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조기 총선 전격 선언…‘그린란드 효과’에 승부수 단행

현정민 기자 2026. 2. 2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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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총선 시한 6개월 이상 앞당겨
지지율 고전 중 트럼프와 그린란드 논의로 판도 뒤집혀
전문가들 “총선 당겨질수록 집권 여당에 유리”

최근 그린란드 소유권을 두고 미국과 진통을 겪은 덴마크가 내달 조기 총선을 실시한다. 법정 총선 시한을 6개월 이상 앞당긴 이번 결정은 사실상 임기 중반 승부수로, 현직 총리가 이처럼 조기 총선을 단행한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연합뉴스

2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코펜하겐 의회에 출석해 내달 24일 총선을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직전 총선이 2022년 11월인 만큼 오는 11월까지 선거를 치르면 되나, 프레데릭센 총리가 최근 지지율 반등을 기회 삼아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재정의해야 한다”며 “덴마크인으로서, 또 유럽인으로서 우리가 진정 자립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덴마크는 재무장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동쪽의 전쟁, 서쪽의 위협, 남쪽의 테러에 대비해야 한다”며 러시아와 미국, 중동을 각각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총 179명의 의원이 새로 선출되며, 이 중 각각 2명은 그린란드와 페로 제도 출신으로 채워질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총선 발표 직후에는 정치인 3인이 총리직에 도전할 것을 공식화하며 과열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덴마크 국방장관이자 제2당 자유당 대표인 트로엘스 룬 포울은 “동쪽의 푸틴과 서쪽의 트럼프로부터 도전받고 있다”며 “덴마크 왕국을 방어해야 한다”며 안보 이슈를 전면에 내세웠다.

다만 이번 조기 총선은 프레데릭센 총리에게 유리한 정치적 셈법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2019년 단독 정부 출범으로 집권을 시작, 2022년 대연정 구성에 합의하며 임기를 이어 왔으나 이후 여론조사에서 고전하며 지지율 하락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11월 지방선거에서 프레데릭센 총리가 이끄는 사민당은 약 100년 만에 수도 코펜하겐 시장직을 내주며 참패했고, 이에 대한 책임론으로 프레데릭센 총리는 사퇴 압박에 내몰린 바 있다.

그러나 올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병합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프레데릭센 총리가 단호한 대응을 펼치면서 지지율은 반등 흐름을 보였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그린란드 주권은 양보할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결집을 촉구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를 협상으로 풀겠다”며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총선이 앞당겨질수록 프레데릭센 총리에게 유리한 판도가 형성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덴마크국제문제연구소(DIIS)의 미켈 룬게 올레센 연구원은 “어차피 곧 선거를 치러야 했다면, 트럼프에 맞섰다는 기억이 생생할 때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사민당이 제1당 지위를 잃을 경우 사임할지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현 시점에서 조기 총선은 여당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코펜하겐 왕립 덴마크 국방대학원의 욘 라베크 클레멘센 교수 또한 “전형적인 ‘국기 결집 효과(rally-around-the-flag effect)’가 나타났다”며 “그린란드 이슈가 한창일 때 선거를 치르는 것은 기회주의로 비칠 위험이 있으며, 반대로 너무 늦은 시점에선 전략적 이점이 사라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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