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의무화’ 상법 개정안 통과... K-디스카운트 해소 신호탄

서청석 기자 2026. 2. 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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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수십 년간 한국 증시를 짓눌러온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결정적 변곡점을 맞이했다.(구글 노트북 LM)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수십 년간 한국 증시를 짓눌러온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결정적 변곡점을 맞이했다.

27일 국회 등에 따르면 '3차 상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지배주주 중심의 의사결정 체제를 개편하는 거버넌스 개혁의 최종 단계로 평가받는다. 이번 법안은 기업이 신규 취득한 자사주를 1년 이내에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했으며, 인적분할 시 자사주에 대한 신주 배정을 금지해 대주주의 지배력 방어 수단으로 악용되던 우회 경로를 원천 차단했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과 주당 배당금을 동시에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를 통해 '자사주 매입'이 곧 주식의 본질적 가치를 높이는 행위로 연결되는 글로벌 표준으로 회귀하게 되었으며, 국내 자본시장의 구조적 재평가 가능성을 높였다.

입법 기대감이 기업들의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면서 2026년 1분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시장가 기준 20조원 이상의 자사주가 소각된 것으로 집계됐다. 정책에 호응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며 증권, 보험, 은행 등 이른바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을 중심으로 강력한 주가 상승 랠리를 보였다.

주요 기업별 1분기 자사주 소각 현황을 살펴보면 SK하이닉스가 12조2400억원 규모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으며, 삼성물산(2조3266억원), 신한지주(1조3000억원), 메리츠금융지주(703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POSCO홀딩스, KB금융, 넷마블, KT 등이 대규모 소각 대열에 합류하며 주주환원 강화에 나섰다.

특히 KT&G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 보유 자사주 전량인 1086만6189주(발행주식의 9.5%)를 소각하기로 결의하며 개정안의 취지를 적극 반영했다. 이번 결정은 4년간 3조7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약속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일환으로,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을 2명으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 등을 상정해 거버넌스 개선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보유 중인 자사주 비율이 높아 향후 추가적인 가치 제고가 기대되는 종목들도 주목받고 있다. 2025년 4분기 기준 신영증권(53.1%), 조광피혁(46.6%), 일성아이에스(46.2%), 텔코웨어(44.1%), 부국증권(42.7%) 등은 자사주 비중이 매우 높아 법안 시행에 따른 실질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군으로 분류된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법적 강제성이 적용되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표될 기업들의 '실질적인 변화' 강도로 이동하고 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차 상법개정안이 통과 직전까지는 자사주를 많이 가진 해당 종목들이 같이 가는 장세였다면, 이제는 행동을 보여주는 기업과 보여주지 않는 기업이 차별화될 것"이라며 "규정을 잘 지켜서 주주 환원을 높이고 소통을 강화하는 회사들은 훨씬 더 리레이팅(Re-rating) 될 수 있지만, 법적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뭉개는 기업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