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훈 좌절감 누가 헤아릴까…"마음 아파서 더는 생각 안 하려고요" 속마음 고백했다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최원영 기자] 어쩌면 믿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 야구 대표팀에 승선해 고대하던 대회 출전을 앞두고, 정말 예상하지도 못한 부상을 만났다. 그만큼 좌절감은 컸다. 한화 이글스 포수 최재훈(37)은 이제야 덤덤히 그때 이야기를 꺼낸다. 참 힘든 시간이었다.
최재훈은 2008년 두산 베어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해 그해 프로에 데뷔했다. 두산서 줄곧 백업으로 지내다 2017년 4월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에 입성했다. 곧바로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까지 꾸준히 한화의 안방을 지켰다. 지난 시즌엔 1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6(269타수 77안타) 1홈런 35타점을 빚었다.
최재훈의 1군 통산 성적은 1356경기 타율 0.260, 859안타, 30홈런, 326타점, 363득점 등이다.
묵묵히 자리를 빛내 온 최재훈은 한국 야구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 6일 공식 발표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최종 엔트리 30인에 발탁됐다. 박동원(LG 트윈스)과 함께 포수로 이름을 올렸다.

처음으로 1군 국가대표팀에 뽑힌 것이었다. 최재훈은 경찰 야구단에서 복무 중이던 2011년 파나마 야구월드컵에 출전했다. 전역 후 두산에 몸담던 2012년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등에도 참가한 바 있다. 하지만 두 대회 모두 1군이 아닌 2군 및 아마추어 선수 등으로 구성된 대표팀이었다. 이번 WBC에선 쟁쟁한 선수들과 제대로 실력을 겨뤄보고자 했다.
그런데 부상 암초를 만났다. 최재훈은 지난 8일 한화의 스프링캠프 도중 수비 훈련을 하다 홈 송구를 받는 과정에서 공에 오른손을 맞았다. 타박이 발생해 현지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촬영한 결과 오른쪽 4번 손가락(약지) 골절로 전치 3~4주 소견을 받았다. 결국 최재훈은 대표팀에서 중도 하차했고 김형준(NC 다이노스)이 대체 발탁됐다.
부푼 꿈이 물거품이 됐다. 한화의 2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에서 만난 최재훈은 "처음 다쳤을 땐 그냥 타박상인 줄 알았다. 선수들도 '에이 괜찮네'라고 했다"며 "손톱에서 피가 많이 나길래 손톱이 깨진 줄 알았다. 그런데 검사 결과 골절이라고 하더라"고 돌아봤다.

최재훈은 "(문)동주가 오보인 줄 알았다고 하는데, 나도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검사한 사진을 한국으로 보내 판독했다. 한국 병원에서도 다 골절이라고 했다"며 "그때부터 더 아픈 것 같았다. 내 인생 마지막 대표팀이라 생각해 너무나도 기대했다. 부상을 숨기고 가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대표팀에서 송구도 제대로 못 하면 민폐일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음이 너무 아파서 더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은 그래도 괜찮다"며 "팀에서 타격 훈련 등을 문제없이 소화하고 있다. 내가 불펜 포수들보다 투수들 공을 더 많이 받는 것 같다. 개막전 복귀를 목표로 훈련 중이다"고 말했다.
소속팀 후배 문동주도 선배의 마음을 헤아렸다. 문동주는 오른쪽 어깨 염증으로 최종 엔트리에 안착하지 못했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불펜 피칭을 진행하며 어깨 상태를 점검 중이다.

문동주는 "최재훈 선배님께서 손가락이 아프신데도 계속, 모든 투수의 공을 받아주신다. 팀에 정말 큰 파이팅을 넣어주시고 있다"며 "선배님께서 우리 공을 받아주신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정말 크게 와닿는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모든 투수가 그렇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WBC를 앞두고 선배님께 연락이 자주 왔다. 대표팀에 가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짐은 어떻게 챙겨야 하는지 등 사소한 것까지 엄청 신경 쓰셨다. 그래서 선배님의 부상이 너무나도 아쉬웠다"며 "한국에서 검진 후 팀에 합류하기 위해 비행기에 오르는데 선배님의 부상 기사를 보고 오보인 줄 알았다. 캠프지에 도착해 선배님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설명했다.
최재훈이 아픔을 딛고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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