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가 제일 맛없다’는 젠지세대···주류 투톱도 흔들린다

한다원 기자 2026. 2. 2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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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음주율 하락···소주 매출도 꺾여
진로·소주 나란히 리뉴얼하고 도수 낮춰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젠지세대(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Z세대)를 중심으로 술자리 풍경이 변하고 있다. '소주가 제일 맛없다'는 젠지세대의 반응에 과거 소맥(소주+맥주) 형태의 회식 풍경도 저도수·무알코올로 변하는 추세다.

주류 시장의 양대 산맥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도 실적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모두 소주 매출이 꺾였고, 전체 실적 역시 하락했다.

◇젠지세대의 소주 거부···투톱도 실적 하락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음주율이 떨어지고 있다. 젠지세대를 중심으로 소주를 선호하지 않는 현상이 일면서다.

이들은 소주·맥주 중심의 술 문화 대신 '나에게 맛있는 술'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하이볼과 와인, 위스키 등 다양한 주종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주류 시장이 세분화되고 있는 것도 한몫한다.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소주 매출 추이. / 표=김은실 디자이너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성인 음주율은 약 1% 감소했다. 특히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음주율이 크게 하락했다. 20대는 2020년 64.4%에서 2024년 63%, 같은 기간 30대는 69.2%에서 65.3%로 줄었다. 다른 연령대 음주율이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대학생 이하연씨는 "예전엔 모임에서 소맥이 필수였지만 지금은 술을 적게 마시거나 안마시는 분위기"라면서 "친구들끼리 만나도 소주를 마시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김민수씨는 "소주를 마시지 않는 이유는 맛없기 때문"이라며 "친구들끼리는 칵테일이나 와인을 마신다"고 했다.

이같은 현상에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4986억원, 영업익 172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9%, 17.3%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롯데칠성음료는 매출이 1.3% 감소한 3조9711억원, 영업익은 9.6% 줄어든 672억원을 기록했다.

아직 하이트진로의 구체적인 실적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소주 매출 비중이 60% 달하는 만큼, 소주 매출 감소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하이트진로 소주 매출은 1조1530억원이었다. 지난해 롯데칠성음료 소주 매출은 3511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주류시장 규모가 축소하면서 매출이 줄었고 매출 감소에 따라 외형이 축소되면서 영업익도 감소했다"면서 "올해는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류 출고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019년 337만6714㎘에서 2024년 315만1371㎘로 5년 사이 6.7% 감소했다. 같은 기간 희석식 소주는 91만5596㎘에서 81만5712㎘로 10.9% 급감했고, 맥주도 171만5995㎘에서 163만7210㎘로 4.6% 줄어들었다.

◇저도수가 대세···16도 알코올 도수 깨졌다

이같은 현상에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나란히 소주 도수를 낮췄다. 희석식 소주 도수는 1924년만 해도 진로가 35도를 유지했지만 1965년 30도, 1973년 25도로 점차 낮아졌다. 이후 1988년 참이슬 23도, 2006년 처음처럼 20.1도를 선보이며 20도 초반까지 떨어졌고 2024년 15.5도의 진로 골드가 나오면서 16도 벽이 깨졌다.

하이트진로는 이달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해 진로를 리뉴얼하고 도수를 기존 16도에서 15.7도로 낮췄다. 회사는 좋아하는 음식을 즐기면서 건강까지 챙기는 헬시 플레저 습관이 확산하고 선호 도수가 하향하는 흐름에 주목해 도수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도 대표 소주 새로의 도수를 기존 16도에서 15.7도로 낮췄고, 처음처럼은 16도로 조정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새로 살구, 새로 다래 등 도수 12도의 과일소주 라인업을 확대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제주소주를 인수한 오비맥주 역시 소주, 과실주 상표를 출원한 만큼

무알코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카스 제로에 이어 알코올·당류·칼로리·글루텐을 제거한 '카스 올제로'를 선보였고, 하이트진로도 '하이트제로 0.00', '하이트 논알콜릭 0.7%' 등을 선보였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외식업계 경기가 어려워지고 주류 수요 부진에 음주를 줄이는 '소버 라이프' 문화가 확산돼 주류 업계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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