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상여 양극화가 키운 ‘소득 격차’

지난해 4분기 추석 상여금이 고소득 가구에 집중되면서 근로소득 증가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저소득 가구의 소득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둔화하며 소득분배 격차가 202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고물가 여파로 가계의 실질 소비지출은 5년 만에 처음으로 뒷걸음쳤다.
국가데이터처가 26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및 연간 지출’을 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42만2000원으로 전년보다 4.0%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3.7%) 이후 2개 분기 연속 1%대에 그쳤던 근로소득 증가율은 4분기에 3.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사업소득도 3.0% 늘었다.
소득분위별 양극화 현상은 뚜렷해졌다.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소득 증가율은 6.1%로 전 계층 중 가장 높았다. 특히 5분위 가구 근로소득은 8.7% 늘며 4분기 기준 2019년 통계 개편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추석 명절이 4분기에 있어 발생한 ‘기저효과’와 대기업에 재직하는 소득 5분위 가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소득 하위 20%(1분위)도 근로소득이 7.2% 늘어나며 전체 소득이 4.6% 증가했다. 이는 최근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일하는 노인’ 가구의 소득이 꾸준히 상승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중간 계층인 2분위(하위 21~40%)와 3분위(하위 41~60%)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들 계층의 소득 증가율은 각각 1.3%, 1.7%에 그쳤다. 특히 전년 대비 근로소득이 각각 6.7%, 3.7% 급감하며 전체 소득 증가세의 발목을 잡았다. 2·3분위 가구는 근로자 가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한 영향이 작용했다.
고소득층의 소득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5분위 가구의 평균 소득을 1분위 가구 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59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4분기(5.7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소득분배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해 월평균 소비지출은 293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그러나 물가 영향을 제거한 실질 소비지출은 0.4% 감소했다. 연간 실질 소비지출이 감소한 것은 2020년(-2.8%) 이후 5년 만이다.
품목별로 보면 대부분 품목에서 실질 소비지출이 줄었다. 특히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이 6.1% 줄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4.9%) 지출도 큰 폭으로 줄었다. 경기 부진의 여파로 오락·문화(-2.5%), 의류·신발(-2.1%), 식료품·비주류음료(-1.1%) 등의 실질 소비도 줄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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