로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단거리·중거리 중심의 수익 노선 강화, 계절·수요 기반 탄력 운항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대명소노그룹과의 시너지 창출 역시 시험대에 오른다. 트리니티라는 이름이 상징하듯 항공·호텔·리조트를 잇는 그룹 차원의 결합이 실제 매출로 이어져야 한다. 전세기 운영, 단체 관광 수요, 패키지 상품 연계 등은 이미 시장에서 거론되는 시나리오지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결합상품이 없다. 단순한 계열 편입에 그친다면 사명 변경의 의미는 빠르게 퇴색될 수 있다.
브랜드 신뢰 회복과 내부 안정도 과제로 꼽힌다. 사명 변경과 본사 이전은 이후 항공기 도장 교체, 브랜드 혼선, 인력 이탈 가능성 등 조직에 부담을 준다. 항공업 특성상 안전과 정시성은 브랜드 이미지의 핵심 요소인 만큼, 새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운항 안정성과 서비스 품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사명 변경과 본사 이전, 노선 재편 모두 상징성이 큰 조치이지만, 업계가 궁극적으로 보는 것은 손익 구조와 현금흐름인 만큼 비용 통제와 수익 노선 정착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티웨이항공이 두 차례 자본확충으로 완전자본잠식 우려는 덜었지만 올해도 연간 적자일 수 있다"며 "다만 비상장 LCC들의 자금 조달 부담을 감안하면 티웨이항공은 장거리, 프리미엄 전략으로 시장 재편 국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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