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 “윤석열, 계엄 장기간 준비···‘무인기 작전’ 추가 증거 항소심서 낼 것”

정대연 기자 2026. 2. 2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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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 피고인 8명 항소 이유 설명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12·3 내란을 수사한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무인기 평양 침투를 통한 비상계엄 선포 요건 조성 정황’을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증거로 새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지귀연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가 1심에서 ‘선포 이틀 전 결심한 우발적 계엄’이란 판단을 내리자 이를 뒤집을 증거를 보강하려는 차원이다.

특검은 27일 윤 전 대통령 등 12·3 내란 피고인 8명에 대한 항소 이유를 담은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특검은 지난 25일 “원심 판결에 사실오인, 법리오해 및 양형부당의 위법이 있다”며 항소했다.

특검은 “이 사건은 관련자들에 대한 단계적 수사·기소 및 재판 진행,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등이 순차로 진행됐고, 그 단계별로 수집돼 현출되는 증거가 달랐다”며 “그 결과 원심에서는 특검에서 새로이 수사해 획득한 증거(무인기 작전을 통한 비상계엄 요건 조성 관련 증거 등)가 상당 부분 증거로 제출되지 못한 특수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검은 “항소심에서 ‘노상원 수첩’ 외에도 비상계엄 준비 시기나 목적을 입증할 수 있는 상당한 추가 증거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공소유지 활동을 하겠다”며 “피고인들에게 죄책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12·3 비상계엄은 우발적 조치가 아니라 2023년 10월 이전부터 기획하며 장기간 준비된 것으로, 원상회복 기한을 정하지 않은 권력 독점·유지를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시골 모친의 집에 은밀하게 보관하던 중 압수된 노상원의 수첩 메모에서 비상계엄 및 그 후속 조치와 관련된 단계적 내용이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노상원 수첩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노상원이 계엄을 2023년 10월 이전부터 계획하고 이를 김용현, 윤석열에게 전달했다면, 수사기관이 발견하기 쉬운 주거지 책상 위에 그대로 두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검은 노상원 수첩에 기재된 군 사령관 인사 관련 내용 등이 이후 현실화했다며 “노상원은 수첩을 2023년 10월 단행된 군 사령관 인사 이전부터 작성하기 시작해 늦어도 그해 12월에 작성을 마쳤다는 사실이 입증된다”고 주장했다. 노상원 수첩엔 ‘여인형’ ‘박안수’ ‘강(호필)은 차후’가 기재됐는데, 실제 2023년 10월 군 사령관 인사에서 여인형은 국군방첩사령관에, 박안수는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됐고, 강호필은 이듬해 4월 대장으로 승진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요구 의결 후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에게 “그러니까 내가 계엄 선포되기 전에 병력을 움직여야 한다고 했는데 다들 반대해서”라고 말한 사실을 인정했다면서 “이 발언 자체로 ‘비상계엄 계획을 다 함께 논의하는 과정에서 김용현, 군 사령관 등 관련자 모두가 계엄 선포 전에 병력을 출동시켜야 한다는 윤석열의 의견에 반대했다’는 논리칙과 경험칙에 부합하는 사실인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곽종근·여인형·이진우 사령관이 2024년 11월 마지막으로 모여 계엄 선포시 준비태세를 점검하며 결의를 다지는 등 계엄 실행을 구체화했다면서 “윤석열 등은 늦어도 2024년 11월9일에는 비상계엄 실행을 결정했다고 보는 것이 논리칙과 경험칙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1일 ‘우발적으로 비상계엄 선포를 결심했다’고 본 1심 판단을 반박한 것이다.

특검은 “원심도 인정했듯이 윤석열 등은 반대 정치세력뿐 아니라 시민단체 대표, 언론인, 법조인까지 체포대상으로 삼았고, 입법권을 무력화시키는 국가비상입법기구 설치까지 계획했으며, 특정 언론사 폐쇄를 의미하는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계획까지 수립했다”며 “윤석열 등은 계엄 이후 원상회복이나 상황수습 계획을 전혀 밝히지도 않아 비상계엄 선포 상황과 그 법적 효과를 지속시키려는 의사를 자연스럽게 드러냈다”고 밝혔다. 특검은 “그럼에도 원심은 객관적 증거인 관련 문건, 윤석열 등의 내심의 의사를 드러내는 외부적 행태 등에 의해 입증되는 권력의 독점·유지라는 비상계엄 목적을 인정하지 않는 오류를 범했다”고 했다.

특검은 1심 재판부가 내란죄 성립요건인 ‘국헌문란 목적’을 매우 협소하게 판단했다고도 주장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가 곧 내란죄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고, 국헌문란 목적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는 ‘군 병력을 동원한 국회 제압 목적’ 여부만 기준으로 삼았다.

특검은 “헌법과 계엄법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는 ①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시 ②적과 교전 상태에 있거나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돼 ③행정 및 사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상황적 요건 ①②③), 군사상 필요에 따르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성(필요성 요건 ④)이 있어야 한다”며 “이러한 ‘상황적 요건’과 ‘필요성 요건’은 모두 객관적으로 외부에 그대로 드러나는 것을 전제하는 것이므로, 일반적 상식을 가진 사람 누구나 쉽게 인식·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일반적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나 12·3 비상계엄이 그 요건이나 필요성을 명백히 결여한 것으로 위헌·위법하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었다”며 “명백히 헌법과 계엄법이 정한 요건을 갖추지 않아 위헌·위법성이 인정되는 비상계엄 선포만으로도 그에 당연히 뒤따르는 강압적 효과가 발생했으므로 비상계엄 선포는 그 자체로 국헌문란 행위로서 내란죄는 성립한다”고 1심 판결을 반박했다.

특검은 1심 재판부가 위헌·위법성을 인정한 포고령 내용과 포고령 공고 행위만으로도 의회제도·정당제도·영장주의·헌법상 국민의 기본권 등 헌법과 개별 법률에 의해 인정되는 기능을 소멸하는 국헌문란 행위가 인정된다고 했다. 또한 “국회의 기능을 정지시키려는 국헌문란 목적뿐만 아니라 헌법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려고 한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 행위도 인정된다”고 했다.

특검은 1심이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등 “죄책에 비해 지나치게 가벼운 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국가보호형법인 내란죄를 저지른 피고인들에게 일반 형사범죄처럼 기계적으로 양형요소를 고려한 것은 잘못이란 지적이다.

특검은 “특히 윤석열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요구 의결 이후에는 수방사령관에게 실탄 사용을 허용하는 지시를 한 사실을 인정하고도 이를 불리한 양형사유로 반영하지 않았다”며 “뿐만 아니라 윤석열의 실탄 사용을 허용하는 지시를 한 사실을 인정함과 동시에 윤석열이 군인들에게 물리력 사용을 자제하도록 지시했다는 모순된 사실인정을 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 사건은 ‘위로부터의 내란’이자 ‘친위쿠데타’로서 장기간 치밀하게 계획돼 실행됐으나 시민·국회 관계자들의 저항, 일부 군·경의 지시 거부나 소극적 이행 등으로 인해 목적 달성에 실패한 것에 불과하다”며 “윤석열 등은 범행 이후 반성함이 없이 이 사건을 사법의 장이 아닌 정치의 장으로 끌고 가 국민 분열을 야기·조장하는 등의 ‘범행 후의 정황’도 좋지 않은 점 등 불리한 양형요소가 존재하나 원심은 이를 정당하게 평가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러한 특검 주장은 앞서 이진관 재판부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혐의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하면서 판시한 내용과 유사하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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