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롯4' 이엘리야, '최저점 굴욕' 딛고 증명한 소름 돋는 반란 [별 헤는 밤]
이제는 진짜 '가수' 이엘리야의 2막을 기대하며

(MHN 홍동희 선임기자) 지난 26일 밤, TV조선 '미스트롯4' 준결승 무대. 기호 1번 이엘리야가 이미자의 '황혼의 블루스'의 마지막 소절을 끝내고 옅은 미소를 지었을 때, 그것은 단순한 경연 무대의 종료를 의미하지 않았다. 그것은 19세 소녀 시절, 성대결절과 함께 잃어버렸던 '노래하는 자아'를 13년 만에 온전히 되찾았음을 알리는 조용한 승전보였다.
최종 순위 8위. 비록 결승전으로 향하는 'TOP 5'의 문턱에서 아쉽게 멈춰 섰지만, 대중은 이제 그녀를 그저 연기 잘하는 '배우 이엘리야'로만 부르지 않는다. 지난 3개월, 그녀가 무대 위에서 쏟아낸 진심은 시청자들의 가슴속에 '가수 이엘리야'라는 이름 석 자를 선명하게 새겨 넣었다.

이엘리야의 음악 인생은 초등학교 3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악과 한국무용, 가야금 등을 배우며 음대 입시를 준비하던 그녀에게 운명은 가혹했다. 대학 입시를 목전에 둔 결정적인 순간 찾아온 '성대결절'. 노래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열아홉 소녀가 차선책으로 선택한 험난한 길이 바로 연기였다.
2013년 드라마 '빠스껫 볼'로 데뷔한 이래, 13년간 수많은 작품에서 주연급으로 활약하며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하지만 성공한 배우의 화려한 미소 이면에는 늘 '노래'를 향한 짙은 갈증이 응어리져 있었다. "더 늦기 전에 용기를 내보자"며 번듯한 소속사의 후광도 없이 홀로 오디션장에 나타난 그녀의 모습. 그것은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자신의 가장 원초적인 꿈에 투신한 한 예술가의 처절하고도 숭고한 용기였다.
'올하트'로 연 황홀경… 매 무대가 스스로와의 싸움
마스터 예심에서 김연숙의 '가슴은 알죠'를 불렀을 때, 마스터 진성은 "만추의 계절, 황홀경에 빠졌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우 특유의 섬세한 감정선과 탁월한 가사 전달력은 화려한 기교에만 치중하던 기존 트로트 판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이후의 여정은 그야말로 '투혼'의 연속이었다. 본선 2차전 데스매치에서는 혜은이의 '비가'로 퍼포먼스 강자를 꺾었고, 본선 4차전 레전드 미션에서는 비인두염과 성대 부종으로 목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는 최악의 컨디션 속에서도 최진희의 '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를 열창해 마스터 점수 1,411점이라는 마의 벽을 돌파했다. 무대를 마치고 대기실로 돌아와 "고마워 목아, 버텨줘서"라며 남몰래 읊조리던 그녀의 독백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가창력을 뛰어넘는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마스터 점수 최저점에도 무너지지 않은 '최종 8위'의 품격
준결승전에서 이엘리야는 정통 트로트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이미자의 '황혼의 블루스'를 꺼내 들었다. 억지스러운 몸짓 대신, 오직 목소리와 눈빛만으로 서사를 만들어내는 그녀의 '정중동' 창법은 정통 트로트를 자신만의 우아한 색깔로 재해석했다는 값진 평을 이끌어냈다.

비록 이날 마스터 심사에서는 최저점을 받는 뼈아픈 결과를 안았지만, 그녀의 진심에 응답한 시청자들의 지지가 더해지며 최종 순위 8위로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오랫동안 강력한 팬덤을 구축해 온 현역 가수들의 두터운 벽을 넘지 못하고 최종 결승전 티켓은 허찬미, 이소나, 홍성윤, 윤태화, 길려원 등 5명에게 돌아갔다. 함께 탈락의 고배를 마신 유미, 윤윤서, 염유리, 김산하 등과 함께 그녀의 도전도 여기서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탈락이 확정된 순간, 이엘리야는 누구보다 환하게 웃으며 동료들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애초에 그녀에게 이번 오디션은 마스터의 점수나 최종 순위가 중요한 싸움이 아니었다. 스스로 잃어버렸던 목소리를 찾고, 대중 앞에서 그 진심을 확인받는 '치유의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이엘리야가 '미스트롯4'에 남긴 유산은 결코 가볍지 않다. 유명 배우의 가벼운 '외도'나 화제성 몰이가 아님을 실력으로 증명했고, 2040 젊은 층을 트로트 시청층으로 대거 유입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비록 'TOP 5 진출 시 홍대 버스킹을 하겠다'던 그녀의 공약은 무산되었지만,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그녀는 이미 전 국민의 마음속에 가장 화려하고 감동적인 자신만의 무대를 완성했으니 말이다. 13년의 긴 침묵을 깨고 마침내 알을 깨고 나온 '가수' 이엘리야. 그녀가 앞으로 배우와 가수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며 펼쳐낼 인생의 제2막이 벌써부터 가슴 벅차게 기다려진다.
사진=TV CHO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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