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청도 옛 해군기지, 조기 개방 대책 찾아야

인천 옹진군 대청도 주민들의 숙원이었던 옛 해군기지 반환이 시작되었다. 해군본부가 최근 기지발전위원회를 통해 ‘대청 예비기지 해제’를 의결함에 따라, 지난 2014년 백령도로 기지가 이전한 이후 12년 동안 닫혀 있던 문이 열리게 된 것이다. 뒤늦게나마 국방부가 유휴 부지의 민간 환원을 결정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해군은 2028년까지 해당 부지의 노후 시설물을 모두 철거하고 부지를 정리하겠다는 일정을 제시하고 있어 조기 개방을 요구하는 주민들과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대청도의 유일한 관문인 선진포항의 상황은 ‘포화’를 넘어 ‘마비’ 수준이다. 좁은 항내에 여객선과 어선, 관공선, 화물선 등 60여 척이 뒤엉키면서 접안 시설은 이미 한계치를 초과했다. 특히 서해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해 인천시가 ‘인천바다패스’를 도입한 이후 여객 수요가 급증하면서 혼잡도는 극심해졌다. 배를 댈 곳이 없어 먼바다에서 대기하거나 선박 간 충돌 위험을 무릅쓰고 이중, 삼중으로 계류하는 일이 일상이 됐다. 만약 기상 악화라도 닥치면 선진포항은 사고 위험지대가 된다. 주민들에게 해군기지 개방은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생업과 직결된 생존권의 문제인 것이다.
정부와 해군은 시설물 철거와 부대 활용 의사 확인 등 내부 절차를 이유로 2028년을 반환 시점으로 잡고 있다. 주민들이 구성한 ‘대청도 해군기지 반환 추진위원회’는 시설 전체를 철거하기 전에 노후한 부두 기능을 일부 보수해 사용할 수 있도록 ‘임시 개방’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군사적 용도가 사라진 유휴 시설을 단지 ‘철거 일정’ 때문에 3~4년 더 방치할 수는 없지 않은가.
당장 활용 가능한 선착장 부지부터 개방하고, 안전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만 선행된다면 선진포항의 숨통은 트일 수 있다. 국방부는 ‘철거 후 반환’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군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라면, 사용권을 주민들에게 먼저 돌려주는 유연함을 발휘할 수도 있다.
대청도 해군기지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내어준 공간이다. 불편을 감내해 온 주민들에게 이제는 국가가 답할 차례다. ‘절차’라는 명분으로 섬 주민들의 고통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인천시와 옹진군 또한 국방부의 입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임시 개방에 따른 안전 관리와 보수 비용 지원 등 실질적인 중재안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