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억 포기쇼' 논란…민희진, 가치 외쳤지만 정말 가치 있었나 [ST포커스]

윤혜영 기자 2026. 2. 2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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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DB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파격이란 겉포장지로 둘러싼 공허한 제안이었다. 민희진 오케이 레코즈 대표가 기자회견으로 또 한 번의 포장에 나섰으나 일방통행 행보로 아쉬움을 샀다.

25일 민희진 오케이 레코즈 대표는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언론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 대표는 지난 2024년 하이브와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뒤 네 차례에 걸쳐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민 대표는 6분 지각 후, 6분에 걸쳐 자신이 준비해온 자료를 읽은 뒤, 질의응답 없이 자리를 떠났다.

내용인 즉슨, 자신이 풋옵션 1심 승소의 대가인 256억 원을 내려놓을 테니, 대신 하이브는 현재 진행 중인 모든 민형사 소송을 즉각 멈추고 모든 분쟁을 종결해달라는 제안이었다. "이 제안에는 저 개인뿐만 아니라, 뉴진스 멤버, 외주 파트너사, 전 어도어 직원들은 물론, 이 싸움에 휘말려 상처받은 팬덤을 향한 모든 고소와 고발 종료까지 포함돼 있다"는 내용이 덧붙었다.

하지만 이번 기자회견을 두고 '비매너'였다는 지적과 함께 '256억 포기쇼'라는 비판이 나온다. "포기라기보다는 프레임"이라는 반응이다.

◆ 네 번째 반복된 '비매너' 통보

우선 이번 기자회견은 전날 오후 5시 30분 보도자료로 공지됐다. 앞선 1, 2차 기자회견 당시, '당일' 긴급 기자회견 개최를 표명했던 민희진 대표 측은 자신이 참석하지 않은 3차 기자회견과 이번 4차 기자회견은 '하루 전' 공지를 택했다.

연예계에서 하루 전 혹은 당일 기자회견 고지는 상당히 드문 일이다. 업계는 언론사에게 통상적으로 일주일 전, 적어도 2~3일 전에 자신들의 일정을 고지한다. 혹여 여러 일정이 한꺼번에 겹치는 경우, 소속사들끼리 사전에 시간을 조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민희진 대표는 벌써 네 번째 급박한 고지를 반복했다. 3차부터는 당일이 아닌 하루 앞당겨 공지했으니 고맙다고 해야 할까. 어찌됐건 '비매너'로 통하는 고지가 여러 차례 반복됐음에도 불구, 민희진 대표 사건이 워낙에 큰 이슈인 탓에 많은 취재진이 이미 예정돼 있던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이번 4차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러나 기자회견 당일마저 민희진 대표의 행보는 아쉬웠다. 1시 45분으로 예정된 기자회견 시작 시간까지 민 대표는 등장하지 않았고, 그제서야 민 대표 측 관계자는 "10분 정도 연기된다"고 털어놨다.

6분이 흐른 뒤 등장한 민 대표는 사과의 뜻 대신 옆 건물로 잘못 갔다는 해명을 내놨다. 숨 좀 돌리겠다며 물을 마시기도 했다. 그러더니 "제가 오늘 프리스타일로 할 거라고 생각하시고 오셨을 텐데 오늘 제가 드려야 되는 말씀은 굉장히 중요한 얘기여서 제가 읽으면서 설명을 드릴 거다"라며 준비된 자료를 읽고는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기자회견'이라더니 질의응답은 없었고, 민 대표가 읽은 내용은 곧바로 보도자료로 뿌려졌다.

해당 연설 동안 민 대표는 수번 '가치'를 운운했지만, 취재진 사이에서는 "이번 기자회견이 정말 가치 있었는지 의문"이라는 항의가 쏟아졌다. 사실상 자신의 뜻을 일방적으로 피력하고 싶었다면 보도자료를 보냈으면 됐을 일이고, 생중계 효과를 내며 대중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다면 유튜브 라이브 방송 등의 방안도 있었다. 건강한 K팝 산업 환경과 상생을 언급하면서도 민 대표는 언론에 대해서는 조금의 배려 없이 자신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적는 스피커로 취급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 정말 256억 원을 포기한 대인배일까

이번 제안을 두고 '256억 원을 포기한 대인배'라는 반응도 나온다. 과연 그럴까. 민 대표의 제안은 그럴 듯한 말로 포장됐지만 실상을 뜯어보면 그렇지 않다. '256억 포기쇼'라는 워딩이 나오는 이유다.

