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혜택 드려요"... 코스피 불장에 '빚투' 조장하는 증권사

김민순 2026. 2. 2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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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벤트로 고객 유치
신용거래 규모 1년 새 두 배 가까이 급증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 하락 시 큰 손실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계좌로 신용 거래하면 최대 200만 원 이자지원금 추첨!"

코스피가 6,000선을 돌파하는 등 연일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일부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혜택을 내세우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증시 활황에 신용대출이라는 지렛대(레버리지)를 활용해 수익을 올리는 투자 방법이긴 하지만, 증권사가 '빚투(빚 내서 투자)'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들은 신규 고객 등이 신용거래융자를 할 경우 이자율을 일정 기간 낮게 적용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신한투자증권은 4월 23일까지 신규 고객과 기존 신용서비스 미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120일간 신용이자를 연 3.9% 낮춰주고 있다. BNK투자증권도 4월 24일까지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고객이 신용융자를 최초로 약정한 경우 180일간 연 3.69%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일정 금액의 증거금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레버리지 투자 수단으로 꼽힌다. 국내 증시의 급격한 상승세에 빚을 내서라도 더 큰 수익을 노리는 투자심리가 확산되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실제 신용거래 규모는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2조1,34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2월 17조9,460억 원과 비교하면 1년 새 두 배 가까이 불었다. 특히 지난달 말 30조 원을 처음 돌파한 것을 포함해 올해 들어서만 4조 원 가까이 증가하는 등 최근 증가 속도도 빠르다.

주요 증권사들의 신용융자거래 혜택 이벤트 안내문

문제는 상승장에 대한 기대로 신용거래를 하게 될 경우 손실이 증폭될 수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가 만기까지 대출금을 갚지 못하거나 주가가 일정 수준 밑으로 하락하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증권사는 주식을 강제처분하는 '반대매매'에 돌입한다. 이런 이유로 통상 주요 증권사의 신용융자 이자율은 연 7~9% 정도로 설정돼 있다. 돈을 빌려 투자할 때 고금리라는 부담을 한 번 더 고민하라는 취지다.

그럼에도 소비자를 보호해야 할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이자율을 절반 이상 깎는 방식으로 '빚투'를 조장하면서 특히 신용거래 경험이 없거나 이해가 부족한 초보 투자자를 중심으로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동성이 큰 코스닥에 투입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0조7,349억 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커진 점도 이 같은 우려를 키운다.

업계에서는 상승장이 이어지더라도 상환 능력을 벗어난 거래는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상승장에 편승해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에 시작한 빚투가 주가 하락 시 두 배의 손실로 돌아올 수 있다"며 "단기 이벤트 금리만 보고 선뜻 접근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과도한 신용대출을 활용한 주식거래는 투자자 피해를 키울 수 있다"며 "빚투에 따른 위험성을 고려해 관련 동향을 지속 살피겠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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