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판·검사 처벌 ‘법왜곡죄’, 국회 본회의 통과…곽상언 반대, 김용민·추미애 불참

허진무·심윤지 기자 2026. 2. 2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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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이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왜곡죄(형법 개정안)에 대한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판·검사와 수사관이 형사사건에 위법·부당하게 법을 적용한 경우 처벌하는 법왜곡죄(형법 개정안)가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왜곡죄를 시작으로 재판소원 도입, 대법관 증원까지 ‘사법개혁 3법’을 2월 임시국회 내 모두 처리할 계획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한 법왜곡죄를 재석 의원 170명 중 찬성 163명, 반대 3명, 기권 4명으로 가결했다. 법왜곡죄 수정안에 반발했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용민·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표결에 불참했다. 곽상언 의원은 민주당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손솔 진보당 의원과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도 반대 표결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전종덕·정혜경 진보당 의원,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기권했다.

국민의힘은 전날부터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섰지만 민주당 등은 국회법에 따라 24시간이 지나자 표결로 토론을 종료한 뒤 법안을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법안 처리 강행에 항의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법안은 형법 123조의2(법왜곡)를 신설해 판·검사와 수사관이 형사사건에 대해 법령의 적용 요건을 따르지 않아 의도적으로 재판·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1호), 증거를 인멸·은닉·위조·변조하거나 위·변조된 증거를 재판·수사에 사용한 경우(2호),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하거나 적법한 증거가 없음을 알면서도 범죄사실을 인정한 경우(3호)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법왜곡죄에 대해선 위헌 소지가 있다는 비판과 진보적 판결을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민주당은 전날 본회의 상정 직전 의원총회를 열어 법왜곡죄 대상을 형사사건으로 한정하고 문구를 손질하는 등 수정안을 마련했지만 이날까지 당내 파열음이 계속됐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에 출연해 “형사사건만 대상으로 하는 건 법왜곡죄의 제도적 취지를 완전히 퇴색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도 전날 밤 페이스북에 “판사가 있는 증거도 합리적 이유 없이 배척하는 경우 처벌할 수 없게 된다”고 적었다. 곽상언 의원은 반대 투표한 이유에 대해 페이스북에 “수사권 조정과 사법개혁, 법왜곡죄가 종합됐을 때 소수의 수사기관(경찰)이 기소권과 사법권, 헌법재판 기능의 적법성까지 최종적으로 심사하는 사법통제의 최상위 권력으로 군림하는 사태를 우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법왜곡죄 도입과 함께 1953년 제정 이후 73년간 그대로였던 간첩죄도 처음 개정됐다. 간첩죄 적용 범위를 ‘적국’에서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까지 넓혔다. 적국인 북한만 아니라면 어떤 외국 간첩이라도 기존 간첩죄로는 처벌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으로 외국 기업에 기술을 유출한 산업스파이까지 간첩죄를 적용해 사형, 무기, 7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이 이날 법왜곡죄 표결 직후 재판소원을 도입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상정하자 국민의힘은 무제한토론을 신청했다. 개정안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하는 취지거나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확정된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재판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 현행 헌재법은 헌법소원 대상에서 법원의 재판은 제외했다. 재판소원에 대해 국민의힘과 대법원은 사실상 4심제 도입이라고 반대하지만 민주당은 헌재의 찬성을 근거로 밀어붙이고 있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은 개혁안이 위헌이라 주장했지만 정작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헌재는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며 “윤어게인 국민의힘과 합세해 사법개혁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이 추천한 천영식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추천안이 재적 249명 중 찬성 116명, 반대 124명, 기권 9명으로 부결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고민수 방미통위 상임위원 추천안은 찬성 228명, 반대 17명, 기권 4명으로 가결됐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본회의 후 야당 몫 추천안 부결에 대해 “방미통위 상임위원은 방송의 공적 책임과 방송의 자유, 국민 권익을 보호하는 자리”라며 “의원들이 자율 투표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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