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6억 향방은 어디로… 천국과 지옥 모두 열려 있다, 아픈 외국인 투수들 어쩌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삼성은 자타 공인 최강의 타선을 구축하고 있다. 타자 친화적인 구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선수 구성이 거의 완료된 것에 이어, 오프시즌에는 베테랑 해결사 최형우까지 영입하며 타선 완전체 선언에 이르렀다.
결국 마운드가 우승 도전의 키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보다는 사정이 한결 나을 것으로 여겼던 것은 사실이다. 특별한 전력 누출이 없는 데다 지난해 수술을 받았던 젊은 투수들이 올해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불펜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였다. 여기에 구위파 투수들인 맷 매닝(28)과 미야지 유라(27)를 각각 정식 및 아시아쿼터 선수로 영입하며 마운드에 ‘힘’을 더했다는 평가였다.
매닝은 디트로이트 시절 특급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비교적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202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24년까지 네 시즌 동안 50경기를 모두 선발로 나갔다. 254이닝을 던지며 11승15패 평균자책점 4.43을 기록했다. 디트로이트의 기대대로 크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KBO리그에서는 ‘특급 구위’라는 데 이견은 없었다. 일각에서는 뛰어난 구위와 젊은 나이를 들어 ‘제2의 폰세’ 후보로 뽑을 정도였다.
미야지는 아시아쿼터로 온 선수 중에서는 가장 강력한 구속을 자랑하는 선수다. 일본프로야구 경력은 없지만 독립리그를 두루 거치며 실적을 냈다. 최고 구속이 시속 158㎞를 찍은 적이 있을 정도의 강견으로 커터·슬라이더·스플리터를 두루 구사한다는 평가였다. 삼성은 불펜 전력이 강한 편은 아니고, 1~2년 전까지만 해도 불펜의 구위형 투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미야지가 이를 일거에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런데 캠프에 들어서자 이 기대감이 점점 조바심으로 바뀌고 있다. 몸 상태들이 확실히 정상 궤도에 비해 다소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매닝의 몸 상태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 구단은 매닝이 팔꿈치에 통증을 느끼고 있으며, 이에 한국으로 귀국해 검진을 받을 예정이라고 26일 공지했다. 매닝은 24일 한화와 연습경기에 등판했으나 1이닝도 소화하지 못한 채 씁쓸한 결과를 남겼다. 그 뒤 찾아온 통증이라 긴장감이 배가되고 있다.
매닝은 당시 경기에서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는 동안 4사구 4개를 내주며 무려 38개의 공을 던졌다. 투구 수가 많아 1회를 마무리하지 않고 그대로 이닝을 끊었을 정도였다. 경기력의 의문은 둘째치고, 갑작스럽게 찾아온 팔꿈치 통증에 모두가 긴장하고 있다. 상태가 나쁘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다.
미야지는 아직 실전 투구에 들어가지 못했다. 한국과 일본 야구에 모두 정통한 무로이 마사야 씨의 21일 칼럼에 따르면, 미야지는 오른쪽 어깨 앞 부분에 약간의 불편함이 있다. 구단에서는 부상까지는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페이스가 더디게 올라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시 불펜 피칭을 시작하며 예열을 거치고 있으나 개막에 맞춰 100% 컨디션을 맞출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삼성은 토종 에이스인 원태인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미 이탈한 상황이다. 괌 1차 캠프부터 팔꿈치에 통증이 있었던 원태인은 몇 차례 검진 결과 결국 굴곡근에 이상이 발견됐다. 경미한 수준이지만 3주 정도는 회복에 전념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고 캠프를 떠났다. 현재는 집중 치료 중이다. 낙관적으로 3주 뒤 다시 공을 잡는다고 해도 불펜 피칭과 라이브 피칭, 그리고 실전 단계에서의 빌드업 시간까지 고려하면 개막에 맞추기가 쉽지 않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복귀 시점은 4월 중순 이후로도 밀릴 수 있다.

일단 그나마 최상의 시나리오는 열려 있다. 우선 매닝의 팔꿈치 상태가 심각하지 않은 시나리오다. 불과 몇 개월 전 메디컬테스트를 국내에서 꼼꼼하게 진행했던 매닝이다. 당시 팔꿈치에 우려할 만한 요소가 발견되지 않았기에 계약이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단순 염증이나 가벼운 부상이 통증을 야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1~2주 정도 치료 및 회복하고 다시 공을 던질 가능성은 열려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한국에 들어가 시범경기부터 다시 천천히 투구 수를 끌어올리고, 너무 늦지 않게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올 수 있다. 개막 직후가 괴롭겠지만 그나마 이 시나리오가 최상이다. 미야지는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이기 때문에 위화감만 사라진다면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다. 개막에 대기할 확률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반대로 매닝의 부상이 심각할 경우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를 써야 할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는 정식 교체까지 갈 수도 있다. 삼성이 바라지 않는 시나리오다. KBO리그에서 통할 만한 메이저리그의 투수들은 지금 당장 KBO리그보다는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이 우선이다. 6월까지도 계속 도전하는 선수들이 많다.
오프시즌에 뽑는 선수보다는 수준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 최악의 경우 한 경기도 써보지 못하고 보장해준 계약금과 연봉을 포함해 100만 달러(약 14억3000만 원)를 그대로 날릴 수도 있다. 미야지도 15만 달러 선수이기는 하지만 아시아쿼터 풀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교체는 역시 생각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합계 115만 달러 외국인 투수들의 몸 상태에 삼성의 시즌 농사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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