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운명의 날' 앞둔 홈플러스 '텅' 비어가는 매대
유동성 위기→ 상품 축소→고객 감소 악순환

"물건이 안 들어 온다. 빨리 정상화돼야 하는데, 오시는 분들도 헛걸음하시고 안타깝다" 홈플러스 월곡점 한 직원의 하소연이다.
법원의 회생연장 여부 결정일(3월 3일) 불과 5일 앞둔 26일 정오께 찾은 홈플러스 월곡점은 다소 한산했다. 손님보다 직원들의 모습이 더 많아 보일 정도였으며, 직원들만 열심히 상품 검품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빈 매대에 상품을 진열하거나, 기존 상품 바코드를 확인하며 유통기한과 수량 등을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평일 정오 시간임을 감안하더라도 손님 수가 많지 않은 모습이었다.
상품은 걱정과 달리 크게 비어있지는 않았다. 신선식품 코너는 구색이 갖춰져 있는 상태였다. 과일과 해산물 코너, 육류 코너 등은 이전과 별 다른 차이가 없어 보였다. 특히 '홈플 5일장'을 행사를 맞이해 딸기와 육류 홍보가 돋보였다.
문제는 식품기업들이 납품해 왔던 상품들이다. 매대 곳곳에는 상품명과 가격표가 달린 이름표 외에 검은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매진이라고 써 있는 이름표가 진열됐다.
CJ제일제당이 공급한 숙주와 콩나물, 풀무원의 두부 등이 매진 상태였고, 베베쿡, 남양 등이 만든 유아 식품들 아래 매진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35년간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 1위인 신라면도 소컵라면(65g)이 품절된 상태로 상품이 들어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주류도 마찬가지. 하이트진로의 참이슬클래식 6개 세트, 진로PET기획팩, 진로골드소주와 롯데칠성음료의 PET 새로시리즈·처음처럼 PET 640·369ML, 오비맥주의 카스큐팩 등이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기면도기 등 전자제품, 침구류 등과 이외에도 다수 상품이 매진 상태였다.

이는 현금 유동성이 악화된 탓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대금 지불이 이뤄지면 납품이 신청되고 지연 시에는 납품이 되지 않는 상황이 일부 매장과 일부 상품에서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금 지불 방식이 어음이 아닌 현금 지급으로 변경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유동성 위기가 상품 축소→고객 감소→현금창출력 악화→상품 축소의 악순환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긴급운용자금대출(DIP) 조달이 시급해 보인 이유다.
다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대주주 MBK는 홈플러스의 DIP 3000억원 조달 계획 중 1000억원을 부담하겠다고 밝혔지만,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메리츠금융은 파산후 담보 처분을 통하면 원금과 연체이자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입장 표명을 아끼는 모습이며, 산업은행은 주주도 아니라 끼어들 입장이 아니라며 선을 그은 상태다.
홈플러스는 산업은행의 입장 발표와 별개로 회생 절차 연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법원의 회생 절차 연장 승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따른 구조혁신 작업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며 영업이 정상화되면 2028년에는 영업이익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사측 주장이다.
홈플러스는 "인력효율화로 인한 1600억원의 인건비 절감 효과와 부실 점포 정리를 통한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며 "재무구조 개선과 운용자금 확보를 위해 슈퍼마켓 사업부문(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도 추진 중으로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다. 구조혁신안을 완료할 수 있도록 회생절차 연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승범 기자 seo6100@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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