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이기는 정부 없다'던 다주택자들 이젠 "팔고 싶다"

김병덕 2026. 2. 2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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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매물이 4개월여 만에 7만건을 다시 넘어선 가운데, 강남권 대단지 '국평'(전용 84㎡)을 중심으로 수억원 단위 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현재 매물 상당수가 기존 거래가보다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지만, 매수자들이 이를 따라가지 않고 있다"며 "실제 처분이 급한 매도자들은 막판에 가격을 더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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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다가오자
서울 아파트 매물 한달새 24% 증가
버티던 호가도 수억원씩 낮아져
3~4월 가격 조정 분수령 예측도

[파이낸셜뉴스] 양도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매물이 4개월여 만에 7만건을 다시 넘어선 가운데, 강남권 대단지 '국평'(전용 84㎡)을 중심으로 수억원 단위 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은 이미 매수자 우위로 기울었다는 평가다.

26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33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19일 이후 처음으로 7만건대를 회복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23.9%(1만3556건) 급증한 수치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해 3월 9만건에 육박했으나, 이후 정책 발표가 이어지며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10·15 공급대책 이후 6만건대로 줄었고, 올해 1월 26일에는 5만5695건까지 떨어지며 2023년 2월 이후 약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확정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오는 5월 10일부터 적용되는 중과는 기본 양도세율(6~45%)에 2주택자 20%포인트, 3주택자 30%포인트를 추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관련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24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중과 회피를 위해 처분에 나서는 다주택자들이 늘면서 매물이 빠르게 쌓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값이 일제히 하락 전환한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물건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강남권 대단지 '국평' 수억원 하락
매물 증가는 가격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9000~1만가구 이상 대단지 '국평'의 호가 최근 잇따라 급락했다.

서울 송파구의 9510가구 규모 대단지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이날 기준 최저 호가가 26억9000만원까지 내려왔다. 지난달 13일 실거래가 31억2500만원과 비교하면 4억3000만원 이상 낮다. 3.3㎡당 1억원을 웃돌던 가격도 9000만원대로 밀렸다.

전용 59㎡ 역시 최저 호가가 25억7000만원으로, 지난해 12월 말 27억8000만원 대비 2억원가량 낮아졌다. 단지 내 매물만 950건을 넘어선다. 중개업소에는 "급매가 나왔다"는 안내 문구가 잇따르고 있다.

강동구 1만2032가구 규모의 올림픽파크포레온도 상황은 유사하다. 전용 84㎡ 최저 호가는 27억원으로, 지난해 10월 최고 실거래가 33억원 대비 6억원 하락했다. 전용 39㎡는 한 달 전 18억원 안팎이던 호가가 최근 16억5000만원 수준까지 내려왔다. 이 단지 매물도 700건을 웃돈다.

자치구별로는 한강벨트와 강남3구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성동구 매물은 한 달 새 55.7% 늘었고, 광진구(44.5%), 송파구(42.2%), 동작구(40.4%), 마포구(40.0%) 등이 뒤를 이었다.

25일 서울시내 한 부동산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더 낮춰야 매수"…3~4월 분수령
매물이 급증했지만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매수자들이 추가 가격 조정을 기대하며 관망하고 있어서다. KB부동산 주간 통계에 따르면 2월 둘째 주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85.3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실제 거래까지는 허가 절차와 시일이 필요하다. 중과를 피하려면 늦어도 4월 중순에는 계약을 마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따라 3~4월이 가격 조정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현재 매물 상당수가 기존 거래가보다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지만, 매수자들이 이를 따라가지 않고 있다"며 "실제 처분이 급한 매도자들은 막판에 가격을 더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과 시행 이후에는 매물이 다시 잠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5월 10일 전까지는 급매 출회로 가격이 조정되겠지만, 이후에는 매물이 줄며 반등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최아영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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