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이재명’ ‘서울시장’ ‘송영길 귀환’…지선 앞 집안싸움 고조되는 與
‘이재명 팬카페’서 퇴출된 정청래…“토종과 외래종이 쉽게 결합하겠나”
檢 개혁·합당 정국 거치며 본격 분화…서울시장·계양을 경쟁도 본격화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분란만 만드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딴지 가서 살라."('재명이네 마을' 게시판)
"자칭 뉴이재명 세력이 진보진영의 새로운 배신자인 뉴수박."('딴지일보' 게시판)
야권을 강타 중인 내홍의 불씨가 여권으로도 옮겨 붙었다. 여권 지지자들이 두 쪽으로 갈라지면서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은 81.3% 찬성률로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이성윤 최고위원을 강제 탈퇴시켰다. 대통령과 한배를 탄 집권여당 대표를 퇴출시킨 초유의 사태다. 이들은 친청(親정청래) 성향 지지자들에 대해서도 '딴천지(딴지일보+신천지)'라고 수위 높게 공격하는 모습이다. 반대로 친청 지지자들이 결집한 딴지일보 자유게시판 역시 친명(親이재명) 지지자들을 '뉴수박'(새로운 수박·겉과 속이 다른 새로운 배신자)으로 규정하며 비판하는 글로 도배되고 있다.

"뉴이재명" vs "뉴수박" 내부 갈등 커져
이와 같은 민주당 지지층의 내분 기류는 여의도 정치권으로도 확산되는 모양새다. 특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쟁 직후 출범한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공취모)을 놓고 친명계 의원들의 계파 재편 의도가 다분하다는 주장이 나오며 또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유시민 작가는 2월18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친명을 내세워 사방에 세를 과시하는 움직임이다. 그 사람들이 미친 것"이라고 비판했고, 공취모 소속 채현일 의원은 2월19일 페이스북으로 "몸담았던 당을 향해 '미쳤다'고 하는 것이 정상적인 비판이냐"고 응수했다. 이런 논란 속에 김병주 의원은 모임 가입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여권 지형을 뒤흔드는 태풍의 중심에는 '뉴이재명' 그룹이 있다. 뉴이재명은 이 대통령을 강력 지지하는 신형 친명계 팬덤이다. 여권 지지층의 신주류로 등장한 이들의 특징은 이 대통령을 지지하면서도, 그 지지가 민주당에 대한 온전한 지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뉴이재명은 당권파인 친정청래(친청)계, 소수파인 친문재인(친문)계와는 각을 세우고, 친이재명(친명)계에 힘을 실으면서 당내 권력 구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여기에 지방선거 공천을 노리고 있는 선수 간 각축전은 물론, 당 외부에서도 옥중 시간을 견디고 돌아온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 거물 인사들까지 가세하며 여권 집안싸움 구도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최근 이 대통령의 국무회의 생중계나 SNS 소통 정치에 효능감을 느낀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코스피 6000 달성' '행정 통합 시작' '부동산 전쟁' '실용외교' 등 각종 성과로 이어지면서 대통령을 새롭게 지지하게 된 뉴이재명 지지층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들의 지원사격으로 대통령의 60%대 국정 지지율이 나오고 있고, 자신감을 얻은 이 대통령도 본인이 직접 SNS로 정책 의제 설정과 스피커로 나서 뉴이재명 세력을 국정의 핵심 축으로 기용하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전략 조직의 한 핵심 관계자가 시사저널을 통해 내린 분석이다. 이 분석대로, 뉴이재명 지지층의 존재감은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한겨레와 한국정당학회가 시행한 신년 유권자 패널 조사(유권자 2020명 대상 모바일·전화면접조사 병행,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응답률 91.6%,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이 대통령을 지지한 유권자 가운데 21.9%(전체 유권자 중 13.6%)가 "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다가 집권 후 지지자로 바뀐 국민들"이라고 응답했다. 국민 10명 중 1~2명꼴로 뉴이재명 지지자들이 포진된 셈이다.
수치로만 보면, 여권의 외연이 확장된 덧셈 정치가 되어야 하지만 최근 뉴이재명 현상은 오히려 분열과 내홍을 상징하는 취지로 더 많이 거론되는 분위기다. 민주·혁신당 합당 정국에선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 대체로 합당을 원한 반면, 뉴이재명 지지층은 이재명 정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발해 양측이 충돌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당시 뉴이재명 일부는 합당 찬성파 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을 날리고, 정청래 대표와 대립했던 이언주·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을 적극 응원하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李 '중도보수론'에 따라 예고된 갈등?
