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어낚시’는 잠시 안녕…저수지 얼음 깨는 지자체들

해빙기 안전사고로 5년간 20여명 사상…강원권 낚시 명소도 ‘비상’
낚시꾼들 ‘출입 통제’ 강제 어려워…순찰·해산 권고 등 ‘예방 총력’
“겨울이 지나기 전에 한 번 더 빙어 낚시를 즐기려 했는데 정말 아쉽네요. 얼음낚시터에 아예 들어가지 못하게 해놨으니 어쩔 수가 없죠.”
26일 오후 북한강 상류인 강원 춘천시 사북면 신포리 얼음낚시터. 한 50대 부부가 차량에서 낚시 가방조차 꺼내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낚시터의 진입로 주변 얼음이 모두 파쇄돼 있고, 곳곳에 안전사고 위험을 알리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부부는 “이달 초 지인들과 함께 얼음판 위에 텐트를 설치하고 빙어 낚시를 즐겼는데 불과 10여일 후 상황이 이렇게 바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낮 기온이 10도 안팎까지 올랐다. 북한강 상류에 형성된 얼음판 위에서 물기가 관측되는 등 해빙 속도도 점차 빨라지는 듯 보였다. 일주일 전 28㎝에 달했던 신포리 빙어 낚시터의 얼음 두께는 10~15㎝가량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해빙기(2~4월) 얼음낚시는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 저수지 등 실외 낚시터의 경우 낚시꾼을 강제로 통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미약해 보통 현수막 등으로 위험성을 알리는 수준에 그친다.
이를 고려해 춘천시는 지난 19~20일 굴착기를 동원해 사북면 신포리·지촌리·원평리·고탄리·인람리와 서면 오월리·현암리, 삼천동 송암스포츠타운 주변 등 낚시터 10곳의 진입로 얼음을 모두 부쉈다. 아예 낚시터에 들어가기 어렵게 만들어 낚시꾼들 스스로 발길을 돌리도록 한 것이다.
얼음 파쇄는 효과적이었다. 신포리, 원평리 일대 주민들은 “이달 초까지 주말과 휴일마다 500~1000명씩 낚시꾼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던 빙어 낚시터도 진입로 얼음 파쇄 조치가 이뤄진 후부터 한산해졌다”고 말했다.
춘천시는 하천단속반원 등을 대거 투입해 북한강 일대 주요 얼음낚시터를 매일 순찰하며 특별 안전점검도 벌이고 있다. 신동녘 춘천시 하천관리팀 주무관은 “해빙기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낚시꾼들도 출입 통제 권고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얼음낚시 포인트가 많은 횡성군도 이달 말까지 지역 내 54개 농업용 저수지에 대한 안전점검을 시행하기로 했다. 순찰팀 2개를 편성해 저수지의 해빙 상태를 자세히 확인하고, 안전시설물을 설치해 출입을 엄격히 통제할 방침이다. 얼음낚시꾼 해산 조치도 병행할 예정이다.
소방당국은 해빙기에 특히 안전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2021~2025년 해빙기에 호수나 저수지, 하천 등에서 얼음이 깨지면서 발생한 안전사고가 24건 보고됐다.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 180여건의 해빙기 안전사고로 20여명의 사상자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15일 홍천군 남면 유치저수지에서 낚시 중이던 60대 A씨도 얼음이 깨지면서 물에 빠졌다가 40여분 만에 구조됐다.
소방당국은 빙판 위에 올라갔을 때 얼음이 갈라지는 소리가 나거나 물이 차오르면 즉시 대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오승훈 강원도소방본부장은 “해빙기는 겨울철 얼었던 얼음이 녹으면서 수난사고 위험이 커지는 시기”라며 “저수지, 하천 등 내수면 출입을 자제하고 사고 예방을 위해 각별한 주의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글·사진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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