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60㎞마다 운전자가 개입”…韓 자율주행차, 美와 14배 격차

강주현 2026. 2. 27.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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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844㎞마다 한번꼴 운전대 잡아

자동차안전硏, 기술구조 차이 지적

무인주행 기반 안전평가 전환 필요


[대한경제=강주현 기자]한국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는 평균 60㎞마다 한 번씩 사람이 운전대를 잡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험 중인 자율주행차가 844㎞마다 한 번꼴인 것과 비교하면 약 14배 차이다.

26일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자율주행차 304대가 총 169만1646㎞를 주행하면서 운전자 제어권 전환(디스인게이지먼트)이 2만8033건 발생했다. 약 60.3㎞마다 한 번꼴이다.

반면 캘리포니아 차량국(DMV)이 지난 20일 공개한 연례 보고서를 보면, 2024년 12월∼2025년 11월 기준 안전운전자가 탑승한 자율주행 시험차는 488만3058마일(약 786만㎞)을 주행하면서 9315건의 운전자 개입이 발생했다. 약 844㎞에 한 번꼴이다. 선도 업체인 웨이모는 10만㎞당 2.6건에 불과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이러한 격차의 원인 중 하나로 기술 구조 차이를 꼽았다. 국내는 단순 함수(계산식) 기반 제어 방식으로 역주행 차량 인지조차 어려운 수준인 반면, 해외 선도 업체는 대규모 실증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 제어로직으로 회피 기동 후 주행을 이어갈 수 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에서는 전체 시험주행의 46%가 무인 주행으로 이뤄질 만큼 기술이 성숙한 단계다.

무인 주행이 보편화되면서 DMV는 10년 넘게 글로벌 표준으로 통하던 운전자 개입 지표를 폐기하고, 연내 규정을 개정해 새로운 안전 평가 체계로 전환할 예정이다. 새 지표는 ‘운전자가 몇 ㎞마다 개입했느냐’는 단일 지표에서, 시스템 고장ㆍ급제동ㆍ사고ㆍ법규위반 등 자율주행 시스템이 얼마나 안전하게 작동했느냐를 다각도로 평가한다.

이처럼 운전자 개입 지표가 무인 주행 시대를 맞아 폐기 수순을 밟으면서, 한국도 단순 주행 거리 확보를 넘어 실전적인 안전 평가 체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도 안전운행요건 특례에 따라 무인자율차 임시운행이 가능하고, 성능인증 기준에 위험최소화운행(4m/s² 이하 감속도)이나 비상운행(5m/s² 초과 급제동) 등 캘리포니아 새 지표와 유사한 개념이 이미 존재한다.

다만 이를 체계적으로 수집ㆍ보고하는 프레임은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 현재 광주 등 일부 지역에서 무인자율차 실증을 본격 추진하고 있어, 무인 주행 시대에 맞는 안전 평가 체계 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도 무인자율차 운행을 본격 추진하는 만큼, 글로벌 안전 지표 전환에 맞춰 새로운 평가 체계를 사전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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