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고교학점제 “소규모·특성화고 교사 부족”

조고운 2026. 2. 2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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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경남 등 농어촌과 소규모 고등학교의 준비 여건이 크게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계에서는 소규모 학교 교사 정원 기준 완화와 농어촌 근무 인센티브 확대, 순회교사 확충 등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고, 전문가들은 고교학점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제도 시행보다 지역 여건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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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 추진현황 보고서 맞춤형 교육·선택권 확대 취지 속 과목 개설 적고 성적 불이익 우려공동교육과정 등 여건 개선 시급

내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경남 등 농어촌과 소규모 고등학교의 준비 여건이 크게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학생 선택권 확대를 목표로 한 제도가 지역에 따라 선택 기회 자체를 달리 만들면서 교육격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전문가 간담회를 토대로 발표한 ‘고교학점제의 추진 현황 및 향후 과제(Ⅲ)’ 보고서는 고교학점제가 학교 규모와 지역 여건에 따라 다른 제도로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도 취지는 학생 맞춤형 교육과 선택권 확대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과목 개설 여건이 선택권의 범위를 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교학점제의 가장 큰 구조적 문제는 ‘선택권의 불균등’이다. 대규모 학교는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할 수 있지만 소규모 학교는 교원 부족과 학생 수요 한계로 과목 개설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실제 사례 분석에서는 대규모 학교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학점이 72학점인 반면 소규모 학교는 50학점 수준에 그쳤다. 이 같은 격차는 단순한 운영상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기회 차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소규모 학교 학생들은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기보다 학교가 개설한 과목 범위 안에서 교육과정을 구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남은 농산어촌 지역 소규모 학교 비중이 높아 이러한 문제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군 단위 고등학교 상당수가 학년당 2~3학급 규모에 그쳐 다양한 선택과목 운영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교사 수급 문제도 고교학점제의 구조적 한계로 지목된다. 농어촌 학교에서는 교사 1명이 여러 과목을 동시에 담당하거나 전공 외 과목을 지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기간제 교사나 시간강사 채용조차 어려워 과목 개설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보고서는 고교학점제 문제가 단순히 학교 적응 부족이 아니라 교원 부족과 개설 여력 격차, 입시 환경 변화가 결합된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에 교육 당국은 온라인학교와 공동교육과정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농어촌 지역에서는 접근성과 운영 여건이 걸림돌로 남아 있다. 학교 간 이동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생활지도 공백이 발생하는 등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수업 역시 자기주도 학습 능력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수업 확대 과정에서 학습 격차가 심화됐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보고서는 고교학점제가 ‘선택권 확대 정책’에서 ‘선택 가능 조건을 균등하게 만드는 정책’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교육계에서는 소규모 학교 교사 정원 기준 완화와 농어촌 근무 인센티브 확대, 순회교사 확충 등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고, 전문가들은 고교학점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제도 시행보다 지역 여건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간담회에서 제시된 현장 의견을 향후 입법·정책 개선 방안 마련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고교학점제가 학교 규모와 지역에 따른 격차를 확대하는 제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소규모 및 특성화고 맞춤형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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