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미련일까 이유있는 고집일까, 올해도 ML 마운드 오르는 41세 슈어저[슬로우볼]

안형준 2026. 2.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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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슈어저가 다시 한 번 토론토 유니폼을 입는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월 26일(한국시간) 맥스 슈어저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계약은 1년 300만 달러가 보장되고 인센티브를 포함하면 최대 1,000만 달러까지 규모가 상승할 수 있다. 지난시즌 종료 후 의지를 밝힌 것처럼 현역 생활을 이어가게 된 슈어저다.

지난시즌을 토론토에서 마치고 FA가 된 슈어저는 겨우내 새 팀을 찾지 못했다. 단, 외면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이미 들어선 슈어저는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계약에 신중했다. 슈어저는 올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컨텐더 팀과 계약을 원했고 우승에 도전할 수만 있다면 시즌 개막 후 계약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우승에 도전하는 구단들 입장에서는 선뜻 슈어저의 손을 잡기 어려웠다. 1984년생, 41세 나이도 걸림돌이지만 최근 성과도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슈어저는 지난해 토론토에서 17경기 85이닝, 5승 5패, 평균자책점 5.19를 기록해 데뷔 후 처음으로 5점대 평균자책점을 썼다. 불혹을 넘긴 투수가 성적이 크게 떨어졌으니 당연히 시장의 주목도도 낮아질 수 밖에 없었다.

더 큰 문제는 건강. 슈어저는 2024-2025시즌 2년 연속 부상에 허덕였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뛴 2024시즌에는 등, 어깨, 햄스트링 등 전신에 걸쳐 부상을 겪으며 단 9경기 43.1이닝을 투구하는데 그쳤다(2-4, ERA 3.95). 그리고 지난해에도 시즌 첫 등판 후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해 거의 3개월을 결장했다. 성적 하락에 내구성 문제까지, 불안요소로 가득한 슈어저였다.

그런 슈어저에게 손을 내민 팀은 지난시즌을 함께한 토론토였다. 딜런 시즈, 케빈 가우스먼, 트레이 예세비지, 호세 베리오스, 코디 폰세까지 보유한 토론토는 당장 선발투수가 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가장 이름난 '예비 전력'을 마련하게 됐다.

냉정히 긍정적인 면보다는 불안요소가 더 크다. 40대에 접어들며 포심 평균 구속이 시속 1마일 정도 하락한 슈어저는 전성기와는 다른 모습이다. 구속이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한 때 30%를 넘어섰던 포심의 헛스윙 유도율은 지난해 18.9%까지 낮아졌다. 강력한 포심과 예리한 슬라이더의 조합이 주무기인 슈어저지만 포심 뿐만 아니라 한 때 50%가 넘었던 슬라이더의 헛스윙 유도율도 지난해에는 33.2%까지 뚝 떨어졌다. 더는 전성기와 같은 압도적인 투구를 하는 투수가 아니다.

떨어진 구위는 탈삼진의 감소로 이어지는 법. 2012년부터 2023년까지 12년 연속 9이닝 당 탈삼진 10개 이상을 유지한 슈어저지만 이제는 이닝 당 탈삼진이 채 1개도 되지 않는다. 구속과 구위가 떨어지니 공이 타자들의 배트를 피해가는 빈도도 줄었다. 커리어 내내 줄곧 S존 내 컨택 허용율 80% 미만을 유지했던 슈어저지만(ML 평균 82.5%) 지난해에는 스탯캐스트 도입 후 처음으로 S존 내 컨택 허용율이 81.4%까지 올랐다. 통산 31.6%(ML 평균 25%)인 헛스윙 유도율은 지난해 23.6%에 그쳤다.

유인구의 효율성도 떨어졌다. 슈어저의 유인구에 타자들이 배트를 낸 확률은 통산 32.4%로 리그 평균(28.4%)보다 한참 높았지만 지난해에는 27.6%로 평균 미만이었다. 유인구 컨택 허용율도 개인 통산 51%(ML 평균 58%)로 낮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62.4%에 달했다. 더는 타자들이 슈어저의 공에 당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물론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지난해 부상이 있었던 만큼 완전히 건강을 유지한다면 지난해보다 어느정도는 나아진 성적을 쓸 가능성도 있다. 또 원래 제구가 좋은 투수인 슈어저는 비록 구위는 떨어졌지만 제구력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9이닝 당 볼넷 허용은 개인 통산 기록과 같은 2.4개였다.

비록 지난해 정규시즌은 부진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더 좋은 활약을 펼쳤다. 슈어저는 지난해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14.1이닝을 투구하며 1승,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했다. 특히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시애틀 매리너스를 5.2이닝 2실점으로 제압하며 승리를 따낸 것은 여전히 자신이 가치있는 투수임을 증명한 것이었다.

지난해 아쉽게 월드시리즈 준우승에 그친 토론토는 올해 다시 정상에 도전한다. 토론토는 슈어저가 그토록 원하던 '컨텐더 팀'. 토론토 입장에서도 슈어저가 지난해 포스트시즌의 활약을 이어가준다면 충분한 도움이 된다. 계약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실패했을 때의 충격도 적다.

빅리그 통산 19번째 시즌을 치르게 된 슈어저는 올해 몇 가지 대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슈어저는 현재 통산 483경기 2,963이닝을 투구했고 221승 117패, 평균자책점 3.22, 3,489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부상이 없다면 올해 슈어저는 역대 11번째 통산 3,500탈삼진 고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통산 500경기 등판, 3,000이닝 투구도 눈앞이다.

어쩌면 이 계약이 슈어저의 현역 마지막 계약일 수 있다. 이미 41세로 불혹을 넘겼고 부상이 잦고 성적도 떨어진 만큼 올시즌에 충분한 반전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서는 완전히 외면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 슈어저 본인도 올해 성적에 따라 거취를 결정할 수도 있다. 지난달 리치 힐이 은퇴를 선언하며 현역 투수 중 슈어저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저스틴 벌랜더(DET) 한 명 밖에 없다.

통산 세 차례 사이영상을 수상했고 8차례 올스타에 선정됐으며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도 2개나 꼈다. 과연 슈어저가 올해 토론토에서 노익장을 과시하며 세 번째 반지를 끼고 활짝 웃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맥스 슈어저)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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