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나면 교사 책임?”…위축되는 수학여행, 추억 사라지나

문정민 기자 2026. 2. 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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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이 사고 발생 시 학교 책임 부담에 위축되는 분위기다.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숙박형 대신 비숙박형으로 전환하거나 아예 가지 않는 사례도 나온다.

경남교육청이 집계한 도내 수학여행 현황을 보면, 2024학년도에는 수학여행비 지원 대상 초·중·고 938개교 모두 숙박형으로 진행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사고 이후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수학여행은 숙박형을 원칙으로 하되 비숙박형도 병행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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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963개교 중 2곳 미운영·21곳 비숙박 전환
속초 체험학습 사고 판결 이후 책임 인식 강화
학교안전법 개정에도 현장 “사고 불안 여전”
교원단체들 인력 등 도교육청 조례 개선 요구

수학여행이 사고 발생 시 학교 책임 부담에 위축되는 분위기다.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숙박형 대신 비숙박형으로 전환하거나 아예 가지 않는 사례도 나온다. "수학여행 추억도 옛말"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경남교육청이 집계한 도내 수학여행 현황을 보면, 2024학년도에는 수학여행비 지원 대상 초·중·고 938개교 모두 숙박형으로 진행했다.

2025학년도에는 수학여행비 지원 대상 963개교 가운데 961개교가 수학여행을 운영했다. 이 중 숙박형은 940개교(97.6%), 비숙박형은 21개교(2.2%)였으며, 미운영 학교도 2곳(0.2%) 있었다.

특히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하루 일정으로 다녀오거나 수학여행을 가지 않는 사례가 두드러졌다.
경남교육청 전경. /경남교육청

이 같은 분위기 변화 배경에는 법원 판결이 있다. 2022년 강원도 속초시에서 진행된 현장체험학습 중 초등학생이 교통사고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인솔 교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항소심은 금고 6개월 선고유예로 낮췄다.

형은 줄어들었지만 안전사고에 대한 주의 의무 위반은 인정됐다. 이 판결 이후 현장에서는 "사고가 나면 결국 교사 책임"이라는 인식이 더욱 굳어졌다.

교육당국도 위축 분위기를 인정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사고 이후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수학여행은 숙박형을 원칙으로 하되 비숙박형도 병행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창원지역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지난해 첫째가 6학년 때 수학여행을 다녀왔지만 올해는 아예 가지 않는 분위기"라며 "둘째가 내년에 6학년이 되는데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이들 학창 시절 추억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논란 이후 교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교안전법이 지난해 개정됐다.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 교사의 민·형사상 책임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도교육청도 현장체험학습 학생안전관리 조례를 개정하고 '기타 보조 인력' 제도를 도입해 안전 관리를 강화했다.

그러나 면책 기준이 여전히 모호하고 책임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가 지난해 12월 도내 교사 12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3.1%는 "교사에게 과도한 안전 책무가 지워진다"고 답했다. 92.8%는 "사고 발생에 대한 불안을 느낀다"고 밝혔다.

올해도 수학여행을 둘러싼 현장 분위기는 지난해 하반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희진 전교조 경남정책실장은 "교원 3단체가 공동으로 현장체험학습 조례 개정 보완안을 마련해 도의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보완안에는 △숙박형 수학여행 시 야간 관리 인원 추가 채용 근거 마련 △돌봄이 필요한 학생 지원의 공적 제도화 △교육청의 체계적 지원 강화 △보조 인력 배치 기준 조례 명문화 등이 담겼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수학여행과 현장체험학습은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활동"이라며 "안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속해서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