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을 통한 구원’ 딜레마…려운의 ‘블러디 플라워’ [多리뷰해]
범죄자 살인 통한 임상 실험…윤리적 딜레마 야기
‘데뷔 10년 차’ 려운 연기 호평 다수
일부 배역 전문성 부족…다소 느린 전개에 지루함도

거대 스케일을 강조했던 시대극 ‘메이드 인 코리아’의 기세를 이어받아 디즈니 플러스가 이번엔 촘촘한 몰입감을 앞세운 ‘블러디 플라워’로 돌아왔다.
단 ‘블러디 플라워’는 디즈니플러스가 작품 제작사인 이오콘텐츠그룹으로부터 한국 내 배급권을 구매해 공개한 것으로 디즈니플러스가 제작비를 투자하고 전 세계에 독점 공개하는 오리지널 작품은 아니다.
작품은 지난 4일 첫 공개됐으며 이동건 작가의 장편소설 ‘죽음의 꽃’을 원작으로 한다. 범죄 및 법정 미스터리 스릴러 형태를 지님에 따라 배우들이 연기를 펼치는 장소도 비교적 한정적이다. 법정, 교도소를 주 공간으로 한다.
이를 십분 살려 배우 성동일은 려운, 금새록, 신승환 등 후배 배우들과의 연기 호흡에 앞서 적극 주도했다는 후문. 지난달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신승환은 성동일에 대해 “선배님이 촬영 시작 전 연극처럼 찍자고 이야기해 주셨다. 실제로 20페이지 대사 분량을 컷 없이 연기했다”면서 “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호흡감에 몰입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던 현장이었다”라고 말했다.
총 8부작으로 완성.

이게 살인자야, 구원자야?
‘블러디 플라워’는 모든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연쇄살인범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연쇄살인이라는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이우겸(려운)을 어떻게든 사형 집행하겠다는 검사 차이연(금새록)의 필사적 노력이 펼쳐진다. 그 가운데 이우겸의 변호를 맡게 된 박한준(성동일)의 딜레마가 존재하는데, 바로 불치병을 안고 있는 그의 딸이다.
‘연쇄살인범의 살인 동기가 불치병 치료제 개발을 통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함이었다면?’이라는 질문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렇듯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을 하는 방식 탓에 윤리적 차원에서 물음표가 달린다. 죽어야 마땅하지만, 불치병 환자를 살리는 영웅으로 바라봐야 하는 것일까. 그를 심판하는 법원도, 이 사안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도 크게 요동친다.
‘법과 정의’, ‘죄와 구원’의 경계가 회를 거듭할수록 날카로워지며 극 속도감을 높인다.

# 흥분하지 않는 살인자…난 ‘인류의 구원자’다 ‘이우겸’(려운) : 연쇄살인범이지만 탁월한 의학적 재능을 가진 인물. 모든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 기술’을 개발했다며 극 전개의 중심.
감정 기복이 크지 않고 차분하며, 살인을 저지르고도 자신을 구원자라고 외치는 뻔뻔함의 극치.

법조인으로서의 양심과 가족을 구해야 한다는 절박함 사이에서 갈등의 연속. 절실한 부성애와 법적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저돌적이면서도 끝까지 의심의 끝을 놓지 않는 강한 신념을 지니고 있다.

# 선악의 불분명…그 경계를 고민하게 하다
일반적인 드라마, 영화에는 선과 악의 역할이 명확하게 나뉘어져 이야기 전개를 이룬다. 그러나 ‘블러디 플라워’는 제목부터 변주를 줬다. 피를 뜻하는 ‘블러디’로 악한 존재를 강조하는 듯 하나, 꽃 의미의 ‘플라워’를 배치하면서 아름다움까지 교묘하게 표현했다.
살인 행위와 인류 구원의 가능성이라는 상반된 가치가 충돌하면서, ‘선과 악은 무엇인가’, ‘법과 생명의 가치는 어떻게 정의해야 하나’와 같은 철학적·사회적 질문을 던져 여운을 남긴다.
실제로 이 같은 요소 덕분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과 지속적인 토론이 일어나기도.

2017년 연기에 입문한 려운이 올해 ‘블러디 플라워’로 데뷔 10년 차의 내공을 유감없이 펼치고 있다. 대중적으로 려운이란 이름이 대단한 입지를 구축했다곤 장담할 수 없으나, 업계 내 존재감만큼은 인정받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려운에 대해 “상당히 다채로운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배우”라며 “스스로도 연기적 변신에 고심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안다. 매 작품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라고 높게 평했다.
실제로 려운은 데뷔작 SBS ‘사랑의 온도’를 시작으로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지금까지 작품을 통해 연기를 선보여왔다. 특히 그는 이른 시점부터 주연급 연기를 도맡으며 연기에 불을 지피는 중.
이번 작품 속에서도 사이코패스 경계선에 있는 살인마의 복잡한 인간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면서, 등장인물 간 심리적 대립을 극대화 시킨 일등공신.

