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엡스타인 파일’ 불씨···누락된 트럼프 문건, 클린턴 부부 출석 이어져

미국 법무부가 지난달 공개한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건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한 여성의 증언이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과 관련한 수사 자료가 누락됐다고 보도했다.
이 여성은 자신이 13세였던 1980년대 엡스타인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헤드 아일랜드에 있는 어느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그곳을 방문했으나, 아이들 대신 기다리던 엡스타인이 술과 마약을 권했고 자신을 강간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가 공개한 자료에는 엡스타인이 이 여성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소개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머리를 때리고 성폭행했다는 증언이 포함됐다고 NPR은 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2019년 이 여성과 인터뷰를 진행해 4건의 요약 보고서를 작성했으나 법무부는 이 중 1건만 공개했다. 다만 NYT는 FBI가 이 여성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한 주장에 관해 어떤 것을 알아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하원 감독위원회의 민주당 간사 로버트 가르시아 의원은 “피해자가 대통령을 상대로 심각한 혐의를 제기했지만 FBI의 문서가 행방불명돼 우리가 접근할 수 없다”고 CNN에 말했다.
법무부는 해당 자료가 누락된 사유에 관해 “기밀이거나 중복된 자료만 (공개가) 보류됐다”고 답했다.

반면 엡스타인 파일에 이름이 거론된 민주당 측 인사들은 소속 기관에서 사임하는 등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각각 27일과 26일 하원 감독위원회의 엡스타인 관련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엡스타인 파일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여성과 함께 욕조에 앉아있는 사진, 엡스타인의 전 연인 길레인 맥스웰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이 포함됐다. CNN의 검토에 따르면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전용기를 최소 16번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클린턴 부부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선을 돌리려는 정치적 목적”이라며 청문회 출석을 거부해왔으나, 하원 감독위가 이들을 의회 모독 혐의로 고발하자는 내용의 결의안을 가결하면서 태도를 바꿨다. 청문회는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하버드대는 이엡스타인에게 혼외 이성 관계를 상담한 것으로 밝혀진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이 하버드대 교수직에서 은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1월 엡스타인과 주고받은 e메일이 공개되자 하버드대 강의를 중단하고 오픈AI 이사회, 미 싱크탱크 글로벌개발센터 등에 사임 의사를 전했다.
밥 케리 전 상원의원(민주)도 이날 네브래스카주의 청정 에너지 스타트업 모놀리스의 이사회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10여년 전 엡스타인과 e메일을 주고받으며 교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지난달 엡스타인 관련 문건 300만페이지를 추가 공개하며 공개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무부가 문건 중 일부만 공개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2130043001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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