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고 졸업생 의·약대 진학률 16%…정부 발표보다 6배 넘게 높아

이우연 기자 2026. 2. 2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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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학교 졸업생 중 16%가 의약계열에 진학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앞서 정부는 2025학년도 대입에서 8개 영재학교 졸업생의 의약학 계열 진학률이 2.5%로, 2023년 이후 2년 연속 하락했다고 밝혔다.

2021년부터 영재학교 졸업생이 의약학 계열에 진학할 경우 교육비를 반납하도록 하는 등의 제재 방안이 마련됐지만, 대학 진학 후 의약계열로 이동하는 경로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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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수생 포함한 추적조사 결과
생성형 인공지능(AI) ‘챗지피티\'에게 “서로 등을 맞대고 서 있는 인간의 실루엣을 그려주고, 왼쪽 인물은 과학을 상징하도록, 오른쪽 인물은 의학을 상징하도록 그려줘”라는 지시어를 입력해 생성한 이미지.

영재학교 졸업생 중 16%가 의약계열에 진학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육부는 최근 의대 진학률이 2%대로 낮아졌다고 발표했으나, 대학 진학 후 진로를 변경하는 엔(n)수생을 포함하면 실제 의대 진학률은 훨씬 높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26일 발표한 ‘영재학교 졸업생의 진로 선택 양상과 의미’ 보고서를 보면, 2017년 영재학교에 입학한 학생 613명 가운데 16.2%(99명)가 의약계열에 진학했다. 가장 많이 진학한 계열은 공학계열(54.7%)이었고, 자연계열(25.1%), 인문·사회계열(4.0%)이 뒤를 이었다.

앞서 정부는 2025학년도 대입에서 8개 영재학교 졸업생의 의약학 계열 진학률이 2.5%로, 2023년 이후 2년 연속 하락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졸업 직후 진학자만을 집계한 수치로, 대학 입학 뒤 의약계열로 다시 진입한 학생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추적조사로 의약계열 진학 규모가 더 크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실제로 영재학교 졸업생의 9.5%는 대학 입학 이후 전공을 한 차례 이상 변경했다. 이 가운데 73.7%가 공학, 자연, 인문·사회계열에서 의약계열로 이동했다. 연도별로 보면, 대학에 처음 입학한 2020년에는 의약계열 진학자가 30명이었으나 점차 늘어나 2023년에는 99명이 의약계열에 재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영재학교 졸업생의 의대 진학을 막기 위한 규제의 한계도 지적했다. 2021년부터 영재학교 졸업생이 의약학 계열에 진학할 경우 교육비를 반납하도록 하는 등의 제재 방안이 마련됐지만, 대학 진학 후 의약계열로 이동하는 경로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의약계열로 진학한 영재 중에는 영재학교 시기의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 분야에 종사하는 의과학자도 있다”며 “무조건적인 규제가 아닌 충분한 진로 상담과 이공계 분야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보 제공, 이공계와 의약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진로 모델 제시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기초과학 분야 진출을 위해 자연계열 학부 재학 단계부터 실효성 있는 진로지도와 장학금 혜택, 연구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의약계열 진학이 두드러지는 현상에도 주목했다. 남학생 의약계열 진학률은 13.6%인 반면, 여학생은 29.6%로 두 배 이상 높았다. 보고서는 “영재학교 여학생들이 의약계열을 전공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흥미에 따른 선택이 아니라 불안정한 이공계 노동시장과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등 사회·문화적 제약에 따른 결과일 수 있다”며 “이공계 분야에 진입한 여성들이 경력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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