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생각은?] 빚이 된 재난지원금, 반환 통보 소상공인 ‘이중고’
코로나 소상공 지원금 환수 통보
방역수칙 위반 등 사유 ‘수백만원’
“수년 전 준 돈, 돌려달라니 막막”
불경기로 폐업 기로, 어려움 호소
“유예·분할 상환 등 유연성 필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들을 지탱했던 재난지원금이 5년여가 지난 지금 되레 짐이 되고 있다. 경기 침체로 폐업 기로에 선 소상공인들에게 수백만원 상당의 환수 통보가 잇따르는 것인데, 부정수급 환수의 불가피성과 동시에 행정 처리 미비가 뒤늦게 수급자 부담으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수원시에서 18년째 노래방을 운영 중인 이모(60대)씨는 지난 24일 소상공인진흥공단으로부터 코로나19 시기 지급된 재난지원금 900만원을 반환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씨는 “가뜩이나 불경기로 폐업을 고민하는 상황인데 수년 전 준 돈을 갑자기 돌려달라고 하니 막막하다”며 “당시 지급할 때는 아무 문제 없다고 했는데 이제 와서 돌려달라고 하는 데다, 이미 처분까지 다 받았는데 지원금까지 반환하라고 하니 부담이 크다”고 호소했다.
공단은 행정절차법 제21조 1항에 따른 사전통지 절차로 환수 조치를 통보했으며 방역수칙 위반 적발은 환수 사유라는 입장이다. 이씨에 따르면 코로나19 당시 영업 종료 후 퇴장한 손님들이 같은 건물 계단과 화장실에 머문 것이 단속에 적발됐고 당시 과태료 150만원과 영업정지 40일 처분을 이행했다.
이씨는 현재 보증금을 모두 소진하고 임대료도 내지 못하는 처지다. 그는 “지금 형편으로는 분납도 쉽지 않다. 사실상 대출을 받아서 나랏돈을 갚아야 할 상황”이라며 난감함을 드러냈다.
이는 비단 이씨만의 사정은 아니다. 소상공인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동일한 상황을 토로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한 작성자는 “4년 전 받은 재난지원금에 대해 중복 수급을 이유로 환수 통지서를 받았는데 조회해보니 중복 수급 내역이 없었고, 알고 보니 이름과 주민번호 앞자리가 같은 동명이인의 계좌가 잘못 기재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행정 처리 오류로 엉뚱한 소상공인에게 환수 통보가 날아든 사례까지 나타나면서 개별 사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인 만큼 환수 절차와 함께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부정수급이 명백한 경우라면 환수는 불가피하지만 현재 경영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기계적인 집행은 소상공인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개별 사안은 행정심판 등 이의제기 절차를 통해 소명하되, 제도적으로는 환수 유예·분할 상환 완화 등 유연한 대응과 함께 기존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안내해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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