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특검 "윤석열 2023년부터 계엄 기획…12·3계엄 선포가 곧 내란죄"
"비상계엄 선포 요건 충족 못해…고령 고려도 잘못"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무기징역 선고에 항소한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2023년부터 준비된 12·3 비상계엄은 우발적 조치가 아니었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비상계엄 선포 자체를 내란죄로 보지 않은 1심 법원의 판단에 대해서는 "선포 요건과 필요성을 충족하지 않아 그 자체로 국헌 문란"이라며 수긍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특검팀은 27일 '피고인 윤석열 등 8명, 내란 우두머리 등 사건 전부 항소 제기' 언론 공지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에 대해 사실 오인, 법리 오해, 양형 부당의 위법이 있다며 항소를 제기한 이유를 설명했다.
"'노상원 수첩' 내용, 2023년 10월 군 인사와 대응…장기 준비"
특검팀은 '노상원 수첩'을 들어 비상계엄은 우발적인 조치가 아니라 2023년 10월 이전부터 기획된 장기간 준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이) 모친의 집에 은밀하게 보관하던 중 압수된 노상원의 수첩 메모에는 이 사건 비상계엄 및 그 후속 조치와 관련된 단계적 내용이 다수 확인됐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는 군 사령관 인사 관련 내용, 다음 국회의원 선거 일정, 특정 정치인 구금 계획 등 내용이 적혀있었고 이 내용이 2023년 10월 실제 군 사령관 인사 결과와 2023년 12월 해당 정치인의 신병 상태 변화 등과 대응하는 점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특검팀은 "종합하면 노상원은 이 수첩을 2023년 10월 단행된 군 사령관 인사 이전부터 작성하기 시작해 늦어도 2023년 12월에 작성을 마쳤다는 사실이 입증된다"고 했다.
반먄 1심 재판부는 '노상원 수첩'의 작성 시기를 특정할 수 없고, 내용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는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결심한 시기는 선포 이틀 전인 2024년 12월 1일'이라며 비상계엄이 장기 계획이었다는 특검팀 주장을 배척했다.
특검팀은 수첩 내용을 차치하더라도 원심의 계엄 준비 시기에 대한 판단에는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2024년 11월 9일 모여 비상계엄 선포 시 출동부대 준비 태세를 점검하며 결의를 다지고 비상계엄 실행을 구체화했다고 했다.
특검팀은 "이런 점에 비춰보면 윤석열 등은 늦어도 2024년 11월 9일 비상계엄 실행을 결정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같은 달 30일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여 전 사령관이 약 5시간 회동을 가지며 비상계엄 일자를 12월 3일로 결정했고, 12월 1일 곽 전 사령관과 이 전 사령관에게 통보했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고 했다.

"비상계엄 선포 요건 충족 못해…법원 판단 수긍 어려워"
아울러 특검팀은 '비상계엄 선포가 곧 내란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1심 재판부의 판단은 잘못됐다고 했다.
12·3 비상계엄이 헌법과 계엄법상 비상계엄 선포의 요건인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시, 적과 교전 상태에 있거나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돼 행정 및 사법 기능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 군사상 필요에 따르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를 충족하지 않아 위헌·위법하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는 그 자체로 국헌문란 행위로서 내란죄는 성립한다. 이에 반대되는 원심의 판단을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원심(1심)은 피고인들의 국헌문란 목적의 내용을 오로지 '강압에 의한 국회 제압 목적'으로만 지나치게 한정해 판단했다"며 "'5·18 내란 사건' 등에서 정립된 비상계엄 선포 행위의 내란죄 성립 여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가벼운 형이 선고됐다고 했다.
특검팀은 "원심은 윤석열이 국회 비상계엄 해제요구 의결 이후 수방사령관에게 실탄 사용을 허용하는 지시를 한 사실을 인정하고도 이를 불리한 양형 사유로 반영하지 않았다. 윤석열의 실탄 사용을 허용한 사싷을 인정함과 동시에 윤석열이 군인들에게 물리력 사용을 자제하도록 지시했다는 모순적 사실 인정을 했다며 오히려 유리한 양형요소로 고려했다"고 지적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고령'이라며 유리한 양형 요소로 고려한 점도 잘못이라며 "형사재판에서 연령은 유기징역형을 선고할 경우 선고할 형과 피고인의 여명 연수(남은 생존 연수)를 비교해 실효적인 형을 산정하기 위한 것이지 담순히 범행 당시 고령이었다는 사정은 유리한 양형 요소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특검팀은 "항소심에서 '노상원 수첩' 외에도 비상계엄 준비 시기 내지 목적을 입증할 수 있는 추가 증거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공소 유지 활동을 해 피고인들에게 죄책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내란 중요임무 행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은 징역 30년, 노 전 사령관은 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 징역 3년이 선고됐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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