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다리에 쥐나는 ‘하지정맥류’…“자연 회복 불가능, 빨리 치료” [건강한겨레]

최지현 기자 2026. 2. 2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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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를 마친 저녁 이후 다리에 묵직한 느낌이 들고 피부색이 붉게 변하면서 잠을 잘 땐 다리에 쥐가 나거나 심한 가려움증, 근육 경련 등이 발생한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40대 직장인 ㄱ씨는 하루를 마치고 저녁만 되면 다리에 묵직한 느낌이 들고 밤에 잠을 잘 땐 다리에 쥐가 나 깨는 날이 많았다. 어떤 날 밤엔 발목이나 정강이의 피부색이 붉게 변하면서 다리를 비롯한 하체 전반에 심한 가려움증을 느끼기도 했다. ㄱ씨는 ‘피곤해서 그러려니~’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중 수면 중 다리에 심한 근육경련이 발생하는 날이 잦아져 병원을 찾았고 이러한 증상이 ‘하지정맥류’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정맥 내의 판막이 손상되어 혈액이 심장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역류해 다리 쪽에 고이면서 혈관이 튀어나오거나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는 혈관 질환을 말한다. 보통 다리의 힘줄이 튀어나왔을 때 하지정맥류를 의심하고 병원을 방문하기 쉽지만, 하지정맥류라고 해서 모두 혈관이 겉으로 튀어 나와 보이는 것은 아니다. 다리에 돌출된 정맥이 명확히 보이지 않아도, 정맥류 증상의 호전이 없고 다른 질환이 없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정맥은 혈액을 심장으로 보내는 통로이다. 혈액을 하체에서 심장으로 올려 보내는 다리 부위의 정맥 내부 판막이 손상된 까닭에 발에서 심장으로 올라가야 할 혈액의 일부가 정체하거나 역류하면서 하지정맥류가 발병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하면 정맥 내의 압력이 높아지고 혈액의 흐름 속도가 느려지면서 다리 정맥이 늘어나게 된다. 이 탓에 다리의 팽창감, 저리고 가려운 느낌, 피부 착색, 피하지방층이 두꺼워지거나 종아리 등 다리 부위의 혈관이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등의 증상도 발생한다.

특히, 다리에 돌출된 정맥이 보이지 않아도 다리가 무겁고 팽창감이 있거나 잘 때 쥐가 나서 깨는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다리 정맥 내부의 판막이 손상되는 과정이 피부 아래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는 하지불안증후군이나 척추 디스크 협착증, 당뇨 및 신부전(콩팥 기능 장애) 등의 만성질환과의 구분이 어려울 수도 있다. 당뇨나 신부전 등은 발끝이나 손끝 등 말초신경의 감각 저하나 당뇨발이나 다리가 붓는 증상이 특징적이다. 척추 디스크 협착증은 디스크가 눌린 한 쪽 다리의 종아리나 정강이 등의 저린 느낌과 감각 저하가 있을 수 있다. 신경질환인 하지불안증후군이 가장 구분하기 어려운데, 이땐 밤에 다리가 가려운 느낌이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에 가깝고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도 동반한다.

조재민 대진의료재단 분당제생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과장은 “다리 정맥이 늘어나는 원인은 유전적 요인이나 임신과 비만, 직업적 요인, 생활 습관과 자세가 좋지 않아 생길 수 있는데, 이때 다리가 붓고 무거운 느낌이 들고 근육경련이 함께 온다”며 “하지정맥류는 외견상 명확한 정맥류가 없더라도 판막의 역류가 있을 경우 증상이 심할 수 있다. 다리 정맥 혈관 돌출이 없다 하더라도 증상이 심할 수 있고 정맥 돌출이 심하다 하더라도 무증상인 경우가 있어 꼭 하지정맥류의 정도와 증상은 비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정맥류 진행단계별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하지정맥류는 질환의 특성상 자연 회복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고 새로운 증상이 동반될 수 있어 빨리 진단받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정맥류의 치료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맥의 판막 역류 여부를 확인하고 어떤 치료를 할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본적인 치료를 할 것인지, 보존적인 치료를 할지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보존적 치료는 하지 압박 스타킹 착용, 약물 치료, 운동 치료 및 생활습관 교정 등이 있다. 시술과 수술로는 보다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국소적 시술은 혈관에 직접 주사를 투여하는 혈관경화요법이 있으며 수술적 치료 방법으로는 혈관내 레이저, 고주파시술, 베나실과 클라리베인 등이 있다.

조재민 과장은 “하지정맥류는 한번 발생하면 불가역적 변화로 본인의 노력으로는 되돌릴 수는 없기에 조기 발견과 함께 중요한 것이 예방”이라며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자세, 다리를 꼬는 자세를 피하고, 부득이하게 한 자세를 유지해야 할 경우 중간중간 무릎과 발목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근육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요가나 가벼운 걷기 등을 통해 다리의 긴장감을 완화시키고, 매일 잠들기 전 15~30분 정도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해주면 다리 부종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며, 금연 및 금주, 저염 위주의 식사는 혈액순환을 개선해 정맥류 발생을 예방한다”고 조언했다.

최지현 기자 jhcho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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