# 전문 의학·법정 드라마라고 하기엔 애매…전개와 설정의 불확실성
연쇄살인마 이우겸과 검사 차이연의 법정 내·외부 공방 장면이 지나치게 길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의료 시연을 통한 이우겸의 능력 검증 요구와 차이연의 사형 구형 내용을 반복적으로 강조한다는 점. 분명 뛰어난 갈등 설정에도 불구하고 시청자 입장에선 답답함을 끌어올리는 대목이다.
긴장감 유지보다는 대화 위주가 지루함을 배가시키고 있는 중. 특히 “어떻게 치료가 가능해지는가”에 대한 과학적 또는 이론적 설명은 거의 없어 설득력도 약한 편.
이미 알려진 갈등 구조가 새로운 전개로 나아가기보다 재차 법원의 판단을 요구하는 씬이 반복되는 경향에 아쉬움이 남는다. 법률에 따른 깊고 세밀한 법적 다툼은 보이지 않는다. 감정이 실린 억울함과 분노만이 법정을 감쌀 뿐, “그래서 뭘 더 설명하고 싶은 건데?”라는 물음표만 곳곳에 남긴다.

금새록은 감독과 상의 끝에 칼단발 헤어스타일로 변신해 이번 검사 역을 소화하기로 결정했다고 스스로 밝힌 바. 차가움을 강조하기 위함이었으나 자칫 다소 오만하고 거만하게만 느껴지는 분위기에 어색함까지 풀풀.
특히 대사 표현이 과장되며 단일적이라는 지적이 다수 존재한다. 연기가 깊이 있게 와닿지 않는다는 게 결정정 이유. 이에 일각에서는 려운이 명연기로 구축한 몰입감을 금새록이 덜어낸다는 아쉬움도 흘러나오는 중.
그간 코믹함과 진지함을 오가는 리듬감 있는 생활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냈던 그에게 다소 정제돼 있는 검사 역할은 맞지 않는 옷임을 느끼게 함.

시작 기세는 좋았다. 1, 2화 공개 직후 작품은 글로벌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및 키노라이츠, 디즈니플러스 사이트에서 모두 디즈니플러스 일간 통합 1위에 올라섰다.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연쇄살인범이라는 전례 없는 소재가 흥미 유발의 결정적 계기가 된 것.
홍보의 부족일까, 입소문이 나지 않은 것일까.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에서만 플릭스패트롤 기준, 2위를 기록할 뿐 글로벌 영향력은 미비한 상태.
콘텐츠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IMDb에서는 7.9(최고점 10점 기준) 평점을 얻으며 혹평은 피하는 중. 국내 OTT 플랫폼 검색 엔진 서비스를 담당하는 키노라이츠 기준, 별점은 2.5(최고점 5.0 기준)로 쓰라린 수준.
[시청자소리]
호
“소재 자체가 몰입하기 좋긴 하네”, “려운, 봄은 온다. 차곡차곡 필모 쌓으며 성장하는 게 눈에 보이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재라 신선하고 긴장감이 있어서 재밌네요”, “일부 미스 캐스팅이 보이긴 하는데 다른 배우들이 워낙 잘해서 몰입 가능”, “디즈니가 정신 차리고 재밌는 거 내줘서 행복함”, “다들 연기 괜찮은 편”
불호
“여검사 왜 국어책 읽는 거죠”, “연출이 좀 어설프네. 명확한 게 없어”, “검사 연기가 어색하고 단발은 또 왜 했을까”, “법은 국회에서 만드는 거지, 재판장이 제멋대로 하는 게 아닌데 빈틈이 많다”, “몰입 안 되는 몇몇 배우가 있네요”, “한 번에 공개해도 볼까 말까인데, 연기력도 애매해서 아쉽네”, “고민할 내용은 맞지만 굳이 드라마로 할 정도인가 의문”

#별점 ★★★
고민하고 회의만 하다 끝난 찝찝함 (지승훈 기자)
#별점 ★★☆
소재 고민만 많이 했군요! (방송 담당 기자)
#별점 ★★
소재를 삼키지 못한 연기력...디플 로그아웃 (영화 유튜버)
#별점 ★★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 (방송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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