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한국 패싱’ 부를 서해 한미훈련 마찰[문화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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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북아시아의 안보 지형은 단순한 갈등을 넘어 거대한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서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전방위적 전략 경쟁이 고착화하는 가운데,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고도화를 넘어 실전 배치 단계에 이르렀고, 일본은 '반격 능력' 보유를 선언하며 전례 없는 방위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다층적 긴장의 파고 속에서 최근 서해에서 실시된 미·일 연합훈련과 한국의 불참 결정은 단순한 외교적 해프닝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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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북아시아의 안보 지형은 단순한 갈등을 넘어 거대한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서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전방위적 전략 경쟁이 고착화하는 가운데,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고도화를 넘어 실전 배치 단계에 이르렀고, 일본은 ‘반격 능력’ 보유를 선언하며 전례 없는 방위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다층적 긴장의 파고 속에서 최근 서해에서 실시된 미·일 연합훈련과 한국의 불참 결정은 단순한 외교적 해프닝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이는 한미동맹의 작동 방식, 한미일 안보 협력의 임계점, 그리고 역내 세력 균형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대한 전략적 신호(Strategic Signaling)로 해석돼야 한다.
서해는 지정학적으로 극도로 민감한 공간이다. 이곳은 북한의 사정권 내에 있음과 동시에 중국 해군의 활동 반경이 급격히 팽창하는 해역이다. 중국에 서해는 수도권 방어의 ‘내해’이자 미 해군의 접근을 차단하려는 접근차단(A2)과 지역거부(AD) 전략의 핵심 시험장이다. 반면, 한미 연합 전력에 서해는 한반도 유사시 대규모 증원 전력이 전개되는 생명선과도 같은 통로다. 따라서 이곳에서의 미·일 양국 훈련은 상징적 무력시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통상 이러한 훈련에는 미 해군의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CVN)이나 강습상륙함,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 구축함 및 헬기 항모급 함정(JS Izumo 등)이 투입된다. 이는 단순한 항해가 아니라, 복합적인 연합 지휘통제(C2), 통합 방공망 구축, 정밀한 대잠수함 작전, 그리고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의 실시간 연동성을 점검하는 고도의 군사적 프로세스다. 이러한 ‘실전적 상호 운용성’은 전시에 연합 전력이 유기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이다.
우리나라의 미·일 훈련 불참은 군사적 공백보다 ‘정치적 불확실성’의 확산이라는 더 큰 문제를 초래한다. 동맹은 성문화된 조약보다 반복되는 훈련을 통해 축적되는 신뢰 자본(Trust Capital)에 기반한다. 연합훈련의 빈도와 강도는 동맹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가장 가시적인 지표다. 특히, 한미 확장억제의 실효성은 제도화의 깊이에 비례한다. 서해와 같은 민감 지역에서의 훈련 참여 기피가 반복된다면, 미국 내에서는 한국을 ‘필요할 때 옆에 없을 수도 있는 파트너’로 인식할 위험성이 크다.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의 안보 주권과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중국 변수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우리나라가 서해 미·일 연합훈련 참여에 소극적인 것은 단기적으로 중국과의 마찰을 피하는 방책이 될 수 있으나, 국제정치는 ‘약한 고리’를 파고들기 마련이다. 원칙이 결여된 모호성은 오히려 주변국에 오판의 근거를 제공할 뿐이다. 동시에 일본의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 미·일 안보 협력은 이미 기술적 일체화 단계에 진입했다. 한국이 주저하는 사이 일본은 미국의 가장 핵심적인 해양 파트너로서 지위를 굳히고 있다. 이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일본의 발언권을 키우고, 장기적으로 ‘코리아 패싱’을 야기할 수 있는 구조적 변화다.
결국 핵심은, 한국이 동북아시아 안보 지형에서 어떤 ‘전략적 정체성’을 지향하느냐에 있다. 안보정책은 감정적 민족주의나 단기적 비용 회피를 목적으로 설계돼서는 안 된다. 연합훈련은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행위이며, 동맹은 상호 비용 분담과 일관성을 먹고산다. 이제는 훈련 데이터와 주변국 팽창 속도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전략적 명료성’을 확보해야 한다. 바다로 나아가는 미·일과 뒷걸음치는 한국 사이의 간극이 더 벌어지기 전에, 동맹의 가치와 국익의 교집합을 정교하게 다시 그려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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