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은 늘고, 탄소는 줄었다”… 대한항공 42만 톤 감축의 계산법

제주방송 김지훈 2026. 2. 2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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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항공기 배출 1,218만 톤… 전년 대비 3.3% 감소
신기재 41.6%·경제 운항 속도·AI 중량 예측… 전 부문 연료 관리가 만든 결과
보잉787-10. (대한항공 제공)


항공은 많이 날수록 많이 배출하는 산업입니다.

그래서 운항이 늘었는데 배출이 줄었다는 결과는 그 구조를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대한항공은 2025년 항공기 운항으로 발생한 탄소배출량이 1,218만 4,169톤으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습니다.
전년(1,260만 4,224톤) 대비 3.3%, 약 42만 톤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운항 편수는 약 2.6% 증가했습니다. 수요 회복 국면에서 성장과 감축이 동시에 나타난 셈입니다.

■ 감축은 ‘운항 중’이 아니라 ‘운항 설계’에서 시작됐다

항공기 배출량은 연료 소모량에 국제 배출 계수를 곱해 산정합니다.

결국 핵심은 연료 관리입니다.

대한항공은 비행 계획 단계에서 ‘경제 운항 속도’를 적용했습니다. 비행 시간과 연료 소모를 함께 고려해 최적 속도를 설계하는 방식입니다.
관제기관과 협조해 순항 중 최단 경로를 확보했고, 근거리 대체 공항을 선정해 불필요한 예비 연료 적재를 줄였습니다.

여객 수하물과 화물 중량 예측 정확도도 높였습니다. 탑재 중량이 줄어들면 이륙과 상승 구간에서 연료 소모가 줄어듭니다.

항공기 무게중심을 최적화하고, 지상에서는 보조동력장치(APU) 가동 시간을 최소화했습니다. 정기적인 엔진 세척과 정밀 조정도 병행했습니다.

국적 항공사 한 관계자는 “항공 연료는 비용이면서 동시에 탄소 배출 그 자체”라며 “속도·경로·중량을 얼마나 정밀하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연간 배출 규모가 크게 달라진다”고 말했습니다.


■ 신기재 41.6%… 기단 구조 변화가 본질

2017년 이후 도입한 항공기 운항 비중은 2025년 전체 편수의 41.6%까지 확대됐습니다. 보잉 787-9·10, 에어버스 A350, A321neo 등 고효율 기종이 중심입니다.
동일 거리를 운항하더라도 연료 소모가 구조적으로 낮은 기종들입니다.

항공업계는 기단 교체를 가장 확실한 감축 수단으로 봅니다.

한 항공 전문가는 “차세대 기종은 동일 거리 운항 시 연료 소모가 근본적으로 낮다”며 “운항 설계 개선과 기단 교체가 동시에 이뤄질 때 감축 효과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 데이터와 AI… 연료 관리 방식이 달라졌다

대한항공은 수기로 관리하던 데이터를 디지털화했습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여객 수하물 중량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분석하고, 기내 식수 등 탑재물 적정량을 예측합니다.

이 AI 기반 중량 예측 기술은 스카이팀이 주관한 ‘2025 지속가능 항공 챌린지’에서 ‘Data Insight & Pioneer’ 부문 수상으로 이어졌습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탑재 중량 예측 정확도가 1~2%만 개선돼도 고빈도 노선에서는 연간 배출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고 말했습니다.


■ 고빈도 노선, 제주 같은 구간에서 누적 효과 커져

짧은 거리 노선은 이륙·상승 구간 비중이 높아 중량 관리 효과가 더 민감하게 반영됩니다.

특히 제주 노선처럼 운항 횟수가 많은 구간에서는 작은 절감도 연간 단위로는 상당한 차이를 만듭니다.

제주공항은 슬롯 활용도가 높은 공항입니다. 동일 운항 횟수 안에서 배출 밀도를 낮추는 전략은 운영 효율과 직결됩니다.
항공 수요가 집중되는 노선일수록 정밀 운항의 누적 효과가 커집니다.

■ SAF는 중장기, 정밀 운항은 ‘현재 진행형’

국제 항공시장은 탄소 규제 강화 흐름 속에 있습니다. 각국의 배출 규제와 환경 기준은 항공사 비용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배출을 줄이지 못하면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지속가능항공연료(SAF)는 중장기 해법으로 거론되지만, 가격과 공급 한계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단기적으로 배출을 낮추는 현실적 수단은 운항 효율 개선입니다.

속도, 경로, 중량을 데이터로 관리하는 방식이 경쟁력을 좌우합니다.

운항이 늘어나는 국면에서 배출을 줄였다는 점은 단순히 ESG 성과, 그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비용 구조 안정과 환경 대응을 동시에 관리하는 운영 체계가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하늘길 경쟁 기준은 바뀌고, 변화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이 나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정교하게 나는지가 경쟁력을 가르는 시대로 이동 중입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유기적 협력 체계를 통해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었다”며 “지속가능한 비행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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