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꼼수’ 대신 ‘직원 상여’ 택한 링네트…본업 회복은 과제

조남호 기자 2026. 2. 2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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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주조합·사내복지기금 등에 190만여주 처분…“남은 자사주도 동일하게”
의결권 부활로 ‘우군’ 확보 실리도

네트워크 통합 전문기업 링네트의 자사주 활용법이 자본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자사주 의무 소각 등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을 맞아 상장사들이 자사주를 재원으로 교환사채 발행 등 ‘꼼수’ 찾기에 분주했던 가운데, 링네트는 이를 임직원 성과급과 복지에 투입하고 나섰다. 다만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달리 꺾여버린 본업의 성장세 회복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 있는 2세 경영인의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링네트는 지난해 7월부터 이달까지 약 7개월간 총 6차례에 걸쳐 190만여 주의 자사주 처분을 단행했다. 전체 발행주식의 약 8.5%에 달하는 물량으로, 처분 규모는 총 75억원에 육박한다.

링네트가 자사주 처분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 무렵이다. 당시 링네트는 발행주식 총수의 16.4%에 달하는 313만여 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회사는 이를 우리사주조합을 통한 임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하기 시작해, 이달까지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및 인센티브 지급 등으로 지속해서 처분했다. 대규모 처분 결과 16%를 웃돌던 자사주 비중은 현재 5.5% 수준까지 급감했다.

링네트가 자사주를 ‘꼼수’ 없이 임직원 사기 진작에 쏟아부을 수 있는 배경에는 재무 안정성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링네트의 유보율은 1022%를 기록하며 1000%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유동비율은 294%, 부채비율은 38%에 불과해 사실상 무차입 경영에 가까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견고한 재무지표는 과감한 주주환원과 임직원 공유 정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임직원에 대한 자사주 처분은 잠재적 우호 지분 확보라는 부수적 효과도 거둘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말 6.18% 수준이던 우리사주조합 지분은 작년 3분기 7.13%로 늘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는 ‘잠자는 주식’이지만, 임직원 개인 계좌나 조합 계좌로 넘어가는 순간 의결권이 살아난다”면서 “우리사주조합의 의결권은 조합원(임직원)의 의사에 따라 행사되지만, 실무적으로는 현 경영진과 궤를 같이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사주 잔치 이면에는 본업의 실적 둔화라는 그림자가 깔려 있다. 링네트는 25년간 이어온 성장 가도에 경고등이 켜졌다. 2022년 2040억 원을 기록했던 매출액은 2024년 1639억원으로 급감하며 2000억원 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또한 1040억원에 그쳐 연간 실적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영업이익 역시 역성장 추세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0억원으로 전년 동기(100억원) 대비 20%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악화가 두드러진다. 2023년 506억 원에 달했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4년 72억 원으로 급감하더니,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0억 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부친 이주석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로 선임된 이정민 사장의 경영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자사주를 활용해 내부 결속력은 다졌지만, 네트워크 통합(NI) 시장의 경쟁 심화 속에서 매출 2000억원 복귀와 현금흐름 개선이라는 본질적인 숙제를 풀어내야 해서다.

회사 관계자는 “교환사채 발행 등의 제안이 증권사에서 다수 있었으나 사내 유보금이 많았고, 자사주 소각의 경우 유동 주식 부족에 따른 상장 기준 위반 우려로 결국 직원 사기 제고에 자사주를 활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남아 있는 자사주 역시 지금과 비슷한 방법으로 처리할 거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적과 관련해 “업황 자체가 좋지 않아 실적이 다소 부진했으나 분기가 지날수록 개선되는 상황으로, 올해는 더 나아질 거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