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영입 효과’ 벌써 나오나…내야 안정감·경쟁력 키운다


프로야구 구단이 일반적으로 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으면 해당 선수의 활약은 물론이고 이 선수가 기존 팀원들 사이에서 ‘메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실력 있는 선수가 주전 한자리를 꿰차면서 다른 선수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그게 팀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다.
이번 겨울 두산이 모기업의 화끈한 지원 아래 유격수 박찬호를 영입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두산 출신이 아닌 선수를 구단이 FA로 영입한 건 2014시즌을 마치고 장원준과 계약한 지 11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박찬호 역시 FA 계약을 맺은 직후 인터뷰에서 “기대보다는 부담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비시즌 사비를 털어 후배들과 일본 훈련을 떠나면서도 박찬호는 “구단이 내게 투자한 금액에는 후배들을 챙기는 몫까지 포함됐다”고 했고, 훈련을 다녀와서도 “이 선수들이 더 잘해준다면 팀 성적도 분명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스프링 캠프에서부터 박찬호 효과는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컨디션을 빠르게 끌어올린 박찬호는 25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구춘 대회 세이부와의 경기에 리드오프로 출격해 3타수 1안타 1득점 2볼넷을 기록, 세 차례 출루하며 팀 공격에 활로를 뚫었다. 안타를 치고는 상대 야수의 실책까지 겹쳐 빠른 발로 3루 베이스까지 밟았다. 수비에서는 어려운 라인 드라이브 타구를 잡아내며 중계진과 현지 응원단의 감탄을 자아냈다.
박찬호는 이달 중순 1차 캠프에서 진행한 두 차례의 청백전에서도 총 6타수 3안타 1득점을 올리며 1번 타자로서 팀 공격의 활로를 뚫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팀의 기존 유격수 자원들은 여러 포지션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지만 내야 유틸리티가 가능한 박계범의 활약이 가장 눈에 띈다. 박계범은 18일 청백전에서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를 때렸다. 이 2타점짜리 적시타가 결승타가 되면서 MVP로 선정됐다. 미야자키에서도 25일 세이부전에서 6회 박찬호의 교체 선수로 유격수 자리에 투입돼 1타수 1안타 1득점을 올렸다.
유격수가 주 포지션인 이유찬도 2루수와 유격수 훈련을 두루 받고 있고 안재석은 유격수에서 3루수로 자리를 옮겨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박지훈은 연습 경기에서 3루수와 외야수로 두루 출전하며 경쟁률을 높였다.
박정원 두산 구단주는 최근 캠프 현장을 찾아 “지난해 이 자리에서 ‘4등, 5등 하려고 야구하는 거 아니다’라고 했는데 9등을 했다. 올해는 새로운 감독님과 함께 새로운 각오로 ‘미라클 두산’의 저력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선수들 개인적으로도, 팀 차원에서도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한 담금질은 다음 달 8일까지 진행되는 스프링 캠프에서 점차 뜨거워질 전망이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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