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지난해 교육·옷·신발·술·여행비 줄이고 ‘담배’ 더 태웠다
소득 하위 20% 월평균 흑자액 –40만, 상위 20% 425만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물건 구매와 서비스 이용을 위한 지출액 중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소비지출이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이후 5년 만이다. 서민들은 누적된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교육, 주류, 문화생활, 의류와 신발 등 필수적이지 않은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6000선 돌파, 수출 역대 최대치 등 표면상 경제가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서민들의 실제 살림살이는 여유롭지 못한 것으로 해석됐다.
실질 소비지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첫 감소
26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연간 지출 포함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가구당 월평균 실질 소비지출은 252만445원으로 2024년보다 1만1065원(-0.4%) 줄었다. 실질 소비지출은 2021~24년 4년 연속 전년 대비 증가하다가 지난해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가구당 월평균 명목 소비지출은 지난해 293만9091원으로 2021년(3.9%) 이후 꾸준히 증가했지만, 물가 영향을 제거하니 실제 지출액은 오히려 0.4% 감소한 것이다. 실질 소비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건 코로나 팬데믹으로 –2.8%을 기록한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서민들은 대부분의 소비 영역에서 지갑을 닫았다. 소비자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가정용품·가사서비스 부문(-6.1%)에서 실질 소비지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교육(-4.9%), 오락·문화(-2.5%), 의류·신발(-2.1%), 식료품·비주류음료(-1.1%), 주류·담배(-1.0%) 등 순으로 나타났다. 지출이 늘어난 영역은 주거·수도·광열(0.9%), 정보·통신(1.8%) 등 네 항목이다.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가정용품·가사서비스의 경우 가전 관련 서비스(2.3%)를 제외한 대부분 영역에서 실질 소비지출이 줄었다. 가구 및 조명(-5.0%), 가사서비스(-27.9%), 가전 및 가정용기기(-4.0%), 가사소모품(-0.9%) 등이다.
교육 영역에서는 학원·보습 교육, 정규교육, 기타교육 등 모든 항목에서 실질 소비지출이 줄었다. 기타교육의 경우 낙폭은 21.6%다. 오락·문화의 경우 반려동물 및 관련용품 지출(22.3%)은 크게 증가했지만 서적(-10.3%), 게임·장난감·취미용품(-1.9%), 문화서비스(-2.4%), 단체 및 국외여행(-1.6%) 등 대부분 영역에서 실질 소비지출이 줄었다. 서민들은 또 주류(-5.3%) 대신 담배(2.8%) 지출에 실제로 돈을 더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1.7%)와 신발(-4.3%) 지출도 감소했다.

이 밖에 실제주거비(2.8%)와 연료비(3.1%)와 달리 주택 유지 및 수선(-13.4%)과 상하수도 및 폐기물 처리(-2.7%) 지출은 감소했다. 정보·통신의 경우 정보처리장치 및 기록매체(11.9%) 부분에서 실질 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소득 상·하위 가구 분배 지표 악화
지난해 4분기로 좁혀 보면 실질 소비지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0.7%), 2분기(-1.2%), 3분기(-0.7%)까지 감소하다가 10~12월 4분기에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교통·운송(10.4%), 식료품·비주류음료(5.1%), 기타상품·서비스(10.9%) 영역의 지출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세부 항목별로 보면 지난해 4분기에도 오락·문화(-0.4%), 교육(-4.0%), 신발(-6.5%), 가사서비스(-31.3%) 등 일부 영역에서 실질 지출은 감소했다.
양극화 수준을 보여주는 소득 분배 지표도 악화했다. 지난해 4분기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6.1% 늘었다. 이는 추석 명절 상여금 효과로 근로소득이 8.7% 급증하면서 영향이 끼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2·3분위 가구는 취업자 수가 감소하면서 근로소득이 오히려 줄었고, 이에 따라 소득 증가율은 각각 1.3%, 1.7%에 그쳤다.
소득 격차를 의미하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59배로 조사됐다. 전년 동기(5.28배)보다 확대된 것으로, 그만큼 소득 격차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월평균 흑자액은 –40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소비가 지출보다 많은 적자 상태라는 의미다. 반면 상위 20%(5분위) 가구의 흑자액은 425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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