친명계 주류층 역시 이 같은 지지세를 활용해 입지 굳히기에 돌입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이 정상화되고 우리가 지방선거뿐 아니라 총선에 이어 재집권하기 위해선 이분(뉴이재명)들과 함께 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친청계나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에선 '갈라치기'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친청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 지지율이 혹시나 떨어지면 뉴이재명 지지층이 줄었다고 설명할 것이냐"며 "기존 지지층도 하나로 단결시켜야 할 상황에 내홍만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균열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집권 전부터 외연 확장을 위해 꺼냈던 '중도보수론' 카드의 필연적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DJ(김대중)·586운동권·친노·친문으로 이어지는 '토종' 민주당 지지층은 기존 당 역사를 바탕으로 DJ·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부채·지지 의식이나 진보적 가치와 문법을 공유하고 있다. 마치 '외래종'처럼 최근 유입된 중도·보수 성향의 뉴이재명 지지층과 '토종' 민주당 지지층 간 정체성 충돌이나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 뉴이재명은 민주당과 일체감을 드러냈던 '문파' 등과 다른 결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과 대통령 취임 이후 선보인 중도·보수 색채의 기조와 정책에 공감해 새롭게 합류한 지지층이 대다수다. 그런 만큼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지지하지만 민주당에는 충성할지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한겨레 조사에서도 뉴이재명 지지층의 민주당 지지율은 34.1%밖에 되지 않았다. 이들 스스로도 "당이 아닌 이재명만 지지하는 실용주의 지지자들"이라는 슬로건의 포스터를 제작해 공유하고 있다.
정 대표가 충분한 숙의 없이 각종 과제를 밀어붙이면서 불거진 '당권 연임을 위한 자기 정치'에 대한 의심도 지지층 간 내홍에 기름을 부은 모습이다. 그간 정 대표는 취임 후 '사법 개혁' 속도전이나 '1인 1표제' '합당 추진' 등 각종 이슈와 관련해 청와대와 엇박자를 일으키며 뉴이재명의 불만을 고조시켜 왔다. 결국 합당 추진 정국을 거치며 폭발한 친명계 인사들은 정 대표 퇴진까지 거론하며 합당을 멈춰세웠고, 재명이네 마을 회원들은 정 대표를 퇴출시키기에 이르렀다.
친명 내부에서도 균열 조짐은 감지된다. 표면적으로는 '명심(이재명 대통령 의중)'을 공유하는 한 팀이지만 지방선거 공천을 앞두고 이해관계가 갈리면서다. 대표적으로 서울시장 유력 후보군인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무기징역형 선고와 관련해 "사법 절차가 시민의 뜻을 받든 결과"라며 환영 취지 글을 올렸다가 경쟁자들의 공세에 직면했다. 사형 선고를 촉구했던 박주민 의원은 "동의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고, 박홍근 의원도 "내란을 막기 위해 선봉에 섰던 서울 시민의 뜻과 동떨어진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권토중래를 모색하는 외부 거물 인사들도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은 5선 중진 송영길 전 대표는 곧바로 복당 신청과 함께 자신의 오랜 둥지이자 이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시사했다. 공교롭게도 송 전 대표의 맞수로 역시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등장하면서, 지도부 입장에선 공천 딜레마에 봉착한 상황이다. 여기에 송 전 대표가 여의도 귀환에 성공한다면 차기 당권까지 노리며 여권 지형을 흔들 것으로 점쳐진다.

맞붙은 '李의 남자들' 송영길 vs 김남준
합당 추진 정국의 핵심 축이었던 조국 대표도 민주당과의 '연대'와 '경쟁' 사이 줄타기로 판을 흔드는 모습이다. 그 과정에서 조 대표 역시 '뉴이재명-반(反)이재명' 프레임 논쟁에 연루됐다. 이와 관련해 조 대표는 "프레임을 만들어 유시민·정청래·김어준·조국을 반명으로 몰고 갈라치기를 하고 '올드·뉴'로 갈라치는 것은 민주·진보 진영 단결에 도움이 안 된다"며 "문제는 뉴이재명이라고 불리는 국민을 활용해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정치인 또는 정치 지망생이다. 대통령을 파는 자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뉴이재명 프레임의 여파로 당은 물론 범여권 전체가 분열될 경우 지방선거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전략 조직의 한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내홍으로 자멸하는 상황에서 우리도 똑같이 뺄셈 정치로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들이 신뢰를 가질 수 있겠나"라며 "반사이익으로 겨우 이기는 것이 아닌 압도적으로 이기려면, 뉴이재명이든 전통적 지지층이든 모두 통합할 전략을 당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내홍 봉합 필요성을 의식한 듯 정 대표도 적극 움직였다. 그는 공취모 활동을 당 차원으로 흡수하는 취지에서 '윤석열 정부의 조작기소 사건 관련 국정조사 추진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여기에 이 대통령 역시 "당은 당의 일을, 청은 청의 일을 잘하면 된다. 대통령은 뒷전이 된 일이 없고, 그렇게 느낀 적도 없다"며 직접 정 대표에게 힘을 싣는 메시지를 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뉴이재명 논쟁으로 촉발된 여권 주류·지지층 내홍을 봉합하는 취지에서 직접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지방선거 국면에서도 이 대통령이 간접 교통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당 입장에선 정국 주도권을 쥐고 있는 이 대통령의 힘을 빌려 내홍 악재를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대통령 집권 6개월 차에 지지율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이 대통령은 다른 여야 정당 지지자들이 계속 싸우는 가운데 그 전선에 있지 않고 자기 할 일인 행정을 잘하는 모습으로 지지층을 확대시켰다"며 "이번 지선도 대통령 후광이 크게 작용할 것이다. 당분간 대통령 중심 체제로 갈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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