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고속정 탄 테러 연루자 2명, 미국서 처벌 안 받았다”···승선자 10명 이름 공개

쿠바 외무부가 자국 영해를 침범한 고속정 사건을 ‘테러 시도’로 규정하고 승선자 10명의 이름을 전원 공개했다.
미 언론은 이들 가운데 복수의 미국 국적자가 포함돼 있다고 보도해, 이미 경색된 양국 관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쿠바 정부는 특히 승선원 중 2명이 과거 테러 관련 범죄에 연루됐음에도 미국에서 처벌받지 않았다고 주장해, 향후 미국 측에 책임 규명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카를로스 페르난데스 데코시오 쿠바 외교부 차관은 26일(현지시간) 외교부 홈페이지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전날(25일) 플로리다주 등록 선박에 탑승한 10명이 테러 목적을 갖고 침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초기 적발 시점부터 미 국무부를 포함한 미국 당국과 연락을 취해왔다”고 설명했다.
데코시오 차관은 이어 “미국 정부도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협력 의사를 밝혔다”며 “양국 간 기존 협정 체계에 따라 관련자 신원, 범행 수단, 기타 세부 정보에 대한 자료를 미국 측에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바 당국은 승선자 10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데코시오 차관은 이 가운데 아미하일 산체스 곤살레스와 레오르단 엔리케 크루스 고메스 등 2명이 과거 테러 행위에 연루돼 쿠바 수사 당국이 수배해온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정보는 각각 2023년과 2025년 미국 측과 공유한 수배자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고 쿠바 측은 주장했다.
그는 “이들은 미국 영토 내에 체류하면서 처벌을 받지 않았다”며 “해당 2명을 포함해 당시 명단에 오른 개인 및 단체에 대한 최신 정보를 요청했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요주의 인물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데코시오 차관은 또 “쿠바는 60년 넘게 수많은 테러와 공격의 희생자가 돼 왔고, 그 대부분이 미국 영토에서 기획·자금 지원·실행됐다”고 주장했다.
승선자들의 국적과 관련해 AFP통신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최소 2명이 미국 시민권자라고 보도했다. 미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는 사망자 중 최소 1명과 부상자 1명이 미국 시민권자라고 전했으며, 해당 고속정이 플로리다에서 도난 신고된 선박이라고 밝혔다.
쿠바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중부 비야클라라주 카요 팔코네스 섬 인근 해상에서 국경수비대가 자국 영해에 진입한 미국 고속정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교전이 발생했다. 쿠바 측은 신원 확인을 위해 접근하자 고속정에서 먼저 발포해 대응 사격을 했고, 이 과정에서 승선자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교전 과정에서 부상한 6명을 포함한 다수 승선자의 범죄 및 폭력 전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속정에는 장총과 권총, 화염병, 방탄조끼 등이 실려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쿠바 당국의 발표만을 근거로 판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토안보부와 해안경비대가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해당 고속정과 미국 정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국가 주권과 안정을 위협하는 어떠한 테러 및 용병 행위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2261507001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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