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AI 기업들에 “전기료 부담하겠다” 서약 받는다

이규화 2026. 2. 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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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에 미국 빅테크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은 뒤 전기료를 부담하겠다는 서약을 받기로 했다.

서약의 핵심은 각 기업이 신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때 필요한 전력을 기존 전력망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발전 설비를 건설하거나 전력원을 임대·구매해 조달하겠다는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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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에 미국 빅테크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은 뒤 전기료를 부담하겠다는 서약을 받기로 했다.

AI 데이터센터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지난 1년간 미국 소비자 전기료가 6%나 올랐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그러잖아도 물가가 문제인데, 전기료 앙등이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도 “주요 IT기업들이 자체 전력 수요를 채워야 할 의무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그들이 자체 발전소를 짓는다면 그 누구의 전기료도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다음 달 4일 주요 빅테크 경영진을 초청해 ‘전력 비용 자부담’ 성격의 공개 서약을 받을 예정이다. 참석 대상 기업에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xAI, 오라클, OpenAI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약의 핵심은 각 기업이 신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때 필요한 전력을 기존 전력망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발전 설비를 건설하거나 전력원을 임대·구매해 조달하겠다는 약속이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공개적인 약속을 통해 기업 책임을 분명히 하고 소비자 불안을 완화하겠다는 게 행정부의 구상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국가 전력망에 연결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가동되는 서버와 냉각 설비로 막대한 전기를 소비해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린다. 지난해 12월 미국 소매 전기요금은 1킬로와트시(㎾h)당 17.24센트로, 전년 동월 대비 6% 상승했다. 전력 수요 증가와 인프라 투자 비용이 소비자 요금에 반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빅테크 기업들도 여론을 의식해 잇따라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이 가정용 요금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OpenAI 역시 운영에 따른 에너지 비용을 자체 부담하겠다고 발표했다. 앤스로픽도 유사한 입장을 내놨다. 알파벳 산하 구글은 미네소타에서 데이터센터를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배터리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공개했다.

다만 이런 약속이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이행될지, 또 특정 지역의 요금 인상분을 어느 기업이 얼마나 부담할지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백악관은 서약서의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애리조나주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마크 켈리는 “기업과의 협약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에너지 가격 급등을 막고 지역사회가 발언권을 가질 수 있다는 명확한 보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데이터센터 인근에 자체 발전소를 세우는 방식이 만능 해법은 아니라는 우려도 있다. 천연가스 터빈, 태양광, 배터리 설비 등 어떤 전력원을 택하느냐에 따라 환경 부담이나 공급망 압박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서약은 급증하는 AI 산업의 전력 수요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첫 공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물가와 직결된 전기요금 문제를 빅테크의 손을 빌려 해결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과 막대한 비용 지출을 가능한 한 줄이려는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기 때문이다.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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