실질적으로 민 대표와 주변인은 하이브로부터 최소 466억 원 소송에 휘말려 있다. 우선 어도어는 뉴진스 전 멤버 다니엘 및 가족 1인, 민 대표를 상대로 431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여기에 빌리프랩이 민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20억 원의 손해배상, 쏘스뮤직이 민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5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이다. 어도어가 외주 파트너사인 돌고래유괴단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은 1심에서 10억 원의 판결이 났다. 돌고래유괴단은 항소한 상태다.

물론 아직 절차가 진행 중이기에 모든 소송이 확정된 금액은 아니지만 일단 단순 계산으로는 하이브가 소송 취하로 포기해야 할 금액이 210억 원이다. 물론 민 대표가 풋옵션 소송 1심에서 승소했지만 하이브 측이 항소하면서 그 역시 확정 판결은 아니다. 2심에서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256억 원은 하이브가 강제집행정지를 인용받으면서 승소 판결까지 풋옵션 대금 지급의 강제집행이 정지된다. 묶인 돈인 셈이다.

특히나 다니엘과 민 대표의 손해배상 소송의 경우, 다니엘과 민 대표가 각자 주장해야 할 포인트가 엇갈릴 수 있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다른 탓이다. 줄곧 모녀 관계를 외쳐온 만큼, 소송 진행 자체에 리스크가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변호사는 "다니엘이 '민희진으로부터 가스라이팅을 당해서 그렇게 된 거다'라고 해서 빠져나와야 한다. 앞으로 다니엘은 민희진과 전면전을 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민희진과 관계를 칼로 자르듯이 잘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회생할 수 없다. 회사와 조정으로 끝나려면 민희진을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매번 장시간 프리스타일 토킹 즐기더니 질의응답은 왜 없었나

이번 기자회견에서 가장 의문인 지점은 '질의응답'이 없었다는 점이다. 기자회견은 물론, 법정에서도 수시간의 토킹을 일삼아왔던 민 대표다. 그러던 그가 전과 달리 이번에는 앵무새처럼 적힌 내용만 읊고 퇴장했다.

이를 두고도 여러 해석이 나온다. 사실상 민 대표가 해명해야 할 사안이 산더미였다. 민 대표는 주주간계약 1심 재판 과정에서 멤버들의 계약 해지 기자회견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했으나 최근 디스패치는 "민 대표가 기자회견 스크립트를 직접 작성하고 멤버들에게 숙지시켰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보도하면서 의문을 제기했다.

이밖에도 디스패치에 따르면 일본 귀족 만남 의혹, 홍콩 컴플렉스콘 관여 의혹 등이 새로 제기됐다. 하지만 민 대표는 "다보링크 시즌2냐. 이제 그런 소설에 넘어갈 사람 아무도 없다"며 "아무 것도 아닌 일을 거창하게 부풀려 뭐가 있는 듯 꾸며내는 재주는 어디와 꼭 같은 듯"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의혹을 완전히 해소시키기에는 구체적인 반박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3차 기자회견에서 등장했던 다보링크 건도 여전히 표류 중이다. 당시 민 대표 측은 다보링크 회장과의 만남을 두고 하이브의 공작 가능성을 주장했지만 정작 하이브 측이 다보링크와의 만남을 만류한 녹취록이 공개되며 앞뒤가 맞지 않는 기자회견이 돼 버렸다.

명확히 풀리지 않은 의혹들이 대다수였고, 이에 대해 해명할 수 있는 자리도 본인 스스로 마련했다. 하지만 민 대표는 일말의 언급 없이 그대로 자리를 떠나며 여러 의혹들은 여전히 의문만 남기게 됐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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