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지상파 ‘광고 끼워팔기’는 합헌...광고주 재산권보다 지역 방송 보호가 우선”

김은경 기자 2026. 2. 2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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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된 광고시장 상황에 맞춰 입법 개선 필요” 단서
김형두 위헌 의견 “광고주에게 조세 부담 지우는 셈”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2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착석해 있다. /뉴시스

지상파 방송에 광고를 하려는 광고주에게 지역 민영 방송이나 중소 방송 광고까지 강제로 묶어 판매하는 이른바 ‘광고 결합판매(끼워팔기)’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영화 기획·제작사 대표 이모씨가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미디어렙법) 제20조 제1·2항이 계약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8대1 의견으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조항은 지상파 방송 광고를 대행하는 광고 판매 대행자(미디어렙)가 주요 지상파 방송의 광고를 판매할 때 지역 민방이나 중소 지상파 방송의 광고를 일정 비율 이상 결합해 팔도록 규정한다. 지역 방송의 재정 기반을 지원하고 방송의 공공성·다양성을 구현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조항이다.

청구인 이씨는 자신이 원하는 지상파 방송에 영업 실적 등을 광고하려 했으나, 광고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역·중소 방송 광고까지 함께 사야 한다는 답변을 듣고 광고 계약을 포기했다. 이후 “강제적 결합판매가 광고주의 계약 자유와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 다수의견은 지역·중소방송 재정 지원이라는 ‘공익’의 손을 들어줬다. 헌재는 “상업성이 취약한 지역·중소 방송 사업자를 재정적으로 지원해 방송의 공공성과 다양성을 구현하려는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통신발전기금 등 다른 재원만으로는 결합판매를 대체할 만큼의 충분한 지원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광고주로서는 종합편성채널이나 온라인 플랫폼 등 다른 매체를 선택할 수 있어 계약의 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헌재는 “지상파 광고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결합판매의 실효성이 과거에 비해 떨어졌다”며 “변화된 광고시장 상황에 맞춰 입법적 개선이 요구된다는 지적은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형두 재판관은 “광고주에게 사실상 조세나 특정 목적 부담금과 유사한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며 유일하게 위헌 의견을 냈다. 김 재판관은 “유튜브, OTT 등으로 광고 수요가 옮겨가는 상황에서, 결합판매는 광고주에게 특정 목적을 위해 광고전략 포기나 추가 지출을 강요하는 경제적 강제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또 “결합판매 제도는 지역 방송사들이 자체 생존하려는 노력을 소홀히 하게 만들어 장기적으로 경쟁력 제고와 자립 기반 확립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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