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란특검 35쪽 항소장 제출…“우발적 계엄 아닌 11월 9일 결심”

김민소 기자(kim.minso@mk.co.kr) 2026. 2. 2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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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우두머리 尹 무기징역 1심에 불복
30쪽 넘는 별지 첨부해 항소 취지 담아
“노상원 수첩 작성시기 관련해 모순점
실탄사용 명령 물리력 행사 취지있어”
고령의 연령 고려한 점도 불복 뜻밝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통해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지난 1월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하고 있는 모습.
내란특검이 지난 25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특검은 이날 항소장을 제출하면서 이례적으로 30쪽이 넘는 분량의 별지를 첨부했다. 이를 통해 노상원 수첩 작성과 비상 계엄 준비 시기에 대한 1심 판단에 상당한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26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내란특검은 전날 제출한 항소장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1일 우발적으로 비상계엄 선포를 결심했다고 판단한 1심에는 모순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비상계엄은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최소 1년 이상 준비된, 윤 전 대통령 등의 권력 독점·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우선 노상원 수첩 내용을 보면, 노상원은 2023년 10~11월 있었던 장군 인사를 미리 예측하고 있고 2024년 총선을 전과 후로 구분해 계엄 관련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수첩 작성 시기가 2023년 10월 군 인사 전임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특히 수첩 속 ‘강은 차후’ 문구가 강호필 전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은 2023년 10월이 아닌 이듬해 4월 대장으로 승진한다는 내용을 암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첩 작성 시기를 계엄 이후로는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수첩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대해서도 특검은 당시는 내란 모의 초기 단계였기 때문에 내용이 구체성을 갖기 어렵고, 이런 계획들이 실현될수록 초기 메모인 수첩의 활용도가 떨어지므로 내용의 충실성을 엄격히 따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수첩이 모친 주거지에 방치돼 증명력이 부족하다는 원심 판단에 대해서도 “수첩은 노상원의 실제 주거지에서 상당히 떨어진 모친 주거지 박스 안에 은밀하게 관리돼있었고 민간인인 노상원이 비상계엄 계획과 장군 인사를 임의로 기재할 이유가 없다”면서 “내란을 기획하는 것으로 보이는 문건을 형사처벌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굳이 사후에 허위로 작성할 이유는 더욱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수첩 내용을 차치하더라도 원심의 계엄 준비 시기에 대한 판단에는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1심 재판부는 윤석열이 김용현과 함께 2024년 11월 9일 국방부장관 공관에서 특수전사령관 곽종근, 수도방위사령관 이진우, 국군방첩사령관 여인형 등을 불러 만찬을 하면서 사령관들에게 ‘비상계엄’을 언급하고, 각 사령부의 예하부대 출동 준비태세를 점검하며 비상계엄을 결의하는 등 모의를 구체화한 사실을 인정했다”면서 “여인형이 같은 날 자신의 휴대전화에 ‘이재명, 조국, 한동훈, 정청래, 김민석’ 등의 체포대상자 명단을 메모한 사실, 같은 날 피고인 노상원이 정보사령관 문상호, 정보사령부 김봉규 대령을 만나 계엄선포 예정 사실을 알리면서 부정선거 수사 계획 등 임무를 부여한 사실 등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계엄 실행을 최종 결의한 마지막 모임은 2024년 11월 9일임에도,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1일로 계엄을 결심했다고 판단한 1심에는 모순이 있다는 게 특검의 입장이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점’과 ‘고령의 연령이라는 점’을 유리한 양형 요소로 본 1심 판단에도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원심은 윤석열이 물리력의 행사를 자제했다는 사정을 유리한 요소로 참작하면서 동시에, 윤석열이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라는 발언이 있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면서 “당시 계엄군에게 소지하고 있던 실탄의 사용을 허가하는 취지의 지시로 봄이 타당함에도 이를 물리력 자제, 즉 유리한 양형요소로 고려한 데는 잘못이 있다”고 했다.

또 특검은 “통상 고령의 연령을 유리한 양형요소로 반영하는 이유는 유기징역을 선고할 때 여명 년수 등을 비교해 피고인에게 실효적인 유기징역형을 산정하기 위해 유리한 양형요소로 고려되는 것”이라면서 “단순히 범행 당시 고령이었다는 사정만을 들어 무기징역형을 선고하면서 사형이나 무기징역형에서 양형요소로 고려할 이유가 없는 피고인 윤석열의 연령(고령)을 반영하는 데도 명백한 잘못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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