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과 사의 순간 그가 선택한 건 로큰 롤

정유진 2026. 2. 2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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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 509m 상공, 손끝 하나에 생사가 갈리는 프리솔로 등반에서 한 등반가는 의외의 선택을 했다.

그의 귀에는 고요 대신 깨질 듯한 록 음악이 흘렀다.

그는 "거의 평생을 들어온 록 음악들"이라며 플레이리스트를 자신이 좋아하는 곡으로 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극한의 고요가 아닌, 강렬한 사운드 속에서 완성된 초집중의 등반, 깨질 듯한 록을 들으며 빌딩을 오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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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1곡의 플레이리스트 중 8곡 미국 록 메탈 밴드 툴(TOOL) 곡
지난 1월 25일 대만의 타이베이101 빌딩을 프리솔로로 오른 알렉스 호놀드. 그의 앞에 솟은 빌딩이 타이베이101이다.

단 한 번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 509m 상공, 손끝 하나에 생사가 갈리는 프리솔로 등반에서 한 등반가는 의외의 선택을 했다. 그의 귀에는 고요 대신 깨질 듯한 록 음악이 흘렀다. 세계적인 암벽 등반가 알렉스 호놀드(Alex Honnold)의 타이베이 101 등반 이야기다.

그가 오른 곳은 대만의 랜드마크 타이베이 101 빌딩이다. 로프나 안전 장비 없이 맨몸으로 오르는 프리솔로 방식으로, 정상까지 1시간 31분 35초 만에 도달했다. 극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음악을 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움을 자아낸다.

타이베이101 빌딩 중간 부분, 장식대를 오르고 있는 알렉스 호놀드. 사진=넷플릭스

호놀드의 프리솔로 등반은 지난 1월 25일 오전 10시 (한국 시각)에 진행되었다. 이 등반은 넷플릭스를 통해 스카이스크래퍼(Skyscraper)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그는 왼쪽 귀에만 이어폰을 꽂고, 오른쪽 귀는 비워둔 채 빌딩을 올랐다. 아래에서 들려오는 관중의 환호를 직접 듣기 위해서였다.

알렉스 호놀드는 등반 시작 후 1시간 30분 만에 높이 500여 미터에 이르는 빌딩 꼭대기에 섰다. 사진=넷플릭스

등반 후 큰 화제를 모은 건 그가 들은 음악이었다. 호놀드는 "대부분 툴(TOOL)의 곡이었다"라고 밝혔다. 이후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 등반 중 들은 곡을 'T101'이라는 이름으로 공개했다. 총 21곡 중 8곡이 미국 록 메탈 밴드 툴(TOOL)의 음악이었다. 이외에도 린킨 파크(Linkin Park), 더 유즈드(The Used) 등 강렬한 록 사운드가 리스트를 채웠다. 그는 "거의 평생을 들어온 록 음악들"이라며 플레이리스트를 자신이 좋아하는 곡으로 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익숙한 음악은 단순한 배경음이 아니었다. 타이베이 101의 핵심 구간인 '대나무 박스'는 한 섹션을 오르는 데 약 5~6분이 소요된다. 건물은 총 8개의 대나무 박스들이 겹쳐 쌓여 있는 형태다. 곡의 길이를 꿰고 있던 그는 훈련 중 노래 흐름을 기준 삼아 자신의 속도를 점검하곤 했다. 다만 등반 당일에는 전파 문제로 음악이 자주 끊겨 페이스 조절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는 '뭐 어때, 그냥 올라가자'라며 개의치 않았다고 전했다.

상식적으로는 집중을 방해할 요소였던 관중의 함성에 대해서 호놀드는 오히려 "처음 받아본 대중의 응원이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록 음악은 운동 효과를 높이는 데 유리한 장르로 알려져 있다. 115~135bpm 이상의 빠른 비트는 신체 능력과 지구력을 향상시키고, 집중력을 높인다. 이 때문에 유산소 운동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에서 선호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호놀드의 경우 단순히 음악 취향에 따른 선택이라 볼 수 있다.

극한의 고요가 아닌, 강렬한 사운드 속에서 완성된 초집중의 등반, 깨질 듯한 록을 들으며 빌딩을 오른 남자. 그야말로 진정한 '락(rock)'스타라 부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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