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의 기다림이 캠프 MVP를 만들었다… 확신을 가진 방향성, SSG 우타 거포 출현 알린다

김태우 기자 2026. 2. 2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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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윙 메커니즘과 포인트를 바꾸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 이원준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 우타 거포 유망주이자 2025년 신인드래프트 지명자인 이원준(20·SSG)은 고교 재학 당시 아마추어 최정상급의 파워를 가지고 있는 타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부진 체구, 그리고 그에 못지않은 다부진 고교 성적이 이를 충분히 증명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프로에 와서는 그 가진 힘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완성된 선수가 아닌 만큼 퓨처스리그(2군)에서 타율이 떨어지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메커니즘이 더 갖춰지고 투수와 싸우는 경험이 쌓이면 나아질 문제였다. 하지만 기본적인 타격 훈련에서도 좀처럼 타구에 힘을 싣지 못하는 게 우려를 모았다. 박정권 퓨처스팀(2군) 감독은 “좋은 힘을 가지고 있는데도 연습 타격 때도 비거리가 잘 안 나왔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박 감독은 이내 “지금은 담장을 넘기는 타구가 꽤 나온다”고 말했다.

2025년 1년 사이에 뭔가가 많이 달라졌다는 의미다. 이명기 퓨처스팀 타격코치는 “스윙의 로테이션이 너무 과한 느낌이었다. 인앤아웃 스윙은 좋은데 너무 과한 인앤아웃 스윙이었다”고 떠올린다. 영상을 분석해보니 왜 여러 코스에 대처가 되지 않는지 답은 비교적 명확하게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당장 고치지는 않았다. 선수가 스스로 느끼고 찾아올 때까지 일단 기다렸다. 그 기다림의 시간이 자그마치 6개월이었다.

이 코치는 “원준이 같은 경우는 고집이 센 선수다. 나는 이해를 한다. 고등학교 때 워낙 방망이를 잘 쳤던 선수고, 항상 그렇게 해서 잘 쳤던 선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다그치기보다는 선수가 느끼고 찾아올 때까지 인내를 하며 기다리는 스타일인 이 코치는 나름의 철저한 준비를 하며 기다렸다.

▲ 미완의 거포 유망주인 이원준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스윙을 교정한 효과가 드러나며 미야자키 캠프 MVP까지 수상했다 ⓒSSG랜더스

이원준도 나름의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입단 직후 어깨를 다쳐 마무리캠프에서 이탈했다. 어깨 탈구 증상으로 수술을 받은 뒤 몇 개월을 쉬었다. 신인 선수에게는 나름의 큰 시련이었다. 이원준은 “이런 고비를 너무 처음 겪어봐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또 처음으로 타지 생활을 하다 보니 혼자 방에 있는 시간도 많았고, 그러다 보니까 조금 더 힘든 게 많이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퓨처스리그 성적도 좋지 않았다. 그때 이명기 나경민 코치의 응원을 받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6개월을 기다려 그때부터 교정이 시작됐다.

다소 뒤에 있던 포인트를 앞으로 조금씩 당기기 시작했다. 지금껏 해왔던 것을 많이 바꾸는 과정이었던 만큼 쉽지는 않았다. 이원준은 “나는 공을 거의 끌어놓고 쳤었다. 그걸 완전히 앞으로 당기는 작업이었다. 처음에는 치는 것 같지가 않았다. 힘도 잘 전달되는 것 같지가 않았다”고 어려웠던 시기를 떠올렸다. 하지만 계속해서 노력하며 조금씩 적응했고, 지난해 11월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 당시 “치는 게 많이 좋아졌다”는 1군 코칭스태프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의 확신을 가졌다. 확신을 가진 방향성은 그 발걸음이 더 경쾌해졌다.

최근 끝난 SSG 퓨처스팀 스프링캠프에서도 타격에서는 딱 하나의 명확한 과제만 생각하고 들어왔다. 타이밍을 앞으로 당기는 것이다. 이원준은 “스프링캠프에 와서 딱 하나만 잡고 가자고 했다. 포인트를 앞으로 빼는 게 목표였는데 그게 생각보다 빨리 잡혔다”고 했다. 스윙 궤도도 수정했다. 이원준은 “너무 어퍼스윙인 경향이 있고 그래서 그것을 단순하고 심플하게 치려고 했다. 하이볼 쪽에 약점이 있어서 파울을 치고 그랬는데 레벨 스윙 비슷하게 바꿨다. 적응은 잘 되고 있는 것 같고, 그럴수록 연습을 많이 하는 게 살 길인 것 같다”고 의지를 다졌다.

▲ 이원준은 향후 외야와 1루를 겸업하며 활용성을 높여간다는 구상 속에 맹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SSG랜더스

이런 변화는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굳이 타구 속도 데이터를 보지 않아도 타구에 힘이 실리고, 비거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육안과 느낌으로 실감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런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퓨처스팀 스프링캠프 야수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이명기 코치는 “경기 때 대처하는 능력이 생각보다 괜찮다. 계속 경기에 나가면 좋은 퍼포먼스를 낼 선수”라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1루로도 훈련을 시작했다. 외야수로 주로 뛰어 1루 경험이 별로 없기는 하지만, 1루까지 보면 앞으로 활용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오른손으로 치지만 던지는 손은 왼손인 특성에서 착안했다. 왼손 1루수가 가진 이점이 또 분명히 있다. 역시 현역 시절 외야와 1루를 모두 봤던 ‘1루 명수비수 출신’ 박정권 감독이 “생각보다 수비를 잘한다.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칭찬할 정도로 1루 수비력 향상에도 탄력이 붙었다. 많은 것을 얻고 돌아가는 캠프였다.

사실 힘들기는 했다. 기본적인 훈련량이 적지 않은 데다 외야와 1루 수비를 모두 훈련해야 했다. 타격 훈련에도 계속 신경을 써야 했다. 정신이 없는 캠프였다. 그러나 이원준은 오히려 의욕을 다지고 있다. 더 쓰임새 있는 선수로 발전하고 있다는 기분이 모든 피곤함을 물리쳤다. 이원준은 “힘들어도 일단 해야 한다. (1루 수비 훈련 때문에) 일주일 정도 외야 수비를 쉬니까 몸에 감각이 떨어진 게 느껴지더라. 조금 더 하려고 하고 있다. 내 힘의 100%를 쓰기 보다는 70~80%로 해서 공을 조금 더 맞히는 데 신경을 쓰겠다”고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SSG에 필요한 유형인 선수인 만큼, 그 가는 길의 중간 평가에 큰 관심이 몰리고 있다.

▲ SSG가 향후 필요한 유형과 포지션에 딱 맞는 이원준은 퓨처스팀의 기대를 한몸에 모으고 있다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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