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금 3000만원? 차라리 집값 내린다”…실거주 유예에 흔들리는 ‘갭투자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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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비로 1000만원이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3000만원을 부르더라."
서울 성북구에 아파트를 보유한 50대 다주택자 A씨는 매도 계약을 앞두고 결국 계산기를 내려놨다.
실거주 목적 매수자를 찾으려면 세입자를 내보내야 했고, 시장에선 수천만원의 '퇴거 위로금'이 관행처럼 굳어져 있었다.
매도자 입장에선 수천만원의 위로금 부담 대신 매매가 자체를 낮춰 거래 속도를 높이는 선택을 검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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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 7만건 돌파…‘세 낀 매물’ 문의 증가
오는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변수…급매물 출회 여부 촉각
“이사비로 1000만원이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3000만원을 부르더라.”

이 같은 분위기는 지표에서도 감지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번달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7만33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23일(5만6219건) 대비 1만4114건(25.1%) 늘어난 수치다. 다만 해당 통계는 플랫폼 등록 매물 기준으로, 정책 변화와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공식 통계로 확인되기까지 시차가 존재한다.

최근 정부가 실거주 의무 적용을 일정 요건 아래 완화하는 방향의 법령 개정을 입법예고하면서 현장 분위기도 달라졌다.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을 매수한 경우, 요건 충족 시 즉시 입주 의무를 완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구체 법령 및 시행 시점은 국회·정부 확정 절차에 따라 변동 가능).
그동안은 실거주 목적 매수 시 세입자 퇴거 시점과 매수자 입주 시점이 맞물리지 않으면 계약이 무산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매도자가 위로금을 제시하며 조기 퇴거를 유도했던 배경이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과거에는 세입자가 ‘안 나가면 집을 못 판다’는 점을 지렛대로 삼는 경우도 있었다”며 “최근 정부 발표 이후 매도자들이 이사비 협상을 서두르지 않고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즉시 입주’보다 ‘세 낀 매물’
수요의 흐름도 변화 조짐을 보인다. 프리미엄이 붙던 ‘즉시 입주 가능 매물’ 대신, 세입자가 있는 상태로 가격이 낮은 이른바 ‘세 낀 매물’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는 게 중개업계 설명이다.
실거주 의무 적용이 완화될 경우 매수자는 전세 계약 만료 시점에 맞춰 입주하는 전략을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파구 가락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세입자를 낀 상태로 매수하고 계약 만료 시점에 입주하는 방식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퍼졌다”며 “즉시 입주 조건만을 고집하던 분위기는 다소 완화됐다”고 전했다.

◆5월이 ‘분수령’
현행 규정상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유예는 5월 9일까지로 예정돼 있다. 연장 여부는 향후 정부 정책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유예 종료 시점 이전에 절세 목적 매도 물량이 시장에 추가로 나올 경우 단기적으로 급매물이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도자 입장에선 수천만원의 위로금 부담 대신 매매가 자체를 낮춰 거래 속도를 높이는 선택을 검토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수요자의 자금 여력이다. 매물이 늘더라도 금리와 대출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거래 회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실거주 의무 완화 기대감과 세제 변수 사이에서, 봄 이사철을 앞둔 매수자들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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