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한학자 총재는 측근들에 이용당했다… 통일교 해체해야”

노지운 기자 2026. 2. 2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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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의장… ‘통일교 사태’ 첫 인터뷰
28년전 선친 후계자 지명된후
교회 해체하려 하자 내부 반발
중간지도자들 특혜잃을까 반기
윤영호·정원주, 자신 야욕 채워
형제 난? 난 한번도 싸운적없다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호텔에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창시자이자 초대 교주인 고 문선명 총재의 3남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GPF) 세계의장이 통일교의 정관계 금품로비 의혹에 대한 자신의 입장과 민간 주도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현재의 통일교는 근본적 목적을 상실한 범죄 조직이나 다름없습니다. 종교 법인으로서 허가를 취소하고 해체해야 합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창시자이자 초대 교주인 고 문선명 총재의 3남 문현진(54) 글로벌피스재단(GPF) 세계의장은 지난 2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관계 금품로비 의혹’ 등으로 수사받고 있는 현 통일교 상황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의장은 1998년 문 총재의 후계자로 지명됐지만, 평화·통일운동 방향과 통일교 재단 운영, 지배 구조를 둘러싸고 당시 통일교 수뇌부와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결국 2012년 통일교 교단 및 어머니 한학자 총재 등 일가와 완전히 분리·독립해 글로벌 평화운동가로 독자적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문 총재의 직계가족이 통일교 사태에 대해 공식 인터뷰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 의장과의 인터뷰는 서울 영등포구 한 호텔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문 의장과 일문일답.

―현재 통일교가 직면한 위기의 근본적 원인은 뭐라고 보나.

“무능한 지도부가 기득권과 특혜에 집착했기 때문이다. 어머니(한 총재)와 동생들이 비열한 중간 지도자들에게 이용당한 것이다.”

―기득권과 특혜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선친이 나를 정식 후계자로 지명한 후 그 뜻에 따라 교회 조직을 해체하려 했다. 그러자 중간 지도자들의 반발이 극심했다. 조직이 해체되면 그동안 조직을 바탕으로 중간 지도자들이 누려왔던 조직·재정 등에 대한 권한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중간 지도자들이 교회 조직 해체를 거부하면서 서서히 내부 분열이 시작됐고, 결국 지도부엔 능력은 없고 야심이 가득한 이들만 남게 됐다. 문 총재의 본래 취지는 특정 교단이나 종파를 만드는 데 있지 않았다. 문 총재는 새로운 종교를 세울 의도가 없었으며, 1996년 제도화된 종교의 틀을 깨기 위해 스스로 ‘교회 시대 종언’을 선포하고 새로운 시대의 기구로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을 창설했다.”

현재 문 의장의 모친인 한 총재는 윤석열 정부 시절 이뤄진 정관계 금품로비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돼 구속된 상태다.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과 오랜 기간 동안 한 총재를 보좌했던 정원주 전 통일교 총재비서실장도 정치자금법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 또는 재판을 받고 있다. 문 의장은 현재 수감 중인 한 총재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번 사태에 한 총재의 책임도 있다고 보나. 수감된 한 총재와 만난 적은 없나.

“어머니는 교회 중간 지도자들이 만든 또 다른 희생자라고 생각한다. 고령인 어머니를 수감 상황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지도부 측에 여러 차례 도움을 제안했다. 하지만 현 지도부 인사들은 어머니와 내가 만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한 나머지 일절 반응이 없었다. 선친께서 인정한 후계자는 내 동생도, 어머니도 아닌 오직 나 한 사람뿐이었다. 어머니는 고교도 졸업하지 못한 분이고, 결혼한 뒤에는 항상 아버지와 교단의 보호를 받아왔다. 자신을 메시아로 생각한 것이 죄라면 죄지만, 범법 행위에 고의성이 있었다고 보지 않는다.”

―한 총재가 2대 교주에 오르면서 내세운 ‘독생녀론’이 통일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많다. 왜 생겨났고 무엇이 문제라고 보나.

“중간 지도자들이 ‘독생녀 교리’를 앞세워 한 총재에게 법적 권위를 부여함으로써 모든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한 총재에게 지우고 자신들은 뒤로 숨어 버렸다.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정 전 비서실장 등 아첨과 아부로 자리를 차지한 이들이 어머니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자신들의 야욕만 채우기 급급했다. 그들이 외부 로비를 시도한 정황과 통일교 간부들이 한 총재에게 작성한 ‘TM(True Mother) 특별 보고’ 문건의 존재는 어머니와 중간 지도자들이 운동을 이끌지 못하고 있었다는 증거다.”

문 의장은 세간에 알려진 ‘통일교 형제의 난’ 논란에 대해서는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고, 그들이 먼저 돈을 들여 30회가 넘는 소송을 걸어왔을 때 대응했을 뿐”이라며 “동생들도 어머니처럼 교회 지도자들에게 이용당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벼랑 끝에 선 통일교 문제의 가장 시급한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보나.

“현재의 통일교는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유지 자체가 어려울 것이다.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통일교를 해산시키는 것이다. 현 상황에선 일본 법원이 통일교를 해산할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 정부도 범죄 집단으로 전락한 통일교를 해산해야 한다.”

